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수 89개' KIA는 왜 양현종을 9회에 안 올렸을까 [★현장]

고척=이원희 기자 / 입력 : 2019.08.23 05:08 / 조회 : 2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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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양현종이 22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 4회말 1사 1,3루에서 키움 박병호를 병살타로 처리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OSEN
"이미 결정된 사항이었다."


KIA 타이거즈의 박흥식(57) 감독대행이 팀 에이스 양현종(31)을 9회말에 투입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KIA는 지난 22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서 5-5로 비겼다. 이날 결과로 KIA는 4연패를 끊어내지 못했다. 더욱 아쉬웠던 점은 9회초까지 5-0으로 앞섰다는 것이다. 양현종이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5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양현종이 8회말 키움 타선을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오자 KIA의 원정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양현종! 양현종!"이라고 에이스의 이름을 외치며 승리를 예감했다. 양현종도 허리를 90도로 숙여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9회말에도 양현종이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투구수가 89개밖에 되지 않아 완봉을 노려볼 만했다.


하지만 KIA는 양현종 대신 불펜 하준영(20)을 마운드에 올려 보냈다. 이는 나쁜 결과를 낳았다. 하준영은 연거푸 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키움의 3루 주자 서건창(30)이 런다운에 걸려 한숨 돌린 KIA는 투수를 박준표(27)로 교체했다. 그러나 박준표가 2사 후 제리 샌즈(32)와 박동원(29)에게 적시타를 맞아 연속 실점하자 이번엔 문경찬(27)을 내보냈다.

KIA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장영석(29) 대신 타석에 들어선 키움의 대타 송성문(23)이 문경찬의 6구째(시속 131km·슬라이더)를 공략해 극적인 동점 우월 스리런포를 퍼올렸다. 스코어 5-5.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고, 양 팀은 12회까지 득점을 내지 못해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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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박흥식 감독 대행이 22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OSEN
경기 후 박흥식 대행은 스타뉴스와 만나 양현종 교체에 대해 "이미 결정된 사항이었다. 서재응(42) 투수코치와 얘기를 나눈 뒤 9회말에 오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양현종도 8회말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KIA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지 않았나. 애초 9회말에 올라가지 않을 계획이었다. 결과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13승 8패,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 중이다. 최근 5경기에서는 3승 평균자책점 0.24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날 팀 4연패를 끊어내야 하는 중요한 책임을 맡았다. 임무 완수 직전까지 갔으나 팀 불펜진이 흔들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양현종은 키움전을 마치고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구단 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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