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가은 감독 "'우리집' 통해 위로와 용기 얻었으면"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08.18 11:15 / 조회 :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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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우리들'로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쓴 윤가은 감독(37)이 3년 만에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영화 '우리집'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숙제 같은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직접 나선 동네 삼총사의 빛나는 용기와 찬란한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윤가은 감독은 '우리들'로 다수의 영화제를 휩쓸었다. 이에 차기작에 부담감이 있었지만,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어 '우리집'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첫 영화를 만들어야 돼'하는 마음으로 '우리들'을 만들었어요.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더니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이걸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러다 빨리 '우리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우리들'과는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었죠. 아이들이 그만 싸우는 영화, 으쌰으쌰해서 앞으로 나가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죠. 가족 이야기 역시 제가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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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윤가은 감독은 '우리들'에 이어 '우리집'에서도 아역 배우들과 함께 했다. 그는 왜 전작에 이어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냈을까. 윤가은 감독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어렸을 적 위로받지 못한 감정을 위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는 유년 시절을 보내고 있는 당사자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있어요. 위로 받지 못한 외로움이 없어지지는 않아요. 마음 속에 숨겨두고 그냥 넘어가버리죠. 누구나 마음 속에는 어렸을 때 말하지 못했던 감정이 있어요.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그때 느꼈던 감정을 이해 받고 싶고, 위로 받고 싶어해요. 이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가은 감독은 예상치 못한 '우리들' 호평에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전작에 이어 또 다시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고민을 혼자 끙끙 앓지 않고 주변에 조언을 많이 구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자리에 참석할 기회가 많았기에 만날 때마다 여러 감독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고. 자신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다 똑같았다고 했다.

"좋아하는 감독님들, 평소에 조금씩 친분을 쌓게 된 선배들에게 두 번째 작품을 어떻게 해야하냐고 많이 물어봤어요. 그런데 질문의 답이 똑같아서 놀라웠어요. 제가 생각했던 답과 달리 '빨리 찍어'라고 하시더라고요. 다른 이야기도 하지 않으셨어요. 그게 제게 새롭게 다가왔어요. 또 다른 분들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다음 거 빨리 찍어'라고 하시기도 했어요. 그게 제게 빨리 다음 작품을 찍어야겠다는 계시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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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윤가은 감독은 '우리집' 촬영 당시 아역 배우들에게 대본을 공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물론 대본은 있지만, 아역 배우들에게는 주지 않고 성인 스태프들에게만 공유했다. 윤가은 감독은 왜 대본을 주지 않았을까.

"끊임없이 작업을 하는 동안 대본은 있어요. 단지 어린 친구들에게 주지 않아요. 성인 배우들은 시나리오를 해석학 본인이 쌓아온 경험으로 이해하고 소화하는 능력이 있어요. 그런데 어린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텍스트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틀에 갇히기 쉽고, 어른인 제 입장에서 쓴 것이기 때문에 종속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촬영할 때 어떠한 상황이라고만 이야기를 해줘요. 덕분에 훨씬 더 재밌어지고 살아있을 때도 있죠."

윤가은 감독은 '우리집' 촬영 당시 수칙을 만들었다. 어린이 배우들과 함께하는 성인분들께 드리는 당부의 말이다. 이후 윤가은 감독이 만든 수칙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왜 수칙을 만들었을까.

"'우리들'을 촬영할 때 친구들이 많이 생각 났어요. 현장에 갔을 때 조심해야할 부분이 많기에 저희도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또 현장 상황에 따라 새롭게 문제들이 발생할텐데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스태프들도 같이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 현장은 아이들이 중심이기에 상의를 했죠. 그런데 상의했던 말이 어느 순간 잊어버릴 때도 있었어요. 물론 제가 제일 많이 잊어버렸어요. (웃음) 어딘가에 써놔야 잊어버리지도 않고, 찾아보고 서로 이야기 해줄 것 같아서 수칙을 만들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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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윤가은 감독은 영상 색감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따뜻하게 그려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그러면서 아이들의 자라나는 이야기이고, 정서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따뜻한 색감이길 바랐다고 했다.

"가족 문제라는 게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할 때 본인이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무게감이 깊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아프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기에 색감에 신경을 썼어요. 아이들끼리 보지 않는 곳에서 투닥 투닥 자라나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졌으면 했어요. 밖에서 뛰어 놀 때는 바깥의 공기가, 안에서 놀 때는 밖에 있던 에너지를 고스란히 버무릴 수 있는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정서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따뜻한 색감을 원했어요."

윤가은 감독은 '우리집'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감상은 오롯이 관객의 몫이지만, 극중 하나와 같이 자신에 대해서 칭찬하는 영화였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어른들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하나와 같이 붙잡고 노력해요. '우리집'은 그런 자신에 대해 칭찬해주는 영화였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물론 극중 하나를 고군분투하고, 바보 같다는 생각하는 것보다 애쓴다라든지 노력한다 등 응원하는 마음이 되는 것이 좋아요. 이런 마음은 작지만 자신한테 갖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에 대한 응원으로 극중 하나의 모든 여정을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어요. 하나를 통해 또 다른 도약을 맞이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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