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폴란드' U-20 '준우승'이 일깨워준 과제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19.09.17 08:57 / 조회 : 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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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올해로서 137년(1882~2019)의 역사를 맞고 있는 한국축구는 1933년 9월 창립한 '조선축구협회'를 1948년 대한축구협회(KFA)로 개칭하면서 새롭게 출범하며, 같은 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했고 이후 1948년 런던 올림픽 본선에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처음 세계무대에 발을 내딛었다. 이어 1954년 한국축구는 뒤늦게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 1954년 스위스 FIFA월드컵 본선에 최초로 진출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이같이 짧은 역사 속에서도 눈부신 축구 보급과 발전을 성취한 한국 축구는 1956년 제1회 홍콩, 1960년 제 2회 한국 아시안컵에서 연속으로 우승함으로써 아시아 축구 챔피언의 기세를 드높였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야심차게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번번히 고배의 쓴잔을 마셨다. 한국축구는 1954년 스위스월드컵 이후 32년만인 1986년 멕시코 FIFA월드컵 본선 무대에 서며 FIFA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국축구의 세계무대 도전 성적은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4강 신화를 일군데 이어 2002년 한.일 FIFA월드컵 4강을 성취했고 2012년에는 U-23세 이하(U-23) 대표팀이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19년 폴란드 U-20세 이하(U-20) FIFA월드컵에서 한국 남자축구 사상 FIFA 주관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축구사에 길이 남을 새 역사를 썼다.

이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성과로서 한국축구는 준우승 성적으로 3가지 새로운 유산을 남기게 됐다.

이는

첫 째: 준우승 성적

둘 째: 세계적인 지도자 탄생

셋 째: 세계적인 선수 배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실로 한국축구의 제도와 행정 그리고 여건, 환경, 선수기량, 지도자의 지도력 등을 감안해 봤을 때 그동안의 한국축구 업적과 2019 폴란드 U-20 FIFA월드컵 준우승 성적은 놀라운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팀 성적과 지도자의 지도력은 비례한다. 그렇다면 한국축구 지도자의 지도력은 축구선진국 지도자와 비교하여 어느 정도 수준일까. 사실 이 점에 대하여 한국축구 지도자에 대한 지도력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따라서 성적에 비례하는 지도자의 높은 수준의 지도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지향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지도자 개인의 노력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한편으로 한국축구를 책임지고 있는 대한축구협회(KFA)의 지도자 육성을 위한 제도와 열린 행정 및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대한축구협회는 2013년 11월 축구선진국으로 도약을 목표로 3대 핵심가치와 이를 달성할 5대 추진목표, 10개의 정책 분야에 30대 실천과제를 제시하는 비전선포식을 거행했다.

그 중 관심을 끄는 것은 ▲경쟁력 강화로 2033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 이내 진입, 아시아권 최초 FIFA월드컵 우승 및 세계 주요대회 파이널 진출 ▲인재 육성을 위해 KFA 아카데미 설립·온라인 플랫폼 구축 ▲열린 행정 구현을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대의원 및 회장선거제도 개선 ▲축구산업 확대로 협회 예산 3000억, 축구저변 1000만 명 달성 ▲ 새로운 축구문화 조성의 5대 추진목표다.

그렇지만 5대 추진목표 중 지도자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는 빠져있다. 물론 대한축구협회가 P(프로페셔널)-라이센스 과정을 신설 지도자의 지도력 향상을 꾀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지도자를 육성하는데에는 걸림돌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지도자들이 세계축구 흐름과 선진 훈련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자료는 물론, 언어 영역인 영어와 더불어 도덕적 문제까지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교육을 병행 실시하여, 지도자가 확실한 코칭 철학을 확립하고 훈련의 통일성도 기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목표 중 선수 발굴과 육성 또한 지도자 육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국축구가 2019년 폴란드 U-20 FIFA월드컵에서 정정용(50) 감독의 세계적인 지도자를 탄생시켰다면, 준우승 팀으로서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 이강인(20.발렌시아)의 골든볼(MVP) 수상으로 U-20 레벨에서 월드 클라스 선수도 배출시켰다. 이는 한국축구 역사 137년 동안 지도자와 선수 육성을 소홀히 했다는 증거이며, 반면 지도자와 선수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단적으로 입증해 주는 예이기도 하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어린 나이에 축구선진국 유학파인 이강인은 한국축구 제도와 시스템 하에서 국내 지도자의 지도를 받고 육성된 선수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강인 역시 어린 유소년 시절 국내 지도자에 의해 발굴됐고 축구에 대한 기초적인 기술 등을 습득하여 U-20 레벨에서 월드 클라스 선수로 탄생하는데 디딤돌이 됐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2014년 부터 유소년 선수 육성을 위하여 축구선진국인 독일, 벨기에의 육성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해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출범시켜 2016년부터는 ‘프리골든에이지(Pre-Golden Age)’와 ‘포스트골든에이지(Post-Golden Age)’로 구분, 지속적인 소집에 의한 통일된 철학과 훈련법으로 국제경기 경험까지 쌓도록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2019년 폴란드 U-20 FIFA월드컵 준우승의 성과는 이와 같은 정책으로 나타난 가시적인 성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축구가 '반면교사(反面敎師: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로 삼아야할 부문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여자축구다. 한국여자축구는 2010년 트리니다드 토바고 U-17세 이하(U-17) 여자FIFA 월드컵 우승과 2010년 독일 U-19세 이하(U-19) 여자FIFA 월드컵 3위의 성적 거두며 여자축구 강국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맞았지만 지도자와 선수 육성과 관리에 무관심하며 자만심에 빠져 급기야 2019년 프랑스 FIFA 여자월드컵에서 3전 3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세계여자축구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한국축구에 요구되는 것은 지도자와 선수 육성 목표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더 큰 목표 성취를 위한 도전 의지다. 목표가 단지 말로 그치고 보여주기식 목표라면 성취는 없다. 여기에 자만은 파멸을 가져온다. 지도자가 확실한 자신의 코칭을 바탕으로 한 지도 능력을 갖추고 어린 인재들이 월드 클래스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제공할 때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분명 2019년 폴란드 U-20 FIFA월드컵 준우승은 한국축구에 부여해 주는 그 의미와 가치성은 크다. 진정 현시점에서 한국축구에게 주어진 과제는 능력을 갖춘 지도자와 선수가 화수분 처럼 탄생되고 배출 될 수 있도록 현실성 있는 제도와 열린 행정, 그리고 시스템의 정책 구현을 실행에 옮길 때다. 그 누구도 축구 발전의 원동력은 지도자와 선수 육성이라는 사실을 부인 할 수는 없다.

김병윤(전 용인시축구센터 전임지도자)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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