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5] "K리그 흥행 폭발, 반짝 아닐 것" 관계자들의 약속과 조언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9.15 13:48 / 조회 : 1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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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서 K리그 선수들이 호날두의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가 뜨겁다. 축구장마다 팬들이 넘쳐나 이미 지난 해 총관중수를 경신했다. 바야흐로 한국 축구의 르네상스가 열리는 걸까. 스타뉴스는 창간 15주년 기획으로 K리그 흥행 성공의 현황과 비결,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 등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축구팀

① '전 구단 관중↑' 확 달라진 K리그, 이유 있는 흥행 대박
② 대구 '317%'-성남 '276%', 관중 급증 그들만의 비결은
③ "K리그 흥행 폭발, 반짝 아닐 것" 관계자들의 약속과 조언

K리그의 봄은 계속될 것인가. 또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한국 축구의 뿌리인 K리그의 지속적인 발전 방안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 직원, 해설위원, 원로 등 관계자들의 약속과 조언을 들었다.

◇ 가장 중요한 건 '경기력', 그리고 공격 축구

올 시즌 K리그는 유난히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경기가 많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순위 싸움도 치열하다. 전북의 독주 체제가 무너졌다. 2위 울산이 그 틈을 파고들었다. 지난해 11위로 겨우 강등을 면했던 서울도 3위에 오르며 명예 회복을 위해 계속 전진 중이다. 강등을 피하기 위한 하위권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내년 시즌에도 올해와 같은 재미와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김재성(36) 축구 해설위원은 "대구FC는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확실한 팀 스타일이 있다. 또 강원FC은 홈구장의 접근성이 떨어지나 대역전승을 이뤄내는 등 좋은 경기를 했다(6월23일 포항전 0-4→5-4 승). 한 번 오신 팬들이 그런 기대를 갖고, 다시 오도록 만드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더욱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축구의 꽃은 '골'이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골이 줄었다. 지난 시즌 K리그1 총 228경기서는 경기당 평균 2.72골이 나왔다. 올 시즌에는 13일까지 171경기를 치른 가운데 총 417골, 경기당 2.44골이 터졌다.

김진형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팬들이 보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 팬들을 위한,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 요즘은 재미가 없으면 보러 가지 않는 시대다. 당장 승점 1점만을 위해 잠그는 축구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서로 한 치 양보 없이 치고받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올해 많이 좋아지긴 했으나 더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공격 축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당시 골키퍼 코치이자 축구계 원로인 김현태(59)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은 "올 시즌 '5분 더 캠페인'을 실시했는데 반응이 좋아 내년에도 계속 시행하는 걸 검토 중이다. 선수들도 심판 판정에 빨리 승복하고, 시간 지연 행위를 잘 안 하려고 한다. 이런 점들도 팬들이 좋아하시는 부분인 것 같다"면서 "K리그가 다시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요일별로 경기가 분산 개최되면서 평일에도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와 주시고 있다. 현장에서도 계속 공격적인 축구를 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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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대구은행파크의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제2, 제3'의 대팍 기대하는 축구계

스타뉴스 취재 결과, 광주를 비롯해 부산, 강원, 부천 등에서 새 축구전용경기장 건설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K리그의 히트 상품은 대구FC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는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해 홈 관중이 무려 300% 이상 증가했다. 새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대팍)는 접근성과 경기장 시설이 모두 대구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햇빛과 비를 피하고 응원의 집중도를 높여주는 지붕 설치는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다.

그런데 다른 신축 구장들의 경우, 지붕이 없는 경기장을 구상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축구계 인사는 "지붕이 없거나 편의 시설이 부족하면 팬들의 외면을 받는 등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관중들, 즉 소비자를 위한 경기장을 지어야 한다"면서 "대구가 좋은 사례다. 대팍이 지역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구도심 재생 사업과 연결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긍정적 기능이 많다. 그래서 어설프게 짓는 것보다는 관중 편의를 우선적으로 생각해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K리그 구단 관계자는 "대팍은 1만2000여석 규모의 작고 아담한 경기장이다. 꼭 대형 경기장이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어떻게 하면 관중들이 좋아할까' 라는 학습 효과를 쌓았다. 이제 다른 구단과 지자체도 좀더 노력을 하지 않겠나. 다른 지역에서도 신축 구장을 건설해 대구처럼 축구 붐이 일면 리그 전체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대구가 엄청 큰 역할을 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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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공인구 아디다스사의 커넥스트 19.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연맹, 구단 재정 건전화 위한 제도 검토

그동안 지나치게 K리그가 성적지상주의에 매몰된 측면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구단들의 비즈니스, 경영적인 부분이 강화될 전망이다. 각 구단이 적자를 줄이고 흑자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연맹이 직접 제도를 도입해 돕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미 유럽축구연맹과 일본 등에서는 '재정적 페어 플레이(Financial Fair Play·FFP)'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각 클럽들의 자생적이고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다. 구단의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쓰는 지출이 각종 구단 수입을 초과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의 마구잡이식 경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연맹은 각 구단이 건전한 재정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발전한다면 자연스럽게 K리그 전체가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제도가 도입될 경우, 사실상 기존의 구단 운영 패러다임이 바뀔 수도 있다. 김진형 연맹 홍보팀장은 "구단들의 건전한 재정 및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강화할 수 있는 '경영 효율화 방안'을 제도화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부실한 신생 구단은 연맹에서 앞으로 받아주지 않을 전망이다. 이 역시 팬들과 리그를 지키기 위해서다. 연맹은 "앞으로 신생 구단은 연맹이 제시하는 표준 조직도에 준하는 사무국 체제를 갖춰 들어와야 한다. 선수단에는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서 정작 사무국 인원은 10명도 채 안 되는 구단이 있었고, 또 앞으로도 있을 수 있다"면서 "사무국에 투자를 안 하는 구단이 잘 하길 바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이런 일을 방지하는 틀을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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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중계 카메라(오른쪽)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의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팬들을 위한 잔디-중계-마케팅

FC서울은 올 시즌 관중 동원 1위(경기당 평균 1만8316명)를 달리고 있다. 서울 관계자는 "마케팅 측면에서 우리 구단이 어느 구단보다 최선을 다하고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SNS를 통한 차별화된 홍보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한다. 또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면서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내년에도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현영민(40) 해설위원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즐길거리가 많아지고 있다. 팬 서비스 부분도 좋아졌다. 경기 전이나 경기 후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행사와 캠페인 등을 연맹과 구단이 함께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축구 팬들의 수준도 높아지면서 중계방송 기술에 대한 갈증도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 축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카메라 수 및 중계 카메라 각도, 각종 그래픽 등에 대해 K리그 팬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관계자는 "야구 정도의 중계 수준만 받쳐준다면 K리그는 더 잘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희망했다.

좋은 잔디 상태도 리그의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다. 김재성 위원은 "축구를 어떻게 잘 포장해 팬들에게 보여주느냐도 중요하다"면서 "올해 현장을 다녀보니 여름 이후 잔디가 많이 상해 있었다. '해외 축구 중계를 접하는 팬들이 좋은 잔디만 보다가 K리그의 좋지 않은 잔디를 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선수들도 좋은 잔디에서 뛰면 패스 등의 실수가 적어진다. 그게 곧 경기력으로 연결된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도 연맹을 비롯해 모두 같이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스타뉴스 취재에 응한 축구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올해 K리그 흥행이 일시적인 현상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런 호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도 대단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사실 축구 종사자들이 엄청나게 정신무장을 해왔다. '늘 K리그는 안돼. 축구는 안돼.' 이런 말들만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앞으로 선순환이 이뤄진다면 계속해서 K리그는 더욱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희망 섞인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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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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