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일로 와봐!" 김태형 감독 더그아웃에서... '설정 아닙니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7.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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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부산 사직야구장 더그아웃에서 이영하(좌)가 김태형 두산 감독을 안고 있다. /사진=김우종
마치 아빠가 사랑스러운 아들내미를 대하는 모습이었다. 김태형(52) 두산 감독이 이영하(22)를 꼬옥 끌어안으며 깊은 '속정'을 보여줬다.

지난 13일 사직야구장이었다. 이영하는 롯데와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1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은 가운데, 불펜마저 침묵하며 아쉽게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달 25일 삼성전 이후 4경기 연속 10승 달성 실패. 불운이라면 불운이었다.


다음날인 14일 만난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에게 따뜻한 말을 전한 게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따뜻한 말 하는 스타일이 아니잖아요. 말을 어떻게 따뜻하게 해. 입김을 '호' 불어넣어야 하나"라고 미소 지으며 특유의 농담조로 입을 열었다.

이어 김 감독은 "그냥 괜찮다. 너무 다독거리면 또 부담스러워 하니까. 나도 선수 때 그랬으니까. '괜찮아. 편하게 해'라고 하는 게 선수에게는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하는 아홉수를 끝내 넘지 못한 채 전반기를 마감했고 지난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 감독은 "전반기에 9승을 했다. 얼마나 기특한가. 정말 잘 한 거다. 10승에서 계속 걸리긴 하는데, 그래도 전반기 9승이면 얼마나 잘한 거야"라면서 "아홉수라는 게 심리적으로 있는 것 같긴 하다. 중요한 게 있으면 (아홉수에) 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침 이때, 그라운드에서 몸을 다 푼 이영하가 인터뷰가 한창이던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이를 본 김 감독은 "(이)영하야, 일로 와 봐. 일로 와 봐"라며 그를 불러세웠다. 이영하가 김 감독을 향해 걸어왔고, 바로 이 순간. 김 감독은 이영하를 '꼬옥' 끌어안은 채 '아빠 미소'를 지으며 따뜻한 말을 전했다. "왜 어때, 9승이면 잘했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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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가 다가오자 따뜻하게 안아주고 있는 김태형 두산 감독. /사진=김우종 기자


이후 취재진 사이에서 '안아주면 안 될까요'라는 요청이 나오자 김 감독은 "더워"라면서 "영하야. 네가 날 안아줘라"라며 또 농담조로 툭 던졌다. 이에 이영하가 김 감독을 끌어안자 "야, 오려고 하면 바싹 와야지. 손만 쭉 뻗고…"라고 면박(?)을 준 뒤 "잘했어"라면서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이영하의 엉덩이를 툭툭 쳐줬다.

김 감독은 "점점 좋아질 것이다. 여기(더그아웃)에서 보면 막 급해지고 이런 게 눈에 보이거든. 그래도 경험하면서 점점 더 좋아질 거야"라며 애틋한 마음과 믿음을 동시에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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