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의 손떨린 17번홀 ‘1500만 달러 퍼트’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9.08.26 08:36 / 조회 : 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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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26일(한국시간) 투어 팸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필자는 평소 골프 내기를 크게 하지 않는다. 캐디피와 밥값 부담 정도? 최후 승자가 돼도 소소한 금액을 얻은 수준으로 금액을 정해, 즐겁고 명랑한 라운드를 유도한다. 동반자 중 그 날 컨디션이 안 좋은데 스코어가 나쁜 데다 돈 잃고 기분까지 크게 상하는 일은 없게 한다.

27년의 구력 중 단 두 번 제법 큰 내기를 한 적이 있다. 한 번은 이른바 ‘조폭 스킨스’를 하는데 마지막 홀에서 ‘전액’이 걸린 승부가 있었다. 당시 파 퍼트를 하면서 엄청 긴장한 게 생각난다.

두 번째는, 내기 좋아하는 고교 동기생들과 15년 전 우연히 어울리게 됐다. 개별 핸디캡 산정 없이 1타당 일정액을 정하고, 배판과 마지막 3홀에선 각각 금액을 2, 3배로 올리는 것으로 규칙을 정하는 게 아닌가.

다시 말해 16, 17, 18번홀에선 티샷 OB를 내면 정해진 금액에 2타(OB)와 3인을 곱해 무려 6배를 내야 하는 끔찍한 사고를 저지르게 된다. 온 신경을 집중해 마지막 3홀에서 선전을 펼쳤던 게 또렷이 기억난다.

제이슨 코크락(미국)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끝난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마지막 홀 버디로 가까스로 30인이 출전하는 최종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30위에게는 최소 39만 5000달러(약 4억78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나 탈락한 31위에게는 20만 달러(약 2억4200만원)가 지급돼 코크락의 18번홀 버디 퍼트는 2억3600만원짜리나 마찬가지였다.

상금 차이뿐 아니라 최종전에 나가게 되면 내년 열리는 디 오픈, US오픈 등 굵직한 대회의 출전자격이 주어지니 코크락이 최후의 퍼트 때 얼마나 긴장했는가는 미루어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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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코크락. /AFPBBNews=뉴스1
전세계 골프팬들이 침을 꼴깍거리며 중계화면을 지켜본 스릴 넘친 승부는 26일 페덱스컵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미국 애틀랜타 이스트 레이크GC) 마지막 날 17번 홀에서 나왔다.

세계랭킹 1위인 브룩스 켑카(미국)에게 1타 뒤진 14언더파로 출발한 로리 매킬로이(30·북아일랜드)는 7번홀(파4) 버디로 16언더파를 기록, 더블보기로 망가진 켑카를 제치고 단독선두로 뛰쳐 나갔다. 하지만 젠더 셔플리(미국)가 줄곧 2타 차 추격을 해 결코 안심할 수 없었다.

매킬로이는 17번 홀에서 2.5m짜리 퍼트를 남겼다. 까다로운 내리막 브레이크여서 만약 버디 퍼트를 놓치거나, 최악의 경우 보기를 저지르면 셔플리에게 1타 차로 쫓기는 다급한 상황. 하지만 매킬로이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었다(최종 18언더파).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어 통산 두 번째 투어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린 매킬로이는 상금 1500만 달러(181억 6500만원)를 거머쥐어 시즌 상금 2000만 달러(총 2278만 달러·약 276억원)를 거뜬히 돌파했다. 이날 17번 홀 퍼트는 1500만 달러짜리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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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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