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캐디, 노 카트’ 아마추어 대회? 평소 체력 보강이 먼저다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9.07.01 07:00 / 조회 :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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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배 제43회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윤이나(창원남중 3학년·앞줄 오른쪽).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한국골프협회
강민구배 제43회 한국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가 개막한 지난 달 25일 유성컨트리클럽.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 속에 열린 경기에서 선수들은 18홀 내내 골프백을 얹은 수동·전동 카트를 손으로 끌고 다니거나 골프백을 어깨에 메고 걸었다. 캐디도 없이 혼자서 코스 공략을 결정하고 그린을 읽으며 플레이하는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졌다.

지난해까지 대부분 국내 아마추어 대회는 주말 골퍼들처럼 4명이 한 조로 전동카트를 타고 다녔고, 클럽하우스 캐디가 조언을 해주고 클럽을 건넸다.

한국 아마 골프가 '노 캐디, 노 카트'를 시도하는 것은 최근 국제대회 성적이 나쁘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아일랜드 더블린 세계아마추어팀선수권대회에서 남자는 72개 출전국 중 23위에 그쳤고, 여자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를 했다.

2016년 대회에서 여자는 우승, 남자는 13위였다. 대한골프협회는 성적이 나빠지는 이유가 체력 부족이라고 보고, ‘셀프백’ 대회를 시작했다. 국내 선수들이 일찍 은퇴하는 조로(早老) 현상도 주니어 시절 체력을 키우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도 한 몫 거들었다.

‘노카트, 노캐디 대회’는 세계적인 추세다. 호주와 미국의 주요 대회는 ‘노카트, 노캐디’가 기본이며 세계 아마추어 대회도 이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어쩔 수 없이 ‘노카트, 노캐디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대회를 통해 체력을 키운다는 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체력 보강 훈련은 평소에 열심히 하고, 대회에서는 코스 공략 등 플레이에 집중해야 하는 탓이다. 그러므로 평소 체력과 기술 훈련을 ‘3:7 비율’로 했다면 이제는 ‘5:5’ 혹은 ‘6:4’나 ‘7:3’ 정도로 체력훈련을 우선시해야 한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88서울올림픽에서 기적의 금메달을 따냈다. 우승의 원동력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투지 넘치는 플레이였다. 고병훈 감독은 후반전에 늘 지치는 선수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선수들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채우며 태릉선수촌 뒷산을 오르내리게 했다. 만약 하체를 단련시킨다고 연습 경기 때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선수들을 뛰게 했으면 어땠을까. 여론의 지탄은 물론, 체력 강화 효과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의 영웅 손기정옹(1912~2012년)은 세계신기록(2시간 29분 19초2)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역시 모래주머니를 발목에 차고 강훈련을 했다. 그러나 연습레이스 때는 모래주머니를 차지 않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마추어 골프선수들의 체력은 평소 웨이트 트레이닝 때 단련시켜야지, 경기 중 카트를 밀며 끌며 강화한다는 것은 다소 어처구니가 없다. 대한골프협회의 전략 수정이 요구된다. 선수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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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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