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6실점 붕괴' RYU 같은 린드블럼, 두산 가을야구 이대로 괜찮나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9.17 05:22 / 조회 : 3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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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초 무사 주자 1,3루 상황서 연달아 안타를 허용한 두산 선발 투수 린드블럼이 코치들과 대화를 나눈 후 모자를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 동갑내기' 두산 린드블럼(32)과 LA 다저스 류현진(32)의 페이스가 묘하게 닮았다.

두산 베어스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홈 경기에서 3-6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패한 두산은 또 80승 고지(54패)를 밟지 못한 채 3연패 늪에 빠졌다. 키움과 두산의 승차는 1.5경기가 됐다.

두산이 이기면 2위를 탈환할 수 있는 경기. 양 팀 모두 총력전이었다. 두산 선발 투수는 린드블럼, 키움 선발은 요키시였다.

두산이 팀이 3-2로 앞선 8회초. 두산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불펜이 아닌 또 선발 린드블럼이었다. 투구수는 89개로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

린드블럼은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2루타를 얻어맞은 뒤 후속 김하성에게 초구 속구를 공략당하며 1,3루 위기에 몰렸다. 속구 구속은 150km일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 그러나 김하성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하며 흔들렸고, 결국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줬다. 무사 만루의 위기.

투구수는 101개에 달했다. 다음 타자는 앞서 6회 자신을 상대로 시즌 33호 홈런을 쳤던 박병호. 하지만 두산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린드블럼을 믿었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박병호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허용했고, 승부는 3-3 원점이 됐다. 다음 타자는 샌즈. 이번에도 두산 벤치의 교체 신호는 없었다. 3볼을 내주며 흔들린 린드블럼은 4구째 커터(139km)를 뿌렸으나 결국 우중간 적시타를 허용했다. 그렇게 3-4로 역전을 허용한 뒤에야 린드블럼이 교체됐다. 이후 나온 윤명준이 폭투에 이은 적시타까지 내주며 린드블럼의 자책점은 6점으로 늘어났다. 린드블럼이 6실점을 기록한 건 올 시즌 처음이었다.

린드블럼의 최근 페이스는 마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32·LA 다저스)과 닮았다.

린드블럼은 지난달 25일 한화전까지 13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고 있었다. 당시 20승, 평균자책점 2.04, 탈삼진 161개, 승률 0.952를 각각 마크, 4관왕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3경기서 린드블럼은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87로 흔들렸다. 16일 경기 후 평균자책점 1위 자리도 양현종(KIA·ERA 2.25)에게 내주고 말았다.

류현진은 한때 사이영상 1순위로 꼽히며 세계 최정상급 기량과 페이스를 뽐냈다. 지난달 12일 애리조나전까지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로 무려 1.45였다. 하지만 8월 18일 애틀랜타전부터 지난 5일 콜로라도전까지 4경기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9.95로 무너졌다. 결국 독보적인 사이영상 후보 1순위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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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사진=뉴시스


린드블럼만 흔들리는 게 아니다. 이대로라면 포스트시즌에 가서도 두산의 마운드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두산은 이날 함덕주, 박치국, 윤명준, 권혁, 배영수, 그리고 이형범까지 접전 상황서 투입할 수 있는 충분한 불펜 자원이 있었다. 더욱이 16일 경기 후 이틀 동안 경기 일정이 없는 두산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불펜 대신 리그 최고 에이스 린드블럼을 믿고 맡겼다. 반대로 두산 불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최근 불펜진이 난조에 빠져 있는 상황서 불펜보다 린드블럼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함덕주는 15일 LG전에서 1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2자책), 권혁도 같은 날 ⅓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흔들렸다. 이형범은 지난 14일 SK전에서 ⅔이닝 4피안타 1몸에 맞는 볼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더욱이 두산은 최근 부상자 속출로 신음하고 있다. 16일에는 정수빈이 발뒤꿈치 부상, 김재호가 왼 손목 통증으로 각각 결장했다. 박건우는 허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김재환은 옆구리 부상에서 최근 회복했다. 투수 쪽에서는 장원준, 김승회, 이현승, 김강률, 곽빈 등이 부상과 수술 등으로 이미 전력에서 제외된 상황. 이제 두산에게 올 시즌 남은 경기는 11경기다. 과연 '허슬' 두산이 시즌 막판 최대의 위기를 딛고 반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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