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특집] '엑시트' 소문난 영화, '극한직업' 신화 재현할까 ①

[빅4특집]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9.07.09 10:15 / 조회 :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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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가 문턱에서 '알라딘' 매직과 '스파이더맨' 파워로 외화가 강세를 뚜렷하게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잠시 외화에 밀렸던 한국영화들이 무더위와 함께 반격에 나선다. 명품 배우 송강호 박해일의 정통 사극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를 시작으로 조정석 임윤아 주연의 재난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와 박서준 안성기의 퇴마 액션 영화 '사자'(감독 김주환)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해진 류준열 주연의 시대전쟁극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차례로 관객의 만난다. 한국영화 시장 최대 성수기인 올여름 극장가 빅4는 어떤 영화인지 스타뉴스가 미리 짚었다. 두 번째 주자는 '엑시트'다.


CJ엔터테인먼트에서 올 여름 텐트폴로 '엑시트'를 일찌감치 낙점했다고 했을 때,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의아해 했다. 이상근이란 신인 감독에 조정석, 윤아 주연의 재난 영화를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고 가장 격전지인 여름 성수기에 선보인다는 건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면 어려운 선택이라고 봤다.

역으로 그만큼 '엑시트'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란 뜻도 된다. '엑시트' 여름 성수기 개봉은, '극한직업' 성공사례도 상당한 영향을 줬다. 재밌고, 웃기고, 감동적이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엑시트'. 건물에서 흔히 보는 비상구다. 흔한 걸 특별하게 만드는 건, 특별한 상황이 닥치기 때문이다.

용남(조정석)은 대학교에선 산악 동아리 에이스였다. 남들은 취업에 도움도 안되는 산악 동아리를 왜 하냐고들 하지만 신 나는 경험이었다. 남들 말을 들을 걸 그랬다. 졸업 후 몇 년째 취업이 안돼 눈칫밥만 먹고 살던 용남은 동아리부터 짝사랑했던 후배 의주(임윤아)에게 고백도 했지만 좋은 오빠동생으로 지내자는 말만 돌아온다.


눈물을 벗 삼아 살던 용남은 어머니 칠순 잔치를 찾고 찾아 의주가 일하는 연회장으로 정한다. 찌질한 연심이다. 어색한 재회도 잠시. 온 가족이 모인 칠순 잔치가 무르익던 중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오른다. 순식간에 도심 전체가 유독가스로 뒤덮여 일대 혼란에 휩싸인다. 용남은 의주와 함께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 뒀던 능력을 발휘해 탈출을 시도한다.

이미 입소문은 알음알음 났다. 후반작업 업체, 모니터 시사 등등을 통해 '엑시트'가 재밌게 만들어졌다는 소문은 제법 퍼졌다. 마치 '극한직업'이 선보이기 전 입소문이 돌았던 것과 비슷하다. '엑시트'는 재난영화에는 드물게 코미디와 긴장감, 감동이 더해졌다는 게 소문의 요체다.

통상 재난영화는 재난을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기 쉽다. 재난에서 탈출하려 하면서 순서대로 등장인물들을 희생시키기 쉽다. '엑시트'는 다르다. 희생을 최소화했다. 안 풀리는 청춘이 히어로가 되는 이야기다. 그러니 얼마나 안 풀리는 청춘인지 보여주는 웃픈 코미디와 재난 속에서 사람을 구하는 드라마, 그리고 긴장이 날줄과 씨줄로 얽혔다.

한국에서 재난 영화를 만들 때, 기준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여선 게임이 안된다. 얼마나 많은 건물이 무너지고, 얼마나 거대한 재난이 벌어질지 규모의 경쟁을 벌인다면 승산이 없다. '엑시트'는 얼마나 큰 재난인지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재난에서 어떻게 탈출하냐에 승부수를 던졌다. 산악 등반 능력 정도만 있는 평범한 남녀가 재난에서 어떻게 탈출하고, 어떻게 남들을 구할지, 그렇다면 이들에게 어떤 절망들이 놓일지, 그것에 초점을 맞췄다.

맨몸으로 승부 하는 영화니 배우들이 열심이여야 했던 건 당연지사. 조정석은 '엑시트' 시나리오에 반해 투자가 확정돼 제작에 돌입할 때까지 1년을 기다렸다. 찌질하게 웃기고, 죽어라 뛰고, 열심히 매달리면서, 감정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조정석 만한 배우가 없었다고 제작진은 입을 모은다.

임윤아는 '엑시트' 흥행에 히든카드다. 비밀병기다. 임윤아가 맡은 의주는 남자가 구해주길 바라는 재난영화의 전형적인 여주인공도 아니요, 똑똑한 척 하다 민폐 끼치는 전형적인 여자 캐릭터도 아니다. 강단 있고, 털털하고, 능력 있고, 용감하다. 무엇보다 잘 달린다. 열심이다. '엑시트' 제작진은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 출연한 임윤아를 보고 내심 염두에 뒀다는 후문이다. 건전하고 밝고 털털한 에너지. 제작사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는 "시대와 걸 맞는 여주인공이다"며 "임윤아를 배우로 인식시킬 수 있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난영화에선 재난이 또 다른 주인공인 법. 유독가스 테러라는 재난이 '엑시트'에서 어떻게 보여지느냐도 관건이다. 가스를 어떻게 공포스럽게 구현했느냐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제작진은 흔히 접할 수 있는, 하지만 잊고 지내는 일상 속 공간 이 어떻게 공포스럽게 바뀌는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특히 후반 15분은 영화 속 시간과 실제 시간을 거의 비슷하게 편집해 체감의 공포를 극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근 감독은 류승완 감독의 연출부 출신이다. 영화 한다고 매일매일을 보냈지만 언제 꿈을 이룰지 모를 나날이었던 '엑시트' 용남과 닮았다. 그가 직접 쓴 시나리오엔 그의 청춘과 꿈이 담겼다. 이상근 감독의 데뷔작 '엑시트'가 희망으로 나가는 탈출구가 될지, 7월 31일 관객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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