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 反아베 영화로 일본 화제..日배우 고사로 발탁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9.07.12 10:48 / 조회 : 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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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경이 주연을 맡은 일본영화 '신문기자'가 아베 총리의 비리 의혹을 다뤄 현지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제공=매니지먼트 앤드


배우 심은경이 주연을 맡은 일본 영화 '신문기자'가 현지에서 흥행과 화제를 모으고 있다.


6월 28일 일본 전국 143개 극장에서 개봉한 '신문기자'는 11일만에 2억엔(약 21억원) 수입을 올렸다. '신문기자'(감독 후지이 미치히토)는 대학 신설과 관련된 정치 비리를 파헤치는 기자와 이상에 불타 공무원의 길을 선택한 엘리트 관료의 갈등을 그린 영화. 심은경이 신문기자 요시오카 에리카 역을, 일본 인기배우 마츠자카 토리가 엘리트 관료 스기하라 역을 맡았다.

'신문기자'는 특정 사학재단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일본 아베 총리의 가케 학원 비리 의혹을 연상시키는 내용으로 개봉 전부터 일본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이 사학 비리를 추적했던 도쿄 신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가 쓴 동명 책이 원작이다. '신문기자'는 정치 비판 소재 상업영화가 드문 일본에서 현직 총리의 비리 의혹을 연상시키는 영화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주인공 역을 일본배우가 아닌 한국배우인 심은경이 맡은 것에 대해서 현지 언론들이 다양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심은경이 맡은 신문기자 역은 원작의 저자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를 모티프로 했다.

아사이예능은 "물망에 오른 일본 배우들이 모두 출연을 거절해 한국배우 심은경이 주인공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 미야자키 아오이, 미츠시마 히카리 등 일본 인기 배우에게 출연 제안을 했지만 아베 정권에 반대한다는 이미지가 생길 것을 우려해 고사했다는 것. 아사이예능은 영화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들뿐 아니라 대형기획사 소속 여배우들이 모두 고사해 아베 정권에 반대하는 이미지가 붙어도 큰 무리가 없는 한국배우에게 역할이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심은경이 주인공이 되면서 캐릭터는 신문기자인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인물로 설정이 바뀌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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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경이 주연을 맡은 일본영화 '신문기자' 포스터.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으로 우경화가 짙어지고 있는 일본에서 '신문기자'는 넷우익의 상당한 공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집권 자민당에서도 불편한 기색을 비치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연금 문제로 국민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문기자'가 개봉했다. (선거에)상상 이상의 타격이 예상된다. 이 영화는 야당의 모략인가"라고 했다는 정권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 같은 영향 때문인지 '신문기자'는 일본 인기 배우 마츠자카 토리가 주인공인데도 현지 방송에서 제대로 소개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개봉 직후 '신문기자' 공식 사이트가 의문의 사이버 공격을 당해 다운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기자'는 꾸준한 입소문으로 사회 고발 영화로는 일본에서 상당한 흥행 성과를 내고 있다. 배급사 측은 10대 관객의 증가로 흥행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42개 극장에서 매진된 영화 팸플릿을 10만부 추가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심은경에 대한 관심도 현지에서 커지고 있다. 심은경은 일본 영화 전문 웹사이트 '에이가닷컴'이 실시한 배우·감독 인기 설문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설문조사는 현재 상영 중이거나 개봉 예정인 영화의 감독과 연기자를 후보로 두고 실시한다. 심은경은 일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인 '알라딘'의 주인공 나오미 스콧과 윌 스미스를 제치고 이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심은경은 2017년 4월 일본 소속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활동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여느 한류스타처럼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심은경은 이 기간 동안 한국 일정이 없으면 일본에서 유학생처럼 일본어 공부를 하며 꾸준히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준비는 결국 빛을 발하고 있다. 심은경은 '신문기자'에서 한국배우가 정확한 일본어를 구사하며 감정 연기를 한 것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심은경은 지난 4월 일본에서 연극 공연에 나선 데 이어 '신문기자'로 주목받고 있다. 10월에는 일본에서 영화 '블루 아워'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심은경이 반한 공세를 퍼붓고 있는 아베 정권의 일본에서 어떤 모습으로 더 크게 활동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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