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심정의 양상문 감독 "지금부터라도" 결연한 의지 [★현장]

부산=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7.10 05:19 / 조회 : 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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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굳게 다문 롯데 양상문 감독. /사진=OSEN
'거인의 심장' 이대호(37)가 6번 타순으로 내려갔다. 11년 만이다. 롯데 양상문(58) 감독도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9일 사직 NC전에 앞서 "지금부터라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결연하게 의지를 다졌다. '6번 이대호'가 변화의 시작이다. 4번 타자 부담을 덜어 타격감 회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대호가 살아나면 팀 성적도 좋아지리란 기대도 녹아 있다.

6번에 배치된 이대호는 이날 3타수 1안타로 자기 몫을 해줬다. 0-0으로 맞선 7회초 1사 후 안타를 치고 나가 공격의 물꼬를 텄다. 대주자로 투입된 오윤석이 민병헌의 적시타 때 득점해 선제점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는 4-1로 이겨 6연패를 끊었다. 7월 첫 승리다.

이대호가 6번 타자로 나온 건 2008년 7월 18일 잠실 LG전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양상문 감독이 얼마나 큰 결단을 내렸는지 엿보이는 대목이다. 롯데는 9일 현재 32승 54패로 최하위다. 연봉 1위 팀이라는 수식어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성적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양상문 감독의 마음고생이 가장 심하다. 양 감독은 "감독으로서 지금 성적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입술을 굳게 닫았다. 그러면서도 "지금부터라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지금까지는 부족했더라도 앞으로 감독으로 해야 할 일에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 88경기에 나서 타율 0.287, 11홈런 68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고 타자의 수식어에는 걸맞지 않은 성적. 더욱이 6월 타율 0.213, 2홈런에 그치더니, 7월 들어서는 타율 0.167, 무홈런의 부진에 빠져 있다.

그러나 단순히 중심타자 이대호의 컨디션이 저하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양상문 감독은 팀 전반적으로 골격을 개선할 필요성을 절감한다. 이대호 또한 '팀이 먼저'라는 대원칙에 적극 공감했다. 양 감독은 "대호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도 타순 변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팀 성적을 올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 반등의 열쇠는 이대호가 쥐고 있다는 것이 양상문 감독의 믿음이다. 양 감독은 "당분간 부담 없는 곳에서 치면서 개인 성적도 나아지고 함께 팀 성적도 올라가길 바란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선수단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바꿀 수 있는 하나의 모멘텀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대호의 2군행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양 감독은 "대호가 롯데에서 가지는 의미가 있다. 지금 부진하더라도 그동안 부산의 야구 팬들께 드렸던 즐거움이 더 크다고 본다. 지금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고 그런 상황이 와서도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팬들을 생각해서라도 버리는 경기는 나와선 안된다. 양 감독은 "롯데가 이기는 야구를 보러 오시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한 경기 한 경기 절대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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