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 "눈이 아픈 묵직한 역할보다 편한 것 하고파"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08.24 10:00 / 조회 : 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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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현주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스릴러 장르 등에서 계속 째려봐야 하니까 눈이 힘들더라. 대본만 보면 욱하고 올라올 때도 있다. 앞으로는 편한 역할로 다가가고 싶다"

배우 손현주(53)가 '광대들: 풍문조작단'(감독 김주호)으로 첫 영화 사극에 도전했다. 그는 트라우마로 인해 사극을 피해 다녔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손현주 분)에 발탁되어 세조(박희순 분)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뒤바꾸는 이야기를 그린 팩션 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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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현주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손현주는 극중 풍문조작단의 기획자 한명회를 맡았다. 한명회는 왕위의 정당성을 역사에 남기고 하늘의 뜻이 임금에게 있다는 것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조선 팔도의 풍문을 조작하는 광대패를 섭외하고 거대한 판을 기획하는 인물이다.

-완성된 '광대들: 풍문조작단'을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처음 봤나.

▶기술 시사회 때 한 번, 언론배급시사회 때 한 번, VIP 시사회 때 한 번. 이렇게 총 세 번 봤다. 한 번은 전체적으로 보고, 한 번은 제 위주로 보고, 한 번은 배우들의 면면을 봤다. 세 번 봤지만 느낌이 다 달랐다. 사극이라고 생각하면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하지만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쉽게 풀어놨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세조나 한명회의 이야기들을 대충은 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봤을 때 한명회가 광대들을 캐스팅해서 세조의 미담을 만들어 내더라. 김주호 감독이 어떻게 만들어낼지 제일 궁금했다. 또 지금까지 (작품에서) 한명회가 광대들을 캐스팅해 미담을 만들었던 건 아마 없었을 것이다. 이걸 표현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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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현주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사실 영화로는 첫 사극이다. 그동안 사극을 안했던 이유가 있나.

▶영화로서 사극은 처음이다. 사실 '광대들: 풍문조작단' 전에 짧게 사극을 한 적이 있다.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도망을 많이 다녔다. 친한 PD가 같이 하자고 말해도 도망 다녔다.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말에 밟혀 발톱이 빠진 적이 있었다. 또 이름 대신 '야', '너', '야 쟤 빼'라고 불리는 아픔도 있었다. 마음이 아팠었다. 솔직히 그 다음부터 사극을 애써 피해다녔다. 그런데 '광대들: 풍문조작단' 이후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제 모습에 반해 신을 다시 찍기도 했다.(웃음)

-'광대들: 풍문조작단'에는 5인방의 광대들, 조정 대신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현장에서 분위기는 어땠나.

▶현장에서 장난을 많이 치고 싶었다. 그런데 한명회가 장난을 치면 이상할 것 같았다. (웃음) 광대들 5인방(조진웅, 고창석, 김슬기, 윤박, 김민석)들이 나쁜 놈들이다. 자기들 멋대로 애드리브를 하기도 했다. (웃음) 저는 중심을 잡아야 하기에 애드리브를 안한 편이었다.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워낙 친한 동료, 후배이기에 가끔 우리끼리 '네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뾰족귀가 인상적이다. 원래 시나리오에서부터 뾰족귀로 되어 있었는지.

▶ 시나리오에서는 뾰족귀로 되어 있지 않았다. KBS 대하사극을 했던 분장팀과 여러 차례 만나 이렇게 저렇게 맞추다 보니 지금의 뾰족귀가 만들어졌다. 하루 종일 귀 분장만 한 적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 보다 분장하는 시간이 제일 오래 걸렸다. 수염도 지금까지 수염을 붙였던 인물들보다 길다. 분장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일주일 정도 뾰족귀 분장을 그대로 한 적이 있다. 뾰족귀를 안 떨어지게 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었다. 얼마나 싫었으면 안 뗐겠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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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현주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뾰족귀 분장을 하고 처음 거울을 봤을 때 본인의 모습은 어땠는가.

▶깜짝 놀랄 정도로 귀여웠다. 지금까지의 한명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뾰족귀는 김주호 감독과 협의 하에 진행됐다. 사실 한명회를 떠올리면 이덕화 선배님을 뺄 수 없다. 최근에는 영화 '관상'(감독 한재림)에서 김의성이 한명회 역할을 했었다. 한명회는 실존인물이지만 1400년대 인물이기에 우리가 볼 수 없었다. 그래서 팩션이고, (연기하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저 말고도 다른 한명회의 모습이 나올 것이다.

-드라마 '추적자', '쓰리데이즈', '시그널' 등에서 무게감 있는 역할을 했었다. 지금 '저스티스'에서도 그러고 있는데, 무게감 있는 캐릭터는 어떤가.

▶무게감 있는 역할은 나중에 하려고 한다. 어떨 때 대본만 보면 욱하고 올라올 때가 있다. 다른 것 보다 사람들을 계속 째려 봐야하니까 눈이 힘들더라. 제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특별 출연을 한다. 박서준의 아버지 역할로 분해 생활 연기를 하니까 눈이 시원했다. '추적자' 이전에는 편하고 정감 있는 마을 아저씨였다면, 이후에는 같은 작가, 감독들과 해서 그런지 그쪽으로 가더라. 앞으로는 편한 걸 하려고 한다. (웃음)

-관객에게 '광대들: 풍문조작단'이라는 영화를 소개한다면.

▶우리 영화는 사극이지만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꾸몄다. 과거의 인물을 따라가기 보다 광대들을 따라 현상을 쫓아가다 보면 유쾌하고 즐겁고, 신바람이 나고 신명나는 영화 한 편이다. 무겁고 어두운 영화가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 관람해도 되는 그런 영화다. 둘째딸은 이미 봤다. 첫째딸은 대학을 간지 얼마 안되서 바쁜 것 같다. 제게 꼭 보겠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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