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보는 송강호X박해일X전미선 '나랏말싸미', 여름 극장 출사표 [종합]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9.06.25 12:18 / 조회 : 1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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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와 박해일, 전미선이 출연한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가 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25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나랏말싸미’ (감독 조철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나랏말싸미’는 세종대왕이 사대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천대받던 신분인 스님 신미와 훈민정음을 만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송강호가 세종 대왕 역을, 박해일이 신미 스님 역을, 전미선이 소헌왕후 역을 연기했다. 30년 동안 영화제작자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온 조철현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조철현 감독은 "원래 제목을 '훈민정음'으로 하려다가 작가가 우리말로 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내서 '나랏말싸미'로 지었다"며 "사극을 만드는데 많이 참여하면서 우리나라 오천년 역사 중에서 가장 위대한 성취는 팔만대장경과 훈민정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로 만들고자 한 건 15년 됐다. 그러다가 몇 년 전 팔만대장경과 훈민정음 사이에 신미스님이란 연결고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설정이 마음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 할 수 있는 훈민정음 창제가 왜 비밀 작업이었을까, 유교 국가의 왕이 불교의 승려와 국가의 문자를 만든다면 비밀일 수 밖에 없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예컨대 기독교 국가에서 왕이 이슬람 성직자와 국가의 문자를 만든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설정을 근간에 두고 한글 창제 원리와 만드는 과정을 씨줄로, 세종대왕과 소원왕후 신미스님 등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의 인연을 날줄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조철현 감독은 "개인적으론 돌아가신 어머님의 평생 한이 글자를 모르는 것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세종대왕을 연기한 송강호는 "버겁기도 했지만 벅차고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사극이 세 편째인데 '사도'에서 영조대왕을 하고 또 다시 왕을 연기하는 데 그것도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성군인 세종대왕을 연기한다는 게 부담도 됐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한편으론 이런 기회에 안하면 또 언제 해보겠나, 이런 생각도 해봤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종대왕 이야기는 많지만 외로운 고뇌, 고통, 이런 것들을 심도 깊게 접하고 만나지는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결과물인 한글을 고통스런 환경 속에서도 신념을 갖고 군주로서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 등을 이 작품을 통해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박해일을 조철현 감독에게 소개시켜 영화 캐스팅에 일조했다. 조철현 감독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과거 박해일은 내가 연출하려 한 영화 캐스팅을 고사하기도 했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송강호 소개로 만났는데 삭발도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에 박해일이 "오늘 감독님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신 것 같다"고 말해 다시 한 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해일은 "대한민국 모두가 알고 있는 세종대왕 이야기인 동시에 그 위대함 속에 가려져 있는 인간적인 고민, 평범한 모습이 담겨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개인적으론 한글 창제 과정에 조력자가 스님이었다는 게 호기심이 컸다. 그 호기심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신미 스님을 연기하기 위해 삭발을 한 박해일은 "크게 안 어울린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다"며 웃었다. 이에 송강호가 "제가 본 것 중 가장 예쁜 두상을 갖고 있다. 자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또 박해일은 "스님을 연기하는 데 어색하지 않아야 해서 최소한 절에도 가보고 스님들을 만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조철현 감독은 "박해일의 삭발식은 스님들을 모시고 실제 승려 되시는 분과 똑같이 했다. 점점 박해일이 신미 스님에 빙의된 듯 연기하더라. 큰 사찰의 스님들이 박해일을 보고 당신들보다 더 스님 같다고 하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해일은 극 중 불교 경전에 담긴 범어(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등등에 능숙한 인물로 출연, 영화 속에서 산스크리트어로 감정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해일은 "예전에 만주어도 영화 속에서 해봤는데 산스크리트어가 훨씬 어려웠다. 단지 모사, 흉내 뿐 아니라 중요한 감정을 담아내야 했다. 그래도 만족스럽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전미선은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만에 송강호, 박해일과 다시 영화에서 연기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전미선은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만에 다시 송강호, 박해일과 다시 연기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영화를 해서 그 때 만났던 느낌이나 지금이나 똑같았다"면서 "더 의지했다. 말이 필요없고 예전에 만난 오빠, 동생 그 느낌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조철현 감독은 전미선이 연기한 소헌왕후 역을 "'나랏말싸미'는 소헌왕후라는 한 명의 대장부와 두 명의 졸장부가 있고, 이 대장부를 통해 두 명의 졸방부가 대장부가 되는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높이 평가했다. 전미선의 팬이었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이에 전미선은 "가정 안에서 아내는 내조를 하는 역인데 별로 티가 안나서 마음이 아프다"면서 "내가 하고 싶었던 말, 하고 싶었던 성품이 시나리오 속 소헌왕후에 정확히 있어서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화답했다.

조철현 감독은 "'다빈치코드'에 여러 가지 문화 코드가 숨겨 있듯 '훈민정음'에도 여러 숨겨진 코드들이 있다. '나랏말싸미'를 통해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고 영화에 대한 기대를 부탁했다.

믿고보는 배우들과 베테랑 신인감독이 함께 한 '나랏말싸미'가 관객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영화는 7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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