[★현장] 김원형 코치 '부상 투혼'-김태형 감독의 '예우', 되는 집안 두산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9.21 21:10 / 조회 :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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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뻐하는 두산 선수들.
절룩이며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김원형(47) 두산 투수 코치는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김태형(52) 두산 감독은 그를 대신해 직접 마운드에 오르며 예우를 보여줬다.

두산 베어스는 21일 오후 5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홈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19일 더블헤더 2연전에 이어 전날(20일) KIA를 꺾었던 두산은 4연승을 내달렸다. 83승 54패를 마크한 2위 두산은 이날 우천 취소돼 경기가 없었던 1위 SK(84승1무53패)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

이날 경기 전 김태형 감독과 취재진의 인터뷰가 진행 중이었다. 갑자기 강석천(52) 수석코치가 김 감독에게 긴급 면담을 요청했다. 김 감독은 "또 누가 다쳤나 본데…"라면서 불길한 듯 한 마디를 내뱉었다.

김 감독의 불길한 예감은 들어맞았다. 김 감독은 "선수가 아니라 코치가 다쳤다"고 말했다. 김원형 투수 코치가 경기 전 두산 선수들의 훈련을 돕다가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은 것이다. 김 감독은 "투수 교체 상황에서 내가 마운드로 올라갈 지 모르겠다"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경기 전 만난 김 코치는 절룩이며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있었다. 김 코치는 "볼을 주우러 뛰다가 왼쪽 종아리를 다쳤다"고 말했다. '병원에 왜 안 가는가'라고 묻자 "월요일에 갈 계획이다. 오늘은 벤치를 지켜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경기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두산의 뜻대로 쉽게 풀렸다. 선발 이용찬은 7이닝(103구)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8회가 고비였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은 선두타자 최정용에게 중전 안타, 박찬호에게 유격수 앞 내야 안타를 연달아 허용했다. 무사 1,2루에 몰린 이용찬.

이때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투수 교체였다. 두산 더그아웃에서 걸어 나온 이는 김원형 투수 코치가 아닌 김태형 감독이었다. 수석코치를 대신 마운드로 내보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코치가 아닌 김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오르며 두산 팬들과 심판진에 대해 예우를 표했다.

이후 두산은 8회와 9회 1점씩 내주며 2점 차까지 쫓기긴 했지만, 침착하게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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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는 김태형 감독(오른쪽).


경기 후 이용찬은 "매 경기가 중요한 상황이다. 다행히 팀의 연승을 이어가는데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다"면서 "오늘은 경기 초반 밸런스가 안 좋았지만, 3회부터 무게 중심을 뒤로 옮기면서 밸런스를 찾아 잘 던질 수 있었다. 포수 (박)세혁이와 호흡도 좋았다. 타자들도 초반 많은 점수를 뽑아줘 마운드에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계속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남은 경기 등판할 때 마다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승장' 김태형 감독은 "지난 경기에 조금 부진했지만 자신만의 밸런스를 찾으며 (이)용찬이가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야수들도 활발한 플레이로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달아나야 하는 순간 집중력 있게 추가점을 내며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직접 마운드에 오른 것에 대해 김 감독은 "내가 직접 마운드에 오르는 게 맞다고 봤다. 가끔 (이)영하나 젊은 선수들이 던질 때 내가 마운드에 직접 오를 때가 있긴 한데,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른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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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투수 교체를 위해 종아리를 다친 김원형 투수코치 대신 김태형 감독(오른쪽)이 직접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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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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