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의 진심? 軍입대는 약속이 아니라 의무다[기자수첩]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9.09.18 17:37 / 조회 : 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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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가수 유승준(43, 스티브 유)이 지난 17일 방송된 SBS '본격 연예 한밤'을 통해 밝힌 병역 기피 의혹 관련 해명은 오히려 여론의 공분만 더욱 키웠다. "처음에 군대를 가겠다고 직접 말한 적도 없다"는 말에서부터 "한국이 그립기 때문에 한국행을 원한다"는 말까지 유승준이 밝힌 이 말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유승준의 병역 기피 논란은 대한민국에서는 워낙 민감한 사안인 데다 시간도 오래 지났고 유승준이 이전에도 내놓았던 해명 역시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끊임없이 계속 키워졌기에 여론의 공분은 극에 달했다. 심지어 한국에 들어올 수 없는 유승준이 있는 미국 LA로 굳이 가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본격 연예 한밤' 제작진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마저 적지 않은 분위기다. 그만큼 유승준은 2002년 병역 기피 의혹으로 입국이 거부된 이후 17년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도 대중에게 엄청난 비난의 대상이다.

의혹이 눈덩이만큼 쌓였기에 해명을 해서 의혹 해소를 하는 데도 물리적인 시간이 매우 필요하겠지만, 유승준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자세를 보였다. 그 포인트는 바로 '억울함'이었다.

이 억울함이 공분을 더더욱 키운 모양새가 된 듯하다.

대한민국 남성에게 군 입대는 의무다. 말 그대로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 대한민국 남성들이 가장 건강한 20대의 삶 중 2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함께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 법으로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이를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가 이 법을 지켜야 한다. 이를 어기면 불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법을 어긴 사람은 물론이고 이 법을 어기지 않은 척하며 교묘하게 빠져나가려는 모양새만 보여도 군 입대가 의무인 입장에서 상대적인 박탈감은 자연스럽게 생긴다.

그런데 유승준은 이번 인터뷰에서 '군대를 갈 생각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약속은 진심이었지만 그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대를 가는 것이 '국민과의 약속'에 불과했던 것이라면 유승준은 대단히 큰 착각을 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군 입대는 약속이 아니라 의무다.

유승준이 여기에 덧붙인 말은 더욱 모두를 화가 나게 했다. 유승준은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마음이 바뀔 수밖에 없었고 약속과 달리 미국 시민권 신청을 선택했던 이유에 대해선 아버지와 목사님의 설득이 컸다"라고 말했다.

군 입대를 하는 것이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쉽게 바뀔 수 있었다면 군 입대를 하면 안 되는 상황인데도 의무여서 어쩔 수 없이 입대를 한 다른 현역 장병들은 뭐가 될까. 그 개인적인 사정이라는 것이 무엇이었으며, 설사 군 입대를 할 수 없었을 그 이유가 있더라도 그걸 '개인적인 사정'이라고 말했다는 것이 기가 막힐 노릇인 것이다.

인터넷 라이브 방송 도중 욕설을 했다는 의혹이나 F-4 비자를 굳이 발급하는 이유가 영리 목적 아니냐는 의혹은 화가 날 포인트의 축에 끼지도 못한다. 그만큼 유승준이 만들고 키워놓은 의혹은 너무나도 많다는 방증이다. 더군다나 영리 활동 의혹에 대해서는 "(영리 활동을) 하지 않겠다"라고 못을 박지도 않았고 F-4 비자를 변호사가 추천해줬고 38세가 넘어서 바뀐 재외동포법을 노려 한국 입국을 시도하려는 의도가 말이 안 된다고 호소하는 것 역시 진정성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유승준의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을 가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니냐. 이유가 없다. 한국이 그립다"라는 말은 더더욱 대중 입장에서는 듣고 싶지 않은 말일 것이다.

앞서 지난 7월 11일 대법원 판결에 의해 유승준이 지난 2015년 10월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사증발급 거부 취소 소송은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돼 오는 20일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재량에 의한 판결이었기 때문에 2심에서 다시 이를 뒤집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도 솔솔 나오고 있다. 심지어 유승준의 승소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이 역시 군 입대와 병역 기피 의혹을 둘러싼, 여론의 공분을 불러오는 또 다른 포인트다.

유승준은 이 재판으로 인해 다시 긴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것 때문에 지쳤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이 논란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받았을 대중과,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을 대한민국의 모든 장병들은 유승준의 언행에 더욱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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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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