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마무리 스미스, 과연 보름 내 다저스에 올 수 있을까 [댄 김의 MLB 산책]

댄 김 재미저널리스트 / 입력 : 2019.07.16 15:02 / 조회 : 3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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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 /AFPBBNews=뉴스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데드라인(미 동부시간 기준 7월31일 오후 4시, 한국시간 8월1일 오전 5시)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부터는 진짜 ‘데드라인’이다. 작년까지는 이 데드라인이 지난 뒤에도 트레이드 웨이버 와이어를 거치면 트레이드가 가능했기에 진정한 의미의 데드라인이 아니었고 데드라인의 명칭도 ‘논-웨이버 트레이드 데드라인’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제도가 변경돼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7월31일 하나로 통일됐다. 이날이 지나가면 정규시즌 종료까지 추가 트레이드는 불가능하다.

이런 새 제도를 통해 맞는 첫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되고 있다. 과거의 ‘소프트’ 데드라인이 ‘하드’ 데드라인이 되면서 이제는 구단들의 빠른 결단이 필요하게 됐다. 아직까지 트레이드 시장에서 셀러로 나설지, 바이어가 될지 결정하지 못한 팀들은 이제 싫든 좋든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 과거처럼 조금 더 지켜보고 상황 변화를 기다려볼 수 있는 여지가 사라진 것이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셀러가 될지, 바이어가 될지는 생각보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올해 내셔널리그(NL)의 많은 팀들은 상당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순위를 살펴보면 NL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1위와 10위의 격차가 단 6게임에 불과하다. NL 15개 팀 가운데 확실하게 플레이오프 도전을 포기할 만한 팀은 꼴찌인 마이애미 말린스뿐이다. 심지어는 리그 14위인 뉴욕 메츠도 플레이오프(PO)행 막차 티켓이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2위에 겨우 5.5게임 차로 뒤져 있다.


아직도 시즌의 40% 이상인 65~70경기가 남아 있는데 PO행 마지노선에 5.5게임 차로 뒤졌다고 도전을 포기하고 셀러로 나서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문제는 그렇다고 1게임 플레이오프를 위해 바이어로 나서 승산이 높지 않은 올인을 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결정인지 판단하기도 힘들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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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범가너.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최근 갑자기 이런 고민이 커진 팀이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샌프란시스코는 확실한 ‘셀러’ 팀이었다. 더구나 포스트시즌 경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에이스급 선발투수 매디슨 범가너와 철벽 마무리 윌 스미스가 모두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을 선수들로 꼽혔기에 이번에 최대한 짭짤한 거래를 통해 미래 반등을 위한 기초를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최근 11경기에서 10승을 거두면서 갑자기 뜨거워지자 조금씩 분위기가 미묘하게 변해가고 있다. 16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 더블헤더를 휩쓴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스퍼트를 통해 이제 PO행 커트라인에 불과 3게임 차까지 육박했다. 승리가 계속될수록 팀 내에서 자신감도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2010년과 2012, 2014년에 샌프란시스코를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이끌었던 브루스 보치 감독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명장이 떠나가는 마지막 시즌에 다시 한 번 포스트시즌 도전 가능성이 생겨난 것이다. 더군다나 팀의 영원한 에이스로 생각했던 범가너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도 팬들의 속을 들끓게 하기에 충분하다. 팬들의 감정까지 고려한다면 셀러행 결단을 내리기가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샌프란시스코는 셀러로 가는 쪽에 더 무게중심이 느껴진다. NL 서부지구 선두인 LA 다저스와 격차가 까마득히 벌어진 상황에서 유일한 희망은 와일드카드인데 1게임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위해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올인을 하기란 힘들기 때문이다.

설사 와일드카드 티켓을 따낸다고 해도 벼랑 끝 단판승부에서 워싱턴 내셔널스 에이스 맥스 슈어저와 맞붙는다면 구단의 장기적인 리빌딩 플랜을 포기하면서까지 올인을 한 결과가 너무 허무하게 막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파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구단 사장의 머릿 속이 한결 복잡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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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 /AFPBBNews=뉴스1
반면 아메리칸리그(AL)는 NL에 비해 이런 고민이 필요한 팀이 적은 편이다. 와일드카드 1위 탬파베이에 5게임 차로 뒤진 6위 LA 에인절스까지만 현실적으로 PO행 희망이 있다. 나머지 6개 팀은 마음 놓고 셀러로 나설 수 있다.

한편 트레이드 데드라인의 고민은 이처럼 PO행 언저리에 있는 팀들만의 것이 아니다.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은 걱정 없는 팀들도 포스트시즌에 대비한 전력보강을 벼르고 있다. 특히 불펜이라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안고 있는 다저스는 이번 트레이드 기간 중에 상당한 팀 페이롤 증가도 감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그것은 AL 최강 뉴욕 양키스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워싱턴 내셔널스 등도 모두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큰 손들인 다저스와 양키스, 컵스, 레드삭스 등이 모두 바이어로 나선다면 이번 트레이드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더 뜨겁게 달아오를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관심사는 무엇일까. 단연 샌프란시스코의 행보가 첫 손에 꼽힌다. 셀러와 바이어 중 택일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범가너와 스미스라는 누구나 군침을 흘리는 트레이드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가너는 올 시즌 성적(5승7패, 평균자책점 3.86)이 명성에 비해선 신통치 못하지만 역대 최강급 포스트시즌 투수라는 점에서 그가 본격적으로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다면 치열한 영입경쟁이 펼쳐질 것이 확실하다. 물론 여전에 비해 기량이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범가너가 라이벌 팀 선발로 플레이오프에 등판하는 모습을 원치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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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윌 스미스(왼쪽)와 포수 스티븐 보그트. /AFPBBNews=뉴스1
한편 25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24세이브(NL 2위)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중인 왼손 마무리 스미스는 믿을 만한 불펜 요원의 보강이 절실한 다저스에 정말 매력적인 영입 후보다. 문제는 샌프란시스코가 앙숙 다저스를 도와줄 트레이드에 선뜻 응할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다저스 단장이었던 자이디 사장도 그것만큼은 마음대로 하기 힘들지 모른다. 그럼에도 스미스를 잡으려면 그야말로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기에 다저스가 어떤 전략으로 협상에 나설지 흥밋거리다.

하지만 아무리 스미스가 탐난다고 해도 샌프란시스코가 요구할 엄청난 조건(그것이 무엇이든 간에)을 다저스가 선뜻 받을 것 같지는 않다. 특히 다른 팀들이 스미스 영입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다저스로선 다른 후보를 찾는 것이 나을 듯 싶다.

범가너 외에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대형 투수로는 매튜 보이드(디트로이트), 트레버 바우어(클리블랜드), 잭 그레인키와 로비 레이(이상 애리조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보이드는 28세로 젊고 아직 3년간 팀 컨트롤에 있는 투수라는 점에도 가장 큰 인기를 끌 전망이고 레이도 애리조나가 셀러로 나선다면 저렴한 연봉(605만 달러)에 내년까지 계약된 상태라는 점에서 많은 팀들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바우어는 와일드카드 경쟁팀인 클리블랜드가 쉽게 포기할지 의문이고 그레인키는 올해 이후에만 6400만 달러가 남은 높은 연봉과 함께 15개 팀이 트레이드 거부 대상이라는 점에서 트레이드가 쉽지 않아 보이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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