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강혜정 대표 "보이지 않는 독가스, 미세먼지 같은 공포" ②

[빅4특집]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9.07.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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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 강혜정 대표 / 사진=김휘선 기자


외유내강이 2년 만에 여름 텐트폴 영화로 돌아왔다. 지난 2017년 '군함도' 이후 2년 만에 한국 영화 최대 성수기인 여름시장에 '엑시트'(감독 이상근, 배급 CJ엔터테인먼트)를 내놨다.

지난해 '너의 결혼식'에 올 초 개봉한 '사바하'까지 젊은 영화 감독의 영화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여름 영화 역시 신인감독 이상근 감독의 영화로 관객을 만난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다.

재난 영화라는 장르의 이름이 주는 광대한 느낌에 청년 백수 주인공들을 던져 놓으며 비극적인 느낌에 굉장히 현실적이며 따뜻한 이야기까지 더했다. 재난영화에 '짠내'가 더해지며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탄생했다.

'엑시트' 제작사인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엑시트'는 전형적인 재난 영화와는 다른 느낌이다.

▶ 뭔가 인생이 잘 안 풀리는 용남이라는 주인공이 어머니 칠순잔치를 하러 갔다가 맞닥뜨린 가스 테러에서 주변 사람들을 구해내는 이야기다. 잘나지 않았고 결혼도 취직도 못하는 사회적 주변인이 사람들을 구한다. 영웅처럼 짠하고 나타나는 것과 다르다. 요즘 청년들은 공부할 때 경영 경제 영어 이런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주인공이 산악 동아리를 했는데 그것이 사회활동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지만, 결국 건강한 육체활동 했던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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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엑시트' 스틸컷


조정석과 윤아가 비닐봉지로 만든 옷을 입은 사진이 인상 깊다.

▶ 그 이미지컷이 우리 영화의 상징이다. 그 아이디어는 감독님이 냈다. 윤아가 입으니까 쓰레기봉지 같지 않더라.(웃음) 주변에서 뭔가 막을 수 있는 것을 찾다가 그렇게 비닐 봉지로 옷을 만들어 잎은 것이 상징적이다.

'엑시트'는 100억 이상의 대작인데 신인 감독인 이상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처음에 이상근 감독이 써온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캐릭터 자체가 전형적인 상업 영화에 나오는 인물과 달랐다. 이상근 감독이 류승완 감독이 '다찌마와 리'를 할때 연출부에 있었다. 그래서 이 감독이 어떻게 이 이야기를 썼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 너무나 명확해 보였다. 하지만 상업영화 하기는 힘들어보여서 좀 더 상업적으로 고쳐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찌질한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만들어서 왔다. 우리 회사에서 이 이야기를 잘 만들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이 감독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됐다. 신인 감독이라 미숙한 부분이 있다면 프로덕션에서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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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 강혜정 대표 / 사진=김휘선 기자


조정석과 첫 영화 주연을 맡은 임윤아가 투톱 주연을 맡았다. 과감한 선택이 필요했었을듯 한데.

▶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한다고 하니까 하는거라고 대답한다.(웃음) 저는 자신이 있었다. 물론 영화 예산에 대비해 리스크가 있다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손익분기를 따지기 전에 일단 이 영화가 너무 매력 있다고 생각했다. (예산이 크면) 영화 제작할 때 물론 압박이 있지만 내부적인 자신감이 있었다. 조정석은 이 영화를 1년을 기다렸다. 저희는 캐스팅할 때 스타급, 티켓파워 이런 것보다 영화 속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생각했다. 조정석은 인간적으로 열심히 할 것 같은 모습이 있다. 조정석씨는 태권도도 하고 몸 쓰는 걸 참 잘한다. 산악팀 클라이밍 장면도 영화 속에서는 얼마 안 나오지만 훈련하고 왔다. 정석씨는 다른 배우들보다 더 성실하게 준비했다. 그게 저희 영화와 참 잘 맞다. 윤아를 잘 몰랐을 때는 걸그룹 출신 배우라는 저의 편견이 있었다. 그런데 '효리네 민박'을 보고 '어랏' 했다.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털털하고 좋았다. '효리네 민박'을 보고 급 호감이 생겨서 만났는데 너무나 예쁘고 성격도 참 좋더라. 목소리도 너무 좋았다. 윤아가 출연했던 '공조'를 찾아봤는데 정말 구김이 없고 밝고 에너지가 건강한 게 좋았다.

윤아는 '엑시트'로 첫 영화 주연을 맡게 됐다. 촬영 현장에서 어땠나.

▶ 사랑스럽고 씩씩했다. 지금 사회가 여성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분위기가 있다. 여자 캐릭터에게 요구하는 바가 있는데, 그것에 영화 속에서 잘 구현됐다. 책임감 있는 역할이다. 저는 그런 면에서 윤아라는 사람을 임윤아라는 영화 배우로 포커싱 하는 작품이 '엑시트'라 기쁘다. 우리 영화가 뛰고 달리고 매달리고 고생을 많이 하는데 윤아가 체력이 엄청 좋다. 팔 다리가 길어서 볼 때 시원시원한 느낌이 든다.(웃음) 조정석과 윤아를 만나면서 느낀 것은 사람 본연의 에너지가 좋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두 배우 본연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사랑스러움이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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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 강혜정 대표 / 사진=김휘선 기자


여러 가지 재난 중에 왜 독가스였을까. 독가스라는 재난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비주얼적으로 크지 않다.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 많은 사람들이 재난 영화의 스케일감이 포인트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함정일 수도 있다. 외적인 스케일과 박진감도 중요하지만, 주인공들의 감정을 따라갔을 때 만들어지는 재미가 있다. 이 영화가 사이즈 경쟁으로 가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자기 가족을 구하고 나니 또 다른 가족이 있고 '나도 살고 싶은데'를 뛰어 넘어 사람을 살리는 모습이 휴머니즘이다. 가스 테러는 한번도 안해 본 것이라서 기술적인 고민을 했다. 저도 최근에 미세먼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데 그것이 주는 공포를 생각했다. 우리는 이것을 가스 테러로 지칭해서 터뜨렸지만, 미세먼지로 인해 보지지 않는 공포가 있기에 그것을 살리려고 했다. 앞부분 테러에 대한 전사는 최소화시키고, 사건이 터지고 나서 이 인물이 어떻게 살아남느냐 하는 것 관객들이 두 사람이 살아남도록 응원하는 것이 우리 영화의 관건이다.

재난 영화 촬영 현장은 긴박하고 힘들었을 것 같다. 현장은 어땠나.

▶ 다행히 '엑시트'는 독가스 연기 때문에 고생한 장면은 많이 없었다. 촬영할 때는 항상 안전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감독을 설득해서 다른 장면으로 바꾸더라도 안전을 타협할 수 없었다. 저는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영화에 목숨을 걸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영화 촬영 중 카메라 앞에서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오고 가는 것도 포함이 된다. 항상 그런 것이 걱정이고 고민이다. 영화를 촬영할 때도 도시테러를 다루기를 했다고, 그냥 사람들이 무고하게 죽어 나가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가스가 어떻게 공포스러울까를 고민하면서도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죽는 것을 대상화시키고 볼거리로 만들지 않겠다는 사회적 책임을 갖고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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