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너의 노래를 들려줘', 이 제목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9.09.13 21:36 / 조회 :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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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이 드라마는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그래, 끊을 수 없다. 재미있는 건 당연하고 다음엔 이야기가 어떻게 풀려나갈까, 궁금해서 말이다. 이런 재미와 궁금증, 관심이 있으면 당연히 그런 거라고? 아니다, 관심 유무와도 상관없이 우연히라도 이 드라마를 접하는 순간 무조건 '채널 고정'하게 된다. 바로 연우진, 김세정 주연의 KBS 2TV 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는 시청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증 하나가 생긴다. 왜 재미와 시청률이 비례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그 해답은 바로 시청자들이 '처음' 그 한 번을 시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일단 '시청'을 하면 다음 회차가 궁금해서라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그 한 번의 시청'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를 꼽자면 가장 먼저 제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방송 프로그램의 제목은 가게로 치면 간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가겟집에 간판이 좋으면 어떤가? 손님이 많이 든다. 비슷한 종류의 상점이 숱하게 있는 가운데에서 간판의 이름이든, 글씨체든, 불빛이든, 뭐든 하나라도 눈에 확 띄어야 손님이 그곳으로 발길을 움직이지 않는가. 드라마도 마찬가지이다. 각 채널마다 비슷한 시간대에 많은 드라마들이 방영되는데, 이 때 시청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이 바로 제목이라는 것이다. 그럼 '너의 노래를 들려줘'의 제목이 어떤지 한 번 살펴보자. 어떤가? 보고 싶은가?

우선 '너의 노래를 들려줘'라는 제목의 문제점은 무슨 스토리를 말하고 있는 것인지 너무나 모호하다. 물론 제목이 모호할 수는 있다. 하지만 모호하다는 것은 곧 신비주의와 직결되어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증을 유발시킬만한 '유혹'으로서의 기능을 가져야 하는데,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궁금증으로서의 모호함이 아니라 노래를 들려달라는 스토리가 과연 재미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모호함이라는 것이다. 특히 '너의 노래를 들려줘'라는 제목을 듣는 순간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고백의 한 장면 같기도 한, 어찌 보면 뻔하고 진부한 설정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실제로 '너의 노래를 들려줘'라는 제목은 김세정(홍이 역)이 기억을 잃은 어떤 사건으로 인해 극심한 불면증을 앓고 있는데, 희한하게도 음치인 연우진(장윤 역)이 노래를 불러 줄 때에만 잠이 든다는 설정 때문에 붙여졌다. 즉 단순한 사랑의 세레나데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바로 기억을 잃게 만들었던 사건이다. 김세정은 애인이었던 피아니스트의 죽음으로 인해 그 시기의 기억을 잃게 된다. 하지만 진실은 그가 살해를 당한 것이며, 진범이 잡히지 않은 채 교통사고로 위장되었고, 김세정은 이런 상황조차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피아니스트의 친형인 연우진은 살해범을 찾기 위해 의도적으로 김세정에게 접근하고, 그녀의 기억을 하나씩 끄집어내며 사건의 진실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미스터리 로코물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자, 어떤가? '너의 노래를 들려줘'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풀어보니 흥미롭지 않은가? 실제로 드라마를 시청하다보면 매회 진범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서 연우진과 김세정의 감정이 조금씩 싹 트는 것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궁금증과 설렘을 모두 선사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단 한 번이라도 시청했다면 좋았을텐데, 초반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때문에 제목이 좀 더 미스터리하거나 신박(?)했다면 그 결과는 지금과 다르지 않았을까? 그래도 어쩌랴! 이미 종영을 향해 달려가니 말이다. 남은 기간 충실히 본방 사수를 하는 것과 더불어 혹시 뒤늦게라도 관심이 생긴다면 '다시보기'로 몰아보기를 권장하는 수밖에.

▫ '너의 노래를 들려줘' 모호한 제목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 보는 순간 놓칠 수 없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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