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5] "관중석 자전거 타던 시절만큼 위기, 변해야 산다" 류대환 사무총장 인터뷰

야구회관(도곡동)=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9.12 10:57 / 조회 :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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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대환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 /사진=KBO 제공

KBO리그 구장이 썰렁하다. 팬들의 발길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일시적인 문제라고 보기엔 어려워 야구계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스타뉴스는 창간 15주년 기획으로 KBO리그 관중 감소의 현황과 원인, 대책 등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야구팀

① '최종 예상 732만' 등돌린 팬심, 야구인들이 밝힌 원인과 대책은
② "3가지가 없다" 팬들이 직접 답했다, 야구장 덜 가는 이유
③ 목동보다 썰렁한 고척돔, 식당가엔 3년 전 포스터가 아직도...
④ "관중석 자전거 타던 시절만큼 위기, 변해야 산다" 류대환 사무총장 인터뷰

한국 최고 인기스포츠로 꼽히는 KBO리그가 위기에 처했다.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엄습한 위기를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관중이 크게 줄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시즌 연속 800만 관중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4년 전(736만명) 수준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시청률 역시 감소하고 있다. 심각한 문제다.

이에 KBO 창설 후 처음으로 구단 사장들이 지난 달 1박 2일 동안 워크숍을 열고 머리를 맞댔다. 위기의 원인을 파악했고, 계획을 세웠다. 핵심은 '변화'다. 구매자인 '팬'들에게 KBO리그라는 '상품'을 더 좋게 만들어 보여줘야 한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먼저 심판 개혁의 칼을 뽑아 승강제가 도입됐다. 끝이 아니다.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폭넓은 개혁안이 나왔다. 실행만 남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류대환(55) KBO 사무총장을 만났다. 류 총장은 1990년 KBO에 입사해 30년간 홍보, 인사, 총무, 기획,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쳤다. KBOP 대표이사도 겸임 중이다. KBO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사다.

류 총장은 "지금 KBO리그는 과거 관중 감소를 겪은 2000년대 초반 이상의 위기라고 본다.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위기는 예전부터 오고 있었다. 변해야 산다. 모든 것을 걸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류 총장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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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3일 이범호의 은퇴 경기가 열린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올 시즌 KIA의 두 번째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이후 매진이 없다.

-올 시즌 800만 관중이 어려울 전망이다. 2년 전과 비교해 100만 명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지.

▶올 시즌 급격하게 대두되고 있으나, 사실 지난 수년간 평균 관중이 조금씩 줄고 있었다. 시청률도 등락은 있었지만, 감소세였다. 뉴미디어로 많이 갔다고는 해도 줄어들기는 했다.

여러 이슈가 있겠지만, 결국 전력 불균형이다. 가장 큰 부분이라 생각한다. 5강-5약 구도가 시즌 초반부터 고착되면서 경기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둘째로 경기력 부분이다. 올해 류현진(LA 다저스)이 잘 하면서, 팬들의 눈높이는 메이저리그를 향하고 있다. 그러면서 KBO리그를 보면 아무래도 격차가 있다. 예전 박찬호가 다저스에서 뛰던 시절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최근 사장단 워크숍을 통해 강도 높은 개혁안을 내놨다. 하지만 확정된 것이 많지 않다.

▶외국인 선수, 마케팅 등 모든 것을 총망라했다. 한 번에 되지는 않는다. 그 자리는 (정운찬) 총재님과 구단 대표들 모두 전체적으로 KBO리그에 위기가 왔다는 것을 공감해서 열렸다. 여러 안을 쭉 나열했다.

우선 순위와 중요도를 정해 KBO가 순차적으로 실행위원회,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고 필요하면 공청회도 열 계획이다. 과정에 있다. 지금은 급한 것,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협의할 부분도 있다. 대표적으로 프리에이전트(FA) 제도다. 이야기 중이다. 어느 정도 선수협도 공감을 했다. 선수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그래야 팬들도 반응할 것이다.

물론 공감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KBO가 향후 잘 준비해 빨리 결정하는 것이 숙제이고, 의무다. 부서별로 로드맵을 정하고, 그에 맞춰 진행 중이다.

-구단별 전력 불균형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격차 해소를 위해 KBO에서 어떤 쪽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우선 FA 이적과 트레이드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나아가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하는 것도 결국 전력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다. 사실 지금 아마추어 선수들이 거의 서울, 수도권으로 유학을 와 있는 상태 아닌가.

경기력 향상을 위한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코치 아카데미 이야기가 워크숍에서 나왔다. 아마추어 육성이 필요하다. KBO가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추어 지원 야구센터, 코치 교육 등이 목적이다.

아마추어 선수들을 육성할 지도자 교육, 선수들의 기량 향상 및 부상 방지를 위한 시스템 도입, 도핑과 승부조작 등에 대한 교육도 진행한다. 큰 틀을 만들어 놓고 투자에 나설 것이다. 그동안 고교 야구단 창단을 지원해 53개에서 80개까지 늘어났다. 이제 질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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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 올스타전 슈퍼레이스에서 우승한 키움 이정후와 샌즈(맨 오른쪽)가 함께 달린 팬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페어플레이, 공정한 리그에 대한 팬들의 목소리도 크다. 이에 대한 방안은.

▶인지하고 있다. 고교 드래프트 대상자에 대한 도핑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약물의 경우, 교육을 강화하겠지만 징계도 강화하겠다. '도핑 하면 야구 선수 생활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겠다.

비디오 판독도 강화할 것이며, 심판부도 개혁이 진행 중이다. 심판 승강제를 도입했다. 심판들도 실수를 하면 페널티를 받는다. 경각심을 주는 부분이다.

나아가 로봇 심판을 내년부터 테스트하려고 한다. 프로그램화하는 것이 먼저다. 메이저리그가 하는 것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KBO식으로 가능하다면 먼저 도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시작될 것이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다.

-팬 서비스도 중요하다. 올해 올스타전의 경우 호평을 받았는데, 시즌 내내 좋은 평가가 나오도록 KBO 차원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나.

▶그 또한 KBO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올스타전에서 평가가 좋았던 것은, 무엇보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것이 보기가 좋았다. 거기에 팬들이 감동한 것이다. 당시 구단들과 협의를 했다. 감독님들도 제안을 해주셨고, 선수들도 공감을 했다. 구단, 선수, 선수협, KBO 모두가 공감하면서 나온 콘텐츠다.

이후 '좀 더 이런 모습을 보여주자', '다양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가자'며 마음을 모았다. 소비자인 팬들이 좋아하는 것을 확인했다. 정규리그에서도 계속 이런 모습을 이어간다면 팬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지자체와 협력도 필요한 것 같은데.

▶야구장 환경 개선은 사업계획에 들어있는 부분이다. 그라운드 키핑 인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자 한다. 메이저리그 키퍼를 초빙해 교육을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환경이 열악한 구단들도 있지만, 그 여건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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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5일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서울 예선라운드 기자회견에 참석한 류대환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 리카르도 프라카리 WBSC 회장, 정운찬 KBO 총재, 김경문 국가대표팀 감독. 이승엽 프리미어12 서울예선 홍보대사(왼쪽부터). /사진=뉴스1

-국제대회는 KBO리그 흥행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마침 올해 프리미어12, 내년 도쿄 올림픽이 있다. 어떻게 지원할 계획인지.

▶KBO가 할 일은 선수들이 편하게 연습할 수 있도록 하고 합숙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하며,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코칭스태프도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맞출 것이다.

동기부여도 중요하다. FA 일수 30일 부여도 그런 측면에서 나왔다. 핵심은 선수들의 경기력이다. 최대한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게 준비도 하고 있다.

-결국 KBO만 잘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선수들과 구단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부라기보다, 나는 KBO에서 긴 시간 일해왔다. (관중이 적었던) 2000년대 초반 야구장 관중석에서 팬이 자전거 타던 시기만큼이나 위기라고 생각한다.

그 때는 콘텐츠 경쟁이 심하지 않았다. 지금은 무한 경쟁에 놓여 있다. 야구가 아니어도 할 것이 많은 세상이다. KBO도 구단도 선수들도 정말 위기의식을 가지고, 경각심을 가지고 극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쉽지 않다.

결국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 팬들에게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케팅을 해야 한다. 기존의 것에서 탈피해야 한다. 변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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