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불모지' 부산에 꽂힌 강스파이크, 올스타전 '저리 가라' [★현장]

부산=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7.23 06:25 / 조회 : 3179
  • 글자크기조절
image
현대캐피탈 이시우가 어린이 팬들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KOVO
1300여명의 열광적인 호응은 만원 관객이 부럽지 않았다. 남자부 4개팀의 다이나믹한 허슬플레이 또한 올스타전 '저리 가라'였다.

지난 21일부터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4개 구단 친선 연습경기 '2019 부산 서머 매치'가 대성공을 거뒀다. 아직 3일차 경기가 남았지만 이미 완벽한 흥행이라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구 불모지'인 부산에 꽂힌 강스파이크가 팬심을 휘어잡았다.

국내 2번째 규모의 대도시인 부산에는 4대 프로스포츠 중 배구 팀만 연고가 없다.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K리그 부산 아이파크, KBL KT 소닉붐이 자리하고 있지만 배구는 아직이다.

배구에 목 말랐던 부산 팬들은 이번 서머 매치를 통해 소원을 풀었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한국전력, OK저축은행이 풀리그를 펼치는 방식이다. KOVO 관계자는 "배구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대회를 열기 위해 물색하던 중 부산시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처음으로 열린 대회임에도 흥행이 기대 이상이다. 이에 힘입어 정례화 논의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대회 첫 날인 21일 일요일에는 약 3100명이 입장했다. 3층 객석까지 거의 다 찼다. 해운대에서 차량으로만 30분 정도 이동해야 할 정도로 도심에서 먼 곳이었지만 구름 관중이 몰린 셈이다. 주차장에는 차 댈 곳이 없어서 인근 유료 주차장을 이용한 팬들도 많았다고 한다.

image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신으뜸 /사진=한동훈 기자
둘째 날에는 월요일 4시부터 경기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1300명이 넘는 팬들이 찾았다. "한 팀이 6명씩 하는거야?"라고 어머니에게 묻는 어린이 팬부터 배구 특유의 삼단 랠리에 맞춰 "하나, 둘, 빠샤"를 외치는 팬들이 있는가 하면 수원에서 내려왔다는 열성 팬도 보였다. 홈팬이 따로 있지 않았던 터라 득점이 날 때마다 팀을 막론하고 환호가 쏟아졌다.

감독과 선수들도 덩달아 흥이 났다. 친선경기라고 대충하지 않았다. 기꺼이 몸을 던졌다. 팬들은 함성은 더 커졌다. 선순환이 반복됐다. 둘째 날까지 열린 4경기가 모두 풀세트 명승부 접전으로 끝났다.

현대캐피탈 이시우는 남다른 쇼맨십도 보여줬다. 서브에이스를 3개 연속 꽂아 넣으면서 머리 위로 박수를 유도했다. 그러자 이후부터는 이시우가 서브를 할 때마다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박자를 맞춰 박수를 쳤다. 일부 선수들은 득점 후 관객으로 달려가 하이파이브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고 10분 정도 팬들과 포토 타임도 주어졌다. 빗발치는 사인과 사진 요청에 선수들은 10분을 훌쩍 넘겨서도 기꺼이 팬 서비스에 응했다.

다만 경기가 항상 열리는 구장이 아니다 보니 일부 미흡한 점도 눈에 띄었다. 코트와 관객 사이에 안전장치가 전혀 없어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노출된 점이 옥에 티였다.

image
안전 펜스가 없어 관객과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사진=KOVO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