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스 박솔→에놉이란 새로운 시도[★FULL인터뷰]

공미나 기자 / 입력 : 2019.07.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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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해피로봇레코드


밴드 솔루션스 프런트맨 박솔이 에놉(ENOB)이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그의 첫 싱글 '데자부'(DEJA VU)는 박솔 대신 에놉이란 새 이름이 왜 필요했는지 단번에 이해되는 음악이었다.

Mnet '슈퍼스타K3'에 출연해 처음 얼굴을 알린 에놉은 2012년 밴드 '솔루션스'를 결성, 영미 팝 밴드를 연상시키는 음색과 퓨쳐팝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주목받았다. 이후 2016년 10월 미국 투어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동아시아 4개국을 대표하는 밴드와 함께 파 이스트 유니언(Far East Union) 4개국 서킷 투어, 스페인 프리마베라 사운드에 참여하는 등 국내 및 해외의 다양한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사실 에놉은 솔루션스 활동 이전에도 솔로로서 음악 활동을 펼쳤다. 당시엔 본명 박솔로 어쿠스틱 포크 장르 음악들을 발표했다. 에놉은 "그때의 저와 지금의 저 사이에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며 새롭게 이름을 붙인 이유도 그 때의 음악과 구분 짓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름을 새로 지은 건 사람들이 제 솔로 음원을 들었을 때 솔루션스라던가 예전의 저와 분리해서 봤으면 좋겠다는 이유 때문이에요. 솔루션스의 프런트맨으로 긴 시간 활동하다 보니 솔로는 이름을 비롯해 어느 정도 분리를 시켜야 스위치 온오프(on-off)가 될 것 같았어요."

'ENOB'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심플하고 텍스트로 봤을 때 예쁜 단어"를 원했다는 에놉은 '뼈'를 뜻하는 영어 단어 'BONE'을 뒤집어서 이름을 탄생시켰다.


"원래는 이름을 '본(BONE)'으로 하려고 했는데, 회의 도중에 한 직원이 글자를 뒤집어서 '에놉(ENOB)'으로 의견을 냈어요. '본'이 영어로 뼈라는 단언데, 한자로 했을 때는 기본(本)이에요. 어느 정도 이어지는 것 같아서 재밌게 느껴졌어요. 이름을 디자인적으로도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라는 뼈대에 어떤 옷을 입혀도 소화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자는 의미도 담았어요."

데뷔 싱글 '데자부'는 칠(Chill)한 사운드를 가진 피비 알앤비(PB R&B) 스타일의 곡이다. 힙합 크루 우주비행의 래퍼 최엘비가 피처링으로 참여,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나잠수가 믹스 및 마스터링 엔지니어로 참여했다. 솔루션스로 보여온 록 스타일과 다른 몽환적인 사운드가 돋보인다.

솔로 작업을 하며 지난해부터 12~14곡 정도의 데모곡을 작업했다. '데자부'는 대중에게 에놉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적합한 곡이라고 생각, 첫 싱글로 결정됐다.

"몇 년 전부터 더 많이 듣고 관심을 많이 갖기 시작한 게 알앤비 힙합이었어요. 이런 걸 해보면 어떨까 상상하다가, 어느 순간 '내 걸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통 알앤비는 아니지만 내 방식대로 해석하면 내 것으로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운드의 변화는 가사에도 영향을 끼쳤다. 큰 무대를 고려한 솔루션스의 음악이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았다면, 에놉의 음악은 보다 세밀하고 구체적인 가사들을 담아냈다.

"솔루션스 음악은 록이고, 사운드 자체가 큰 공간에서 라이브 할 때 에너지가 살아나는 곡이에요. 그런 노래에 너무 개인적인 노래를 담으면 안 어울리죠. 그 그릇에 맞는 내용을 담다 보니 넓은 얘기를 하게 돼요. 사람에 관한 얘기, 삶에 관한 얘기. 사랑도 내 개인적인 사랑보다는 대부분 사람들이 느끼는 사랑을 노래해요. 반면 에놉은 더 개인적이고, 수필 같은 가사들이죠. 특히 밴드는 함께 만들지만 솔로 음악은 혼자 작업하기 때문에 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풀 수 있어요."

보컬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솔루션스 음악을 부를 때는 "목소리가 악기를 뚫고 나오기 위해 힘이 들어가야 했다"면, 에놉 음악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말하듯 부드러운 보컬"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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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해피로봇레코드


에놉의 2019년은 솔로와 밴드 활동을 병행하며 바쁘게 흘러갈 전망이다. 먼저 그는 7월 말 솔루션스로도 컴백을 앞두고 있다. 그는 솔루션스 앨범에 대해서 "처음으로 회귀하는 앨범"이라며 "'1, 2집의 느낌을 다시 찾아가 보자'는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귀띔했다.

솔로 활동에 대해서는 "올해 추가로 싱글을 더 내고, 내년쯤 EP 혹은 정규 앨범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장르적으로도 "첫 시작은 피비 알앤비지만, 향후에 모타운(Motown) 감성을 가지고 더 칠한 느낌의 음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츰 장르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며 "5년, 10년 뒤에 내 음악을 들었을 때 스스로 만족하고 자랑스러우면 되는 것 같아요"고 덧붙였다.

솔로 음악을 통해 더 솔직한 이야기들을 풀어가고 싶다는 에놉은 자신의 이야기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질 수 있길 바랐다.

"제가 하는 이야기들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솔로 음악을 통해 더 솔직해지고 싶어요. 더 뻔뻔해져서 쑥스러워하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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