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하고 착실하게 자기 몫을... 삼성 박계범의 1군 '생존기' [★인터뷰]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9.06 05:14 / 조회 :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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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박계범. /사진=김동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젊은 피' 박계범(23)이 비교적 성공적인 1군 생활을 하고 있다. 빼어난 퓨처스 기록을 바탕으로 1군에 올라왔고,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 만루포까지 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정작 박계범은 담담하다. 묵묵하게 자기 역할을 하고자 한다.

순천효천고 출신 박계범은 지난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삼성에 지명됐다. 적잖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프로는 만만치 않았다. 2015년과 2016년 교체로 8경기 출전이 전부. 타수도 없고, 안타도 없다. 딱 1득점이 전부.

이후 군에 입대했고, 상무에서 복무했다. 착실하게 군 생활을 마쳤고, 삼성에 복귀했다. 그리고 2019년 퓨처스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4월 16일까지 타율 0.404를 폭발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4월 18일 1군에 올라왔고, 4월 9경기에서 타율 0.370을 쳤다. 5월들어 타율 0,231로 주춤했고, 허박지 통증으로 1군에서 빠지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8월 8일 다시 1군에 돌아왔다.

복귀해서도 페이스가 괜찮다. 맹타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허리 부상으로 빠졌던 이학주를 대신해 유격수를 봤고, 김상수가 쉬어야 할 때는 2루수로 나섰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강점이 있기에 가능했다.

기록도 준수하다. 42경기에서 타율 0.279, 2홈런 20타점 22득점, 출루율 0.381, 장타율 0.410, OPS 0.791을 만드는 중이다. 득점권 타율도 0.313으로 좋다. 수비 역시 단단하다.

지난 4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대형 사고를 쳤다. 무려 만루 홈런을 작렬시켰다. 데뷔 첫 만루포. 삼성도 웃었다.

5일 고척에서 박계범을 만났다. 박계범은 4일 만루포 상황에 대해 "속구를 받아쳤다. 맞는 순간 넘어간 줄 알았다. 확실히 타점이 많다 보니 기분이 좋더라. 다른 홈런보다 기분이 4배 더 좋았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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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사직 롯데전에서 만루포를 폭발시킨 박계범.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기본적으로 2군 생활을 길게 했기에 1군의 소중함을 안다. 박계범은 "군대 가기 전에는 1군에 오면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걱정도 있지만, 걱정보다는 '부딪히고 보자'는 생각이 더 든다. 그것이 크게 바뀐 부분이다. 확실히 마음가짐이 다르다"라고 우선 짚었다.

지난 5월 부상으로 말소되던 당시 심정을 물었다. 박계범은 "정말 내려가기 싫더라"며 운을 뗀 후 "그 생각 말고는, 그때 당시에는 다른 것이 없었다. '언제 낫고, 언제 다시 올라오나'하는 생각만 했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아픈 시간이 가장 빨리 지나갔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1군이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지 묻자 "평균 구속 자체가 빠르다. 퓨처스 있을 때와 비교하면 타이밍을 앞에서 잡아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니 변화구 대처가 힘들다. 변화구의 각도 퓨처스보다 좋다. 힘들더라"라고 털어놨다.

반대로 잘되고 있는 것을 물었다. 그러자 대뜸 "무언가 특별히 좋다고 말할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처음 올라왔을 때는 자신이 있었다. 감이 좋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은 별 느낌이 없다. 그냥 매 경기 나가면서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다"고 담담히 설명했다.

이학주가 입단했고, 이성규가 전역하면서 내야 자원이 풍부해진 상황. 박계범도 '경쟁자'로 나선다. 조금씩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 스스로는 "나는 아직 배워야 한다"고 했다.

박계범은 "(김)상수 형, (이)원석이 형, (이)학주 형 모두 수비에서 워낙 감각이 좋다. 진짜 보고 배우는 것이 많다. 연습하면서, 경기하면서 보고 배우려고 한다. 좋은 점 하나씩 가져오려고 한다. 편한 포지션도 없고, 반대로 어려운 포지션도 없다.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계범은 아직 오롯이 주전이라 할 수는 없다. 시즌 말미 김한수 감독이 신인과 신진급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고, 박계범도 계속 출전중이다. 그래도 조금씩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있고, 잠재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박계범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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