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고척 KIA전을 마치고 만난 송성문. /사진=이원희 기자 |
키움 히어로즈의 송성문(23)이 활짝 웃었다. 지난 22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 키움은 9회초까지 0-5로 뒤져 있었다. 하지만 2사 후 제리 샌즈(32)와 박동원(29)의 연속 적시타로 2-5로 추격한 뒤 1, 2루 상황에서 송성문이 장영석(29)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송성문이 KIA 불펜 문경찬(27)의 6구째(시속 131km·슬라이더)를 공략해 극적인 동점 스리런포를 쏘아 올렸다.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는 것을 보자 송성문은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키움 더그아웃도 뜨거워졌다. 덕분에 키움은 패배 위기에서 벗어나 5-5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뒤 송성문은 스타뉴스와 만나 "사실 홈런이 되고 나서 나도 깜짝 놀랐다. 불리한 볼 카운트(2-2)에 몰린 탓에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정확히 맞추는 데 집중했는데 운이 좋았다. 이기지 못해 아쉽지만 팀이 패배를 면하는 역할을 맡은 것 같아 다행이다"고 허허 웃었다.
대타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송성문은 "처음에는 준비했는데 코치진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안 나가나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대타로 나가라고 하셨다. 더 긴장해서 올라간 것 같다"고 떠올렸다.
키움 송성문이 22일 고척 KIA전에서 9회말 동점 스리런포를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OSEN |
송성문은 힘든 8월을 보내고 있었다. KIA전을 치르기 전까지 이 달 15경기에서 타율 0.182에 그쳤다. 하지만 극적인 스리런포 한 방에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내게 됐다. 송성문은 "7월에 타격감이 좋았다가 내려가는 타이밍인 것 같다. 홈런을 쳤다고 무조건 타격감이 살아난다고 할 수 없겠지만, 오랜만에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