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호가 시장에 나온다면? 'MLB식 빅딜' KBO는 왜 안되나 [★이슈]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7.02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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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관중이 들어찬 잠실구장(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OSEN
프로야구에 7월은 트레이드의 계절이다. 시즌 절반을 치르면서 각 구단의 강점과 약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포스트시즌 진출 혹은 우승을 위해 전력보강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시즌 중 트레이드 마감시한도 7월31일이다.

최근 몇 년간 KBO리그를 봐도 7월 말 트레이드가 빈번하게 이뤄졌다. 2015년 7월24일 LG-SK의 정의윤-진해수 등 3대3 맞교환, 2016년 7월31일 SK-KIA의 고효준-임준혁, 2017년 7월31일 넥센-KIA의 김세현-이승호 등 2대2 트레이드가 있었고, 지난해에도 7월31일 SK 문광은과 LG 강승호가 유니폼을 맞바꿔 입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더욱 파격적인 간판선수 트레이드가 성사되곤 한다. 2017년 7월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유망주 3명을 내보내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를 데려와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해 LA 다저스도 유망주 출혈을 감수하며 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스 다르빗슈 유를 영입해 대권에 도전했다.

KBO리그에 비유하자면, 현재 최하위인 롯데가 간판타자 이대호를 우승을 노리는 팀에 매물로 내놓고 유망주를 대거 수혈해 리빌딩에 돌입하는 셈이다.

◇ KBO 파격 트레이드, 아직은...


하지만 국내 현실상 아직은 꿈만 같은 이야기다. 메이저리그는 야구를 철저히 비즈니스로 본다. KBO리그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10개 구단 선수들은 거의 학연, 지연 등 선후배 관계로 얽혀 있다. 사람으로 '거래를 한다'는 인식에 아직 거부감이 더 드는 것이 사실이다.

현장과 프런트는 성공에 대한 확신보다 실패했을 때 후폭풍이 두려워 과감한 결단을 못 내리기도 한다. 트레이드란 두 팀이 합의를 해야 이뤄지는 것인데 한 쪽이 마음을 먹는다 해도 상대가 주저하면 결국 불발된다. KBO리그에서 시즌 도중은 물론 비시즌에도 대형 트레이드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다.

A구단 단장은 "성공하면 다행인데 실패했다가는 뒷감당이 되지 않는다. 다들 그런 점을 걱정한다. 특히 우리나라 여론은 그런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게 욕을 먹을 바에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의식이 더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 5위만 해도 가을야구, 리빌딩 명분 약해

메이저리그와 같은 리빌딩 자체가 KBO리그에서는 어렵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간판선수를 데려간 팀은 당장 우승이 가능할 수 있다. 반면 내준 팀은 유망주를 데려와 모은다고 해도 수년 내 강팀으로 발돋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B팀 감독은 "메이저리그처럼 몇 년 동안 꼴찌하면서 리빌딩한다고 하면 누가 기다려 주나"고 반문하며 "아마 일본도 그런 빅딜은 잘 안 한다. 우리나라가 일본 야구를 받아왔고 요즘에 미국을 배우면서 섞여 있다. 태생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10개 구단 중 절반인 5개 팀이 챔피언을 다투는 포스트시즌 방식도 한 몫 한다. 일단 5등만 하면 가을야구에 진출한다. '윈 나우(Win Now)'와 '리빌딩'의 경계가 모호하다. 아무리 하위권 팀이라도 시즌이 한창인 7월에 간판 선수를 내놓고 시즌을 접을 명분이 없다. 1일 현재 최하위인 롯데도 5위 NC와 7.5경기 차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뒤집기가 불가능한 격차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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