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정 "클레오 이후 솔로 실패 자괴감"(인터뷰②)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9.07.11 10:30 / 조회 : 1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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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클레오 출신 채은정 /사진=이동훈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서

채은정(38)은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모았던 걸그룹 클레오의 주축 멤버로 주목을 받았다. 1999년 1집으로 정식 데뷔를 한 이후 몇몇 멤버들의 교체 등의 변화 속에서도 채은정은 정규 4집 활동까지 참여하며 클레오를 이끌었다. 이후 채은정은 홀로서기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으며 클레오 정규 5집 활동 대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솔로 앨범을 발표하게 됐다.

하지만 채은정의 이 선택은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평소 힙합 장르에 많은 관심이 있었던 채은정은 라이머와 함께 야심 차게 솔로 앨범을 준비해서 발표했지만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채은정은 이를 직접 언급하며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의 이미지와 대중이 내게 원했던 이미지가 많이 달랐던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더욱이 채은정이 솔로로 나왔을 때 당시 경쟁자들도 쉽지 않았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이효리를 비롯해 아이비, 서인영, 채연 등 각자만의 스타일과 퍼포먼스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이들이었다. 채은정은 이에 대해서도 "클레오로 활동했을 때도 참 경쟁 걸그룹이 많았고, 솔로로 나왔을 때도 걸그룹 출신 솔로 가수들과의 경쟁이 치열했네요"라고 말했다.

채은정은 뒤늦게 찾아온 자괴감과 소외감 등으로 인해 결국 연예계 은퇴라는 결정까지 내리게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솔로 앨범의 성적에 대한 실망이 너무 컸었어요. 기대했던 성적이 안 좋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대중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소외감도 컸고요. (어떻게 보면 인기에 밀려서) 방송조차 쉽게 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힘들게 준비해서 나왔는데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서 실망감도 들었죠. 그래서 결국 1년 반 정도 동안 솔로 앨범과 음원 3곡을 발표하고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을 하고서 한국을 떠나게 됐죠."

그렇다면 채은정이 생각하는, 당시 대중이 원했던 자신의 이미지는 뭐였을까.

"클레오에서의 제 모습을 아무래도 원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여성스러우면서도 평범한 느낌이랄까요.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귀여운 매력이 더해진 K팝 댄스 뮤직 스타일이요. 그런데 제가 좋아했던 음악은 되게 무거운 느낌의 힙합이었어요. 제이지, 나스, 퍼프 대디 등의 음악을 좋아했거든요. 하하. 뭔가 어두운데 템포도 빠르지 않은 힙합 댄스 느낌이었죠. 요즘 같으면 그래도 걸크러쉬라는 이미지로 비쳐질 수 있었을 텐데 그때는 그 이미지가 비주류에 속했었고요."

연예계 은퇴와 함께 활동을 함께 했던 소속사와도 결별하고 일반인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정을 내렸던 시점이 2008년께였다. 이 시점에서 채은정은 돌연, 홍콩 행을 택했다.

"홍콩을 가게 된 이유는 당시 사귀었던 남자친구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홍콩에 가자마자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됐어요. 사실상 홍콩을 가기 직전부터 좋지 않았었고요. 그때 홍콩에 가서 뭘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연예계 은퇴를 하고 난 직후여서 그저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컸었어요. 전 남자친구와도 오래 만났다 헤어진 가운데 아무 것도 모르는 홍콩에서 적응을 하는데 시간을 보냈죠."

결국 홍콩에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야 했던 채은정은 치과 코디네이터로서 일을 시작했다. 채은정은 의사인 아버지의 소개로 일반 회사원으로서 생활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고.

"그때 제가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어도 아직은 연예인으로 대중에 인식이 돼 있었거든요. 저는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괜찮았는데 뭔가 회사 직원들이 저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어요. 뭔가 제가 그분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기도 했고 안 그래도 일 때문에 바쁜데 도움이 못 되는 것 같아 결국 수습 기간만 채우고 회사를 나왔죠."

채은정은 2008년 다시 홍콩으로 향했다. 오히려 홍콩에서의 삶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환경과도 맞물려 결과적으로 새로운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됐다. 모델 활동을 통해 에이전시와 인연을 맺고 결국 홍콩에서 가수 활동도 하게 됐다. 사실상 제2의 연예계 활동이 된 셈.

채은정은 홍콩에서의 8년을 되돌아보며 가장 아쉬운 점이 중국어를 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이 영어와 중국어가 모두 통용이 되는 곳인데 저는 중국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쓰게 됐어요. 빨리 적응하려고 한국인들을 최대한 안 만나려고 노력을 했고 영어 회화는 능통한 수준이 됐는데 오히려 중국어나 홍콩 현지어는 능통해지지 못했죠. 현지 활동을 하면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할 때도 짧게 홍콩 현지어를 쓰면 귀엽게 봐주시는 정도인 거죠. 하하."

-인터뷰③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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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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