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얼마나 잘 했는가, 마지막 집중력 발휘할 때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애틀랜타전 4실점 패전... 올 시즌 3패 모두 원정 경기

신화섭 기자 / 입력 : 2019.08.19 05:03 / 조회 : 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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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한국시간) 애틀랜타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투수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잘 던질 때도 있고 못 던질 때도 있다. 그러나 올해 너무나 뛰어난 피칭을 해왔기에 못내 아쉬움이 남는지도 모르겠다.

류현진(32·LA 다저스)은 18일(한국시간) 애틀랜타와 원정 경기에서 5⅔이닝 6피안타(2홈런) 1볼넷 5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6월29일 원정 콜로라도전(4이닝 7실점)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내줬다.

먼저 첫 실점한 3회 상황을 보자. 선두 아데이니 에체베리아에게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스트라이크존에 꽉 찬 낮은 커터를 던졌는데 볼이 선언됐다. 삼진으로 아웃이 될 수도 있었으나 볼카운트 3-2로 타석이 이어졌다.

그러나 구심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애매한 상황이 한두 번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순간적으로 ‘앗, 이걸 왜 스트라이크를 안 주나’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투수나 포수나 잊어버리고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그 이후다. 두 차례 커트가 이어진 뒤 스트라이크를 의식했는지 8구째 너무 치기 좋은 공을 줬다. 타율이 2할대 초반으로 안 좋은 선수인데 2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로널드 야쿠냐 주니어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 3루에서 오지 올비스가 오른쪽 타석에 들어서자 다저스 내야수들은 왼쪽으로 수비 위치를 옮겼다. 그러나 극단적인 시프트는 상대 타자에게 볼 배합을 알려주는 결과를 낳는다. 몸쪽 공이 들어올 것을 올비스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결국 올비스는 3구째 몸쪽 공을 가볍게 잡아당겨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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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한국시간) 애틀랜타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2-2로 맞선 6회 연속 타자 홈런을 맞은 상황도 아쉽다. 1사 후 조시 도널드슨에게 가운데 높은 시속 92마일(약 148km)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솔로 아치를 허용했다. 곧이은 애덤 듀발의 홈런도 마찬가지였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딱 치기 좋은, 한가운데 91마일(약 146km) 패스트볼이었다.

평소 류현진의 91, 92마일짜리 공을 상대 타자들이 못 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류현진의 주무기인 커터나 체인지업을 신경 쓰다 포심 패스트볼이 들어오면 상대적으로 더 빨라 보일 수밖에 없다. 또 무엇보다 완벽한 컨트롤로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니 꼼짝 없이 당하곤 했다.

그러나 이날처럼 제구가 되지 않으면 여지없이 장타를 내주게 된다. 구위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결과가 아닌가 싶다.

유독 원정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 올 시즌 류현진의 3패는 모두 원정에서 나왔다. 홈에서는 11경기 9승무패 평균자책점 0.81인데, 원정에선 12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2.55이다.

이런 징크스를 만들면 안 된다. 더욱이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 경기도 홈과 원정에서 모두 치러야 하지 않은가.

결국 스스로 이겨내고 지워내야 한다. 올 시즌 너무나도 잘 던져 왔기에, 남은 기간 좀더 집중력을 발휘하고 파이팅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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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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