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벌새'·'아워바디'·'메기' 女風이 분다, 반갑다 [★날선무비]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9.09.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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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영화 포스터


하반기 스크린에 여풍이 불고 있다. 비슷한 내용의 상업 영화들 사이, 새롭고 신선한 영화들이 나와 반갑다.

지난달 개봉한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과 '벌새'에 이어 또 다른 신인 여성 감독들의 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먼저 '우리집'은 '우리들' 윤가은 감독이 두 번째 내놓은 영화로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직접 나선 동네 삼총사의 빛나는 용기와 찬란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우리집'은 지속적인 한국 다양성 영화의 침체기 속에서 보석 같은 작품으로 흥행 신호탄을 쐈다. '우리집'은 윤가은 감독의 전작 '우리들'의 스코어를 뛰어넘으며 한달여 만에 약 5만 관객을 모았다.

이어 신인 감독 김보라 감독의 작품 '벌새'의 흥행도 눈에 띈다. '벌새'는 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의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 성수대교가 붕괴되던 그 시절 한국의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던 소녀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벌새'는 개봉 전 국내외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먼저 인정 받았다. 제 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제 69회 베를린국제 영화제, 제 18회 트라이베카국제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에서 25관왕을 석권한 '벌새'가 가을로 넘어가는 극장가에서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했다. 이 같은 효과로 '벌새'는 벌써 8만 관객을 돌파, 1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신인 여성 감독의 영화 '아워바디'(감독 한가람)와 '메기'(감독 이옥섭)가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아워 바디'는 8년간 고시 공부만 하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방치하던 주인공 자영(최희서 분)이 우연히 달리는 여자 현주(안지혜 분)를 만나 함께 달리기 시작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최희서가 주인공 자영 역할을 맡아, 남들이 원하는 삶을 좇다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알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최희서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워바디'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워바디'는 여성 감독이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이지만 남녀를 떠나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20대, 30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전한다. 런닝을 통해서, 그리고 변화되는 몸을 통해서 자신을 알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노라면 나도 달리고 싶어진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에 올랐던 영화 '메기' 역시 눈 여겨 볼 만하다.

'메기'는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과 지구의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가장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담은 미스터리 펑키 코미디 영화. 영화의 화자는 제목 그대로 물고기 '메기'다.

그동안 다양한 단편영화로 자신의 색깔을 보여줬던 이옥섭 감독은 '메기'를 통해서 자신의 색깔을 보여줌과 동시에 독창적인 영화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독립영화계 핫스타인 이주영 구교환 등 배우들이 베테랑 배우인 문소리와 만나 색다른 케미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올해 하반기는 각각의 개성이 넘치는 매력을 가진 여성감독들의 영화가 줄줄이 개봉하며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감독에 있어서 남녀를 구분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만, 여성 감독에게 돌아가는 기회가 적고 그만큼 여성 감독의 작품이 적기에 '남성 감독'의 작품이 기준이 돼 버린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가을바람과 함께 불어온 여성 영화감독들의 바람이 천편일률적인 영화에 지친 관객의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듯하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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