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류현진, 왜 'NL 1등'인지 여실히 보여준 올스타전

선발 1이닝 무실점... 최고 146km에도 칼날 제구력

신화섭 기자 / 입력 : 2019.07.11 05:00 / 조회 : 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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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에서 투구 중인 류현진. /AFPBBNews=뉴스1
‘별들의 축제’이자 ‘강속구의 잔치’였다.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등판한 투수들은 대부분 시속 97~98마일(약 156~158km)을 넘나드는 빠른 공을 뽐냈다. 특히 아메리칸리그(AL) 마무리투수로 나와 세이브를 따낸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은 100마일(약 161km)의 강속구를 두 번이나 던졌다.


이날 내셔널리그(NL)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32·LA 다저스)은 달랐다. 최고 구속이 1회 1번타자 조지 스프링어(휴스턴)에게 안타를 맞을 때 던진 91마일(약 146km) 패스트볼이었다. 이번 올스타전에 출장한 투수들 중 윌 스미스(샌프란시스코) 정도와 함께 가장 느린 공을 던진다고 볼 수 있다. 스미스도 이날 최고 구속은 94마일(약 151km)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왜 그가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1.73)에 NL 다승 공동 1위(10승), 그리고 올스타전 NL 선발투수의 영예까지 안을 수 있었는지를 증명했다. 상대한 4명의 타자에게서 모두 땅볼을 유도했다. 스프링어의 안타도 땅볼이었고, 무사 1루에서 DJ 르메이유(뉴욕 양키스)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를 모두 내야 땅볼로 요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르메이유는 80마일(약 129km) 체인지업, 트라웃과 산타나는 나란히 89마일(약 143km) 커터로 잡아냈다.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공 12개(스트라이크 7개)로 역사적인 등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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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결국 중요한 건 정교한 컨트롤이다. 아무리 강속구라도 제구가 되지 않으면 장타를 허용하기 일쑤다. 이날 나온 2개의 홈런도 그랬다. 6회 찰리 블랙먼(콜로라도)은 리암 헨드릭스(오클랜드)의 96마일(약 154km) 강속구를 때렸고, 7회 조이 갈로(텍사스)도 스미스의 94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담장 너머로 보냈다.


류현진의 공은 만약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면 어쩌면 타자로서는 더 치기 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날도 비록 스피드는 느리지만, 공이 가운데로 쏠리지 않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다. 짧은 1이닝이었지만, 수많은 스타들이 모두 모인 올스타전 무대에서도 자신의 스타일과 장점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승패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올스타전이긴 하지만, 하나 덧붙이자면 2루수 맥스 먼시(다저스)의 수비 문제이다. 아무래도 류현진의 팀 동료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데, 5회 호르헤 폴랑코(미네소타)의 안타도 사실상 먼시의 실책이나 다름 없었다.

정규시즌에서도 다저스 내야진은 불안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이날 먼시도 올스타급 수비에는 분명 미치지 못했다. 다른 야수들은 편하게 잡을 만한 타구도 먼시는 어렵게 처리해 팬들에게는 마치 호수비를 펼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는 아차 하는 실수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유념하고 대비해야 한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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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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