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토털사커'의 이해...축구가 쉬워진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19.06.25 05:17 / 조회 :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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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축구의 발달사를 살펴보면 4년 주기로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은 축구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요소는 바로 포메이션으로 FIFA월드컵을 계기로 포메이션에 대한 변화는 두드러지다. 결국 이는 축구 발전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과연 앞으로 포메이션 변화가 어떻게 변화되어 축구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현대축구는 ‘시간과 공간의 싸움’으로 대변된다. 이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밑바탕에 자리잡고 있는 '토털사커'에 대한 이론적 사실을 반드시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 객관적으로 '토털사커'는 전원공격, 전원수비 축구로 이해되어 오고 있다. 물론, '토털사커'는 최전방 공격수도 수비하고 최후방 수비수도 공격하며 팀 전체가 함께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축구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성립되는 전술이다. 다만 '토털사커'를 더 나아가 현대축구를 보다 주관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길 원한다면 전원공격, 전원수비 축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나의 전술로서 나타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목적이 무엇인지에 관해 자세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토털사커'는 1950~1960년대 당시 엘레니오 에레라 전 인터 밀란 감독에 의해 고안되어 황금기를 이끈 ‘카데나치오(빗장수비)'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탄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토털사커'는 이탈리아의 고전적인 경기 스타일로 대변되는 수비축구를 무너뜨리기 위해 등장한 공격축구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다. 이에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앞으로 전진하려는 축구가 필요했다. 따라서 네덜란드 아약스,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네덜란드 대표팀 등의 사령탑으로서, ‘현대축구의 아버지’ 고(故)라고 불리는 리누스 미헬스 감독은 '토털사커'를 하나의 완성된 경기 스타일로 정립시켰다.

1960년대 당시 대부분의 팀들은 수비 시 자기 진영 3/4 지역이하 까지 후퇴를 하여 수비를 형성했다. 반면 상대 팀은 공격이후에도 되도록 후퇴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차이점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발생했다.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며 상대 진영 쪽으로 전진한 후, 볼을 인터셉트를 당한 이후에도 좀처럼 후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볼을 인터셉트하기 위해 압박을 시도했다. 즉, 수비할 때에도 ‘공격’을 염두에 두고 수비 태세를 갖췄던 것이다. 이는 곧 후퇴하여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전진하며 압박을 시도하여 보다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래서 '토털사커' 창시자인 리누스 미헬스 감독은 자신의 경기 스타일을 '토털사커'가 아닌 ‘압박축구’로 지칭했다. 리누스 미헬스 감독은 “왜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된 직후 쓸데없이 많은 거리를 후퇴해야 하는가? 수비를 위해 50m 정도를 후퇴하면 공격을 위해 다시금 50m 정도를 전진해야 한다.”라며 당시 축구의 비효율성을 역설했다. 결국 리누스 미헬스 감독은 이 같은 비효율성 축구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지 않고 최전방 공격수를 포함한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볼을 쫓아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축구를 구사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경기 방식의 축구는 포워드가 공격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움직여야 할 거리는 약 15m 정도면 충분했다. 일반적으로 '토털사커'는 엄청난 체력이 요구되는 경기 스타일로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전설 요한 크라이프는 이러한 평가에 좀처럼 동의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토털사커'가 기존의 경기방식에 비해 많은 활동량과 풍부한 스테미너를 요구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토털사커'의 구현으로 인해 선수들 개개인이 ‘이동’이 아닌 ‘공격’에 보다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게 된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는 곧 '토털사커'가 공격 시 공격수가 자기 진영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고, 수비수가 기습적으로 오버래핑하여 공격에 가담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털사커'의 전원공격. 전원수비는 팀 전체가 이동해야 할 거리를 최소화시켰을 때 비로소 100% 완벽한 형태로 성립되는 전술 축구다. 공격과 수비를 위해 105m에 달하는 그라운드의 터치라인 거리를 끊임없이 왕복하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오랜 시간을 상대 진영에서 플레이하기 위한 경기방식이 바로 '토털사커'인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전방 공격수를 포함한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을 시도해야 한다. 이처럼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강한 전진성향을 지닌 '토털사커'를 성립시키기 위한 필수 불가결의 조건은 바로 ‘지속적인 높은 라인의 유지다. 사실 90분 경기동안(내내) 후퇴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지 않고 오랫동안 상대 진영을 지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토털사커'를 구사하는 팀의 최후방 라인은 평균적으로 높은 지점에 수비 위치를 형성하기 마련이다. 이에 리누스 미헬스 감독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배후공간을 효과적으로 커버하기 위해 오프사이드 트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압박과 함께 '토털사커'에서 나타난 또 한 가지 특징은 바로 격렬한 포지션 체인지다. 공격 상황에서 네덜란드 팀은 결코 정해진 포지션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팀이 아니었으며, 리누스 미헬스 감독은 선수들에게 포지션이 아닌 공간을 기준으로 움직이며 유기적으로 역할을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토털사커'의 경기방식이 철저한 포지션의 분업화가 당연시되고 있던 당시 축구계에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음은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주지의 사실이다. 패스하고 움직이고, 다시 패스하고 움직이는 '토털사커'의 ‘패스&무브’ 방식은 현대축구에서도 공격을 전개해나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패스&무브의 도입은 짧은 패스의 연결을 바탕으로 한 공격의 전개가 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짐을 의미했는데, 선수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면 활발할수록 원터치. 투터치로 빠르게 볼을 처리하기가 용이해진다는 원리는 그리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축구가 1960년대 보다 많이 발전했다해도 '토털사커'의 핵심만은 거스를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김병윤(전 용인시축구센터 전임지도자)

사진 게티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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