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간은 이틀' 메츠는 과연 신더가드를 내놓을까 [댄 김의 MLB 산책]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입력 : 2019.07.30 13:57
  • 글자크기조절
image
노아 신더가드. /AFPBBNews=뉴스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데드라인(미 동부시간 31일 오후 4시, 한국시간 8월1일 오전 5시)이 파이널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많은 팀들은 트레이드 시장에서 셀러로 나설지, 바이어가 될지 결단을 내릴 순간이 다가왔다.

올 시즌에 대한 희망을 접어야 할 하위권 팀이라면 팀내 고연봉 베테랑 선수를 내주고 유망주들을 받아와 미래를 대비하는 트레이드를 구상할 것이다. 반면 포스트시즌 레이스에 올라 있는 팀들은 유망주들을 미끼로 즉시전력감 선수들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하는 방안을 생각한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트레이드 시장에서 셀러와 바이어의 구분은 상당히 명확한 편이다.


그렇다면 올해 뉴욕 메츠는 바이어일까 셀러일까. 현재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에서 선두 애틀랜타에 11.5경기 차 뒤진 4위 메츠(50승55패)는 NL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도 2위에 6게임 뒤진 8위에 처져 있다. 아직 시즌이 57경기나 남아 있으니 100% 단정할 순 없지만 현실적으로 메츠가 올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상식적으로 볼 때 메츠는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셀러로 나서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메츠는 그런 상식을 파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29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을 영입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팀의 최고 투수 유망주 중 하나인 앤서니 케이와 시미언 우즈 리처드슨을 내주고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에서 여러 ‘바이어’ 팀들이 눈독을 들이던 스트로먼을 데려오는 이변을 일으켰다.

뉴욕 롱아일랜드 출신인 스트로먼은 만 28세로 올해 처음 올스타로 선정됐는데 시즌 6승11패라는 성적은 그리 좋지 않지만 평균자책점 2.96은 아메리칸리그(AL) 5위에 해당되는 빼어난 것이다. 그렇기에 여러 ‘우승 경쟁’ 팀들이 그의 영입에 눈독을 들였는데 아무리 뜯어봐도 우승 경쟁을 하고 있다고 보기 힘든 메츠가 그를 덥석 데려간 것이다.


image
마커스 스트로먼(가운데). /AFPBBNews=뉴스1
스트로먼은 연봉조정 자격이 있지만 2021년부터 FA 자격이 얻어 내년까지는 구단이 쓸 수 있다는 이점은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구단이 컨트롤할 수 있는 시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선수를 위해 유망주를 내주는 것은 당장 우승 도전 가능성이 없는 팀으로선 이해하기 힘든 거래였다.

그렇다면 메츠는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 않은 것일까.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스트로먼을 데려온 다음 날인 30일 메츠는 베테랑 선발투수 제이슨 바르가스(36)를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하고 대신 마이너리그 포수 오스틴 보사트를 받아왔다. 추가로 현금 290만 달러를 얹어줬지만 그래도 연봉으로 200만 달러 정도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전날 스트로먼은 데려온 것과는 180도 달라진 전형적인 셀러의 모습이었다.

이 두 거래만 놓고 보면 과연 메츠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메츠가 여전히 팀의 여러 주축 선수들, 특히 선발투수 노아 신더가드(26)와 잭 휠러, 마무리 에드윈 디아스(25)와 3루수 토드 프레이저 등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놨다는 소문들이다. 이들을 모두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면 스트로먼은 왜 데려왔는지 머리를 긁적거리게 만든다.

사실 지금 메츠가 처한 상황을 볼 때 셀러로 나서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특히 올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휠러 같은 경우는 어쩌면 꼭 팔아야 할 선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오프시즌 팀의 최고 유망주들을 여럿 내주고 모셔온 디아스나 신더가드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놨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난해 시애틀에서 57세이브와 평균자책점 1.96의 눈부신 성적을 올린 디아스는 올해 23세이브에 평균자책점 4.95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쉽게 포기할 선수는 아니다. 더구나 그는 아직도 빅리그 4년차로 올해 연봉이 60만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이며 2023년이 돼야 FA 자격을 얻는다. 아무리 셀러라고 해도 꼭 붙잡아둬야 할 선수의 전형적인 예가 디아스인데 그런 선수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놨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image
에드윈 디아스. /AFPBBNews=뉴스1
신더가드의 케이스 역시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신더가드가 누구인가. ‘토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는 빠른 볼 평균 시속이 97마일(약 156km)이 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 중 하나다. 선발투수로서 구위만 놓고 보면 빅리그 전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위력을 지녔다.

신더가드는 올해 20번의 선발등판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4.33으로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순수한 구위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그를 능가할 만한 투수를 찾기 힘들다. 더구나 그는 아직 만 26세에 불과하고 특급선발투수론 연봉 부담도 적으며(올해 연봉 600만 달러), 특히 2022년이 돼야 FA 자격을 얻어 앞으로도 2년을 팀이 컨트롤할 수 있다.

사실상 이번에 영입한 스트로먼보다 오히려 더 구단에 유리한 조건들이다. 더구나 스트로먼을 영입해 기껏 전력을 강화시킨 뒤 대신 신더가드를 트레이드하려 한다는 것은 과연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스트로먼이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 후 팀을 떠나가는데 지금 신더가드를 트레이드해 팀을 더 약화시킨다면 그를 뭣 때문에 데려왔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신더가드를 트레이드한다면 대가로 특급 유망주들을 대거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유망주는 말 그대로 유망주일 뿐이고 미래가 보장된 것은 전혀 없다. 무엇보다도 아무리 특급 유망주라도 신더가드급 투수로 성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신더가드같은 검증된 특급자산을 포기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image
노아 신더가드. /AFPBBNews=뉴스1
더구나 뉴욕 양키스와 휴스턴, 미네소타, 탬파베이 등이 신더가드의 영입 가능성 때문에 다른 옵션을 선택하지 못하고 메츠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만 봐도 신더가드의 잠재력이 여기서 멈출 수준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메츠가 예상을 깨고 스트로먼을 쉽게 얻은 것도 다른 후보들이 신더가드의 영입 가능성 때문에 스트로먼 영입에 전력투구를 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도대체 메츠 수뇌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어쩌면 신더가드를 미끼로 어떤 구단의 최고 유망주들을 몽땅 싹쓸이하는 것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과연 메츠가 신더가드를 정말로 트레이드할지, 아니면 계속 간만 보다가 뒤로 빠질지 궁금하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