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언니네 쌀롱' 스타일링이냐 토크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9.09.0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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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 프로그램은 편성에 따라 레귤러(regular)와 파일럿(pilot) 프로그램으로 분류된다. 레귤러는 일정한 시간대에 정기적으로 전파를 타는 정규 방송이고 파일럿은 특집이나 특별하게 편성되어 한두 번 정도 방송되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과거엔 파일럿 프로그램이 지금처럼 활발하게 제작되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대부분의 방송 프로그램이 레귤러로 편성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지상파 3사 외에 다채널, 다매체 시대가 도래하며 방송사간 경쟁이 과열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편성을 효과적이고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또 시청자들의 반응을 미리 살펴보기 위해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각 방송사마다 파일럿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더 주목하게 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MBC 예능프로그램 '언니네 쌀롱'이다. '언니네 쌀롱'은 총 2회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메이크오버 토크쇼'라는 부제를 내세우고 있다. 메이크오버 토크쇼? 좀 어렵다. 풀어서 설명하면 어떤 스타가 출연해서 스타일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스타일 변신을 의뢰하면서 토크를 한다는 것이다. MC 한예슬을 필두로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헤어디자이너 차홍, 메이크업 유투버 이사배, 그리고 조세호, 홍현희가 함께 한다.


첫 회 게스트로 손연재가 등장했다. 손연재의 스타일 의뢰는 딱 한 가지였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체조와 함께 했기 때문에 다양한 의상을 입어보기 보단 주로 청바지를 입어서 새로운 의상 스타일을 입고 싶다는 점, 늘 포니테일 스타일로 묶는 헤어스타일과 옅은 메이크업을 하고 다니기 때문에 좀 더 성숙한 변신이다. 그리고 한혜연과 차홍, 이사배는 역시 최고의 전문가였다. 어색하고 대대적으로 손(?)을 대지 않고도 적절한 포인트를 살려주는 것만으로도 손연재의 스타일 변화가 이루어졌다. 자, 여기까지 '메이크오버 토크쇼'에서 메이크오버는 어느 정도 만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의문점이 하나 생긴다. 토크쇼는 '어땠던가?' 하는 점이다. 마치 '달걀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처럼 '스타일이 먼저인가', '토크가 먼저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 프로그램이 수학공식처럼 딱 떨어질 순 없겠지만 그래도 중요하게 초점을 맞춰야 콘셉트가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언니네 쌀롱’은 메이크오버는 확실하게 보이지만 토크 부분이 확연하게 보이진 않아서 아쉬웠다.

토크쇼를 부각시켰으면 하는 이유는 출연자 때문이다. 그동안 메이크업이나 스타일링을 해주는 프로그램은 주로 일반인 출연이어서 '스타일링'에 초점을 맞추고 180도 변신하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언니네 쌀롱'은 유명인이 등장하지 않는가. 손연재의 경우 평소 스타일은 청바지에, 질끈 동여맨 머리로 수수하게 다닐지 모르지만, 시청자들이 아는 그녀의 모습은 각종 광고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의 화려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스타일링만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2% 부족할 수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손연재에 대한 진솔한 토크가 좀 더 이루어졌어야 하지 않았을까.


물론 아직 첫 회다. 그리고 파일럿의 나머지 한 편이 남아있다. 그 때에는 스타일과 더불어 토크의 비중을 좀 더 키워보면 어떨까. 파일럿 프로그램의 목표는 곧 레귤러 프로그램이니 만큼 첫 회와 좀 더 다른 색깔로 시도해 본다면 양쪽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으니까.

▫ '언니네 쌀롱',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장단점을 확실하게 짚어본다면 어떨까. 그래서, 제 별점은요~ ★★★☆(3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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