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키운 '부상'... LG 정우영, 아플 때 참으면 안 됩니다 [★인터뷰]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8.21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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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만난 LG 트윈스 고졸 루키 정우영. /사진=김동영 기자



LG 트윈스 '고졸 루키' 정우영(20)이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한창 잘 나가다가 어깨에 탈이 나면서 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참고 던진 것이 문제가 됐다. 큰 교훈을 얻었다는 정우영이다. 동시에 신인왕에 대한 욕심도 내려놨다고 밝혔다.

올 시즌 LG에 입단한 정우영은 7월 18일까지 42경기에서 52이닝을 소화하며 4승 4패 1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 중이었다. 신인들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수치였다. 고졸 신인으로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이던 삼성 원태인과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다.


거칠 것 없이 내달리던 정우영이지만, 어깨 부상에 덜미를 잡혔다. 7월 26일 1군에서 빠졌다. 데뷔 첫 말소였다. 아무리 잘 던져도 부상에는 장사가 없었다.

이후 치료와 재활, 퓨처스 등판의 과정을 차례로 밟았고, 20일 KIA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곧바로 마운드도 밟았다. 팀이 15-3으로 크게 앞선 9회초 등판했고, 1이닝 노히트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만들어냈다. 최고 148km의 투심을 꽂았다.

◇잘 나가다 부상... 참고 던진 것이 '화'


부상 자체는 안타까운 일이나, 정우영 스스로 키운 감이 있었다. 정우영은 "사실 올스타전 전부터 아팠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1군에서 빠질까 봐 말을 안 했다. (임)찬규 형이 '참고 하다가 심해지면, 열흘이면 될 것이 한 달 걸린다'고 했다. 내려가기 싫어서 참고 던졌다. 그때 말했다면 열흘 만에 올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쉬움이 묻어났다.

구체적으로는 "올스타전 당시 공을 던지는데 느낌이 오더라.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아팠다. 수요일(24일)에 피칭 훈련이 있었는데, 그때도 말을 안 하고 던졌다. 계속 아프다 보니, 내 표정이 좋지 않았다. 트레이닝 코치님께서 내 표정을 보고 부르셨다. 그때야 아프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말소 당시에 대해서는 "내려가면서도 '왜 아프지?', '왜 내려가지?' 싶었다. 결국 내가 관리를 못 해서 아팠다. 나에게 화가 나더라. 일주일 정도 지나서 몸이 좋아졌고, 모든 욕심을 비웠고, 마음도 비웠다. 좋은 타이밍에서 잘 쉰 것 같다. 큰 교훈을 얻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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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고졸 루키 정우영.



이어 "내려갈 당시에는 신인왕과 대표팀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복귀 시간을 줄여달라'고 했다. 하지만 트레이닝 코치님께서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셨다.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나도 할 수 없었다. 이제는 신인왕이고, 대표팀이고 모두 마음을 비웠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우영은 "아프면 아프다고 빨리 말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난 아직 어리다. 신인 아닌가. 주변에서도 미래를 생각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이제는 나도 같은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25일 만에 돌아온 1군... 신인왕 욕심 없다

재활 과정은 어땠는지 묻자 "내려가서 걱정이 많았다. 캐치볼을 할 때부터 혹시라도 어깨가 다시 아플까 걱정했다. 통증이 재발하면 그만큼 재활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한다. 다행히 하나도 아프지 않았고, 빨리 빨리 진행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긴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빨리 온 것 같다. 순조로웠다. 다만, 퓨처스 경기가 계속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실전 투입이 늦은 것은 아쉬웠다"라고 더했다.

다시 돌아온 1군. 해보고 싶은 것을 물었다. 그러자 정우영은 "송은범 선배님도 오시고 해서 이제는 부상 전에 있을 때보다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멀티 이닝도 안 먹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잘 될 때는 신나서 던졌는데, 맞으니까 힘들더라"라고 우선 짚었다.

이어 "홀드보다는 평균자책점을 더 신경 쓰고 싶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마찬가지다. 평균자책점을 내리면 다른 쪽도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 평균자책점은 2점대로 만들고 싶다. 퓨처스에서 던질 때도 계속 데이터를 확인했다. 구속은 올라왔고, 무브먼트도 안 좋았다가 올라왔다. 좋지 않을 때는 공이 높게 들어갔는데, 지금은 낮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상대가 나를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을 매번 한다. 투심을 노리는 것이 보인다. 역으로 생각하다가 맞았다. 거꾸로 삼진을 노리다가 결과가 좋지 못했다. 시즌 초에는 단순하게 갔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던질 것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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