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의 패인은 라운드 도중 옷 갈아입기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9.07.29 07:00 / 조회 : 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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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AFPBBNews=뉴스1
29일 새벽 2시 35분께(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전날 3라운드에서 김효주(24)가 15언더파로 단독 1위, 세계 랭킹 1위인 박성현(26)이 14언더파로 그 뒤를 이었고, 박인비(31)와 고진영(24)이 11언더파로 선두 추격에 나섰다.

김효주가 박성현에게 겨우 1타 앞서 있었지만, 2014년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관록과 경험이 돋보여 전문가들은 박성현보다 김효주의 우세를 점쳤다. 변수는 거센 빗줄기. 3라운드 종료 직후 내린 비는 최종 라운드 경기 시작 시각을 두 시간 늦추고 말았다.

챔피언조의 김효주와 박성현, 고진영은 간간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1번홀 티오프를 했다. 그런데, 추격자 박성현이 1, 2번홀 연속 보기를 범해 3타 차로 밀리자 김효주의 독주가 예상됐다.

하지만 김효주의 사소한 부주의가 우승의 발목을 잡았다. 박성현과 고진영은 아예 비옷을 입고 플레이를 했으나 김효주는 페어웨이를 걷는 동안은 비옷을 입었다가 샷을 할 때는 캐디에게 비옷을 맡겼다. 이렇게 비옷을 입고 벗고 하는 동작을 전반 9홀 동안 계속했다.

필자는 “저러면 언젠가 큰 실수를 하는데...”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었다. 메이저대회 우승이 걸린 초긴장 속의 최종 라운드라면 근육(특히 손목과 어깨)이 굳기 마련. 여기에 옷을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면 근육에 미세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미스샷으로 이어질 게 틀림없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김효주는 171m짜리 14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김효주와 박성현은 나란히 그린 왼쪽 벙커에 티샷을 빠뜨렸으나 박성현은 멋진 벙커샷으로 버디를 기록했다.

그러나 김효주의 공은 벙커 턱밑에 떨어져 탈출이 힘든 상황. 김효주는 신중하게 벙커 탈출을 시도했지만 볼을 때린 클럽이 벙커 턱에 걸려 더 이상 뻗어나가지 못해 공이 경사면에 떨어진 뒤 다시 벙커로 굴려 내려왔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이 다져 놓은 발자국에 볼이 떨어져 서드 샷마저 그린에 올라가지 못한 채 프린지에 멈춰섰다.

프린지에서 한 보기 퍼트가 홀컵 좌측 끝부분을 스치듯 흘러 내렸고, 더블보기 퍼트마저 홀컵을 외면해 14번 홀에서만 3타를 잃고 말았다.

김효주는 전홀까지 15언더파로 고진영에게 1타를 앞섰으나 터무니 없는 티샷과 벙커샷의 미스로 선두를 내주며 오히려 2타를 뒤지고 말았다. 김효주는 부주의한 동작으로 사상 최초의 에비앙 통산 2승(2013년 메이저 승격 이후), 상금 61만 5000달러(약 7억 2800만원)를 허공에 날려 버렸다.

아마추어는 프로보다야 긴장감이 덜 하지만 18홀 내내 한 타라도 줄이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비오는 날이라고 김효주처럼 비옷을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면 미세하나마 근육이 뒤틀릴 수밖에 없다. 한 번 입은 옷은 그늘집을 만날 때까지 4~5홀은 벗지 않은 채 플레이를 이어가자.

선글래스도 마찬가지다. 자주 벗었다 꼈다를 반복하면 사물의 원근(遠近)에 적응을 못해 어프로치와 퍼트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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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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