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엑스칼리버', 김준수가 그리는 新 카멜롯의 왕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06.26 09:20 / 조회 : 2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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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엑스칼리버' 아더 김준수 캐릭터 포스터 /사진제공=EMK


뮤지컬 배우 겸 가수 김준수가 '마타하리'와 '웃는 남자'로 한국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역사를 쓴 EMK뮤지컬컴퍼니의 세 번째 오리지널 극 '엑스칼리버'로 돌아왔다.


'엑스칼리버'는 지난 2013년 뉴욕에서 첫 워크숍을 시작으로 2014년 스위스의 세인트 갈렌 극장에서 '아더-엑스칼리버'라는 타이틀로 첫 선을 보이며 개발 중이던 작품이었다. EMK뮤지컬컴퍼니는 오랜 검토 끝에 월드와이드 공연 판권을 확보해 2019년 6월 한국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일 것을 결정했다. 현재 '엑스칼리버'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 중이다.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혼란스러운 고대 영국을 지켜낸 신화 속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평범한 한 사람이 빛나는 제왕으로 거듭나는 여정을 그렸다. '엑스칼리버'는 고전 '아더왕의 전설'을 무대에 올렸다. 아더왕의 전설은 서양 판타지 문학의 성립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전설이자 켈트족에 속하는 영웅의 이야기. 아더왕은 원탁의 기사들을 다스리는 왕으로 나온다. 또한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단 이야기는 이후 유럽 사회에 기사도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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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EMK


6세기 영국은 암흑의 시대였다. 색슨족의 침략과 왕들의 내전으로 전쟁이 계속됐다. 전쟁으로 우더 펜드라곤 왕이 사망한다. 드루이드교의 마법사 겸 예언가인 멀린(김준현, 손준호 분)은 새로운 왕 아더(카이, 김준수, 도겸 분)를 왕좌에 앉히기 위해 오래된 계획을 실행한다. 아더는 자신이 왕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평범하게 살아간다. 평범한 아더는 멀린을 만나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받아들인다.


뮤지컬 배우 카이, 도겸과 함께 아더를 연기한 김준수의 표현력은 더 깊어졌다. 김준수는 지난 2010년 뮤지컬 '모차트르!'로 데뷔 후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디셈버',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 자신만의 매력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아더는 왕의 운명을 타고난 카리스마와 존재감을 지닌 청년이다. 김준수가 그리는 아더는 18세의 평범한 소년의 모습부터 사랑, 고뇌, 각성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고난을 딛고 진정한 카멜롯의 왕으로 거듭나는 감정 변화를 디테일하게 그려냈다.

김준수는 발랄하고 평범한 18세의 청년에서 신의 검 엑스칼리버의 주인이 되는 아더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처음엔 자신의 운명에 의구심을 가졌지만 이내 순응한다. 또한 왕으로 즉위한 뒤에는 엑스칼리버의 무게감과 믿기 힘든 진실 앞에 방황한다. 그는 방황도 잠시 새로운 카멜롯의 왕으로 거듭난다. 그 과정에서 선보이는 가창력은 아더의 마음을 이해하게 만든다. 특히 멀린으로부터 자신의 운명을 듣고 부르는 넘버 '난 나의 것'은 혼란스럽고 솔직한 아더의 마음을, 진정한 제왕으로 거듭나기 전 고뇌하며 부르는 넘버 '왕이 된다는 것은'은 강인한 아더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엑스칼리버'는 김준수의 깊어진 표현력과 가창력 뿐만 아니라 화려한 무대 장치로 시선을 압도한다. 아더가 살던 마을, 색슨족이 침략한 수도원, 색슨족이 장악한 우더 펜드라곤의 성, 아더가 새롭게 일궈낸 카멜롯 등의 장소는 넓은 무대를 가득 채웠다. 화려함과 동시에 신비한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아더가 오르는 거대한 바위산은 그의 결연함까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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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EMK


김준수의 의상이 바뀌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다. 김준수의 의상은 총 여섯 번이 바뀐다. 첫 등장부터 엔딩까지 그의 지위 변화와 심경 변화 등에 따른 것이다. 그 중 기네비어(김소향 민경아 분)와의 결혼식에서 착용하는 의상은 반짝이는 디테일을 눈여겨 봐야할 듯하다.

여타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국내 최대 규모 70여명이 등장하는 전투신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액션블록버스터급의 전투신을 기대했지만 다소 아쉬움을 자아낸다. 심장 박동수를 증가하는 넘버와 비 내리는 효과에 반비례하는 슬로모션의 아더, 랜슬럿(엄기준 이지훈 박강현 분) 그리고 색슨족의 울프스탄(이상준 분) 결투는 몰입감을 떨어지게 만든다. 그럼에도 화려한 무대 장치, 귀를 사로잡는 넘버로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엑스칼리버'는 오는 8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추신 : 김준수의 깊어진 표현력과 가창력을 조금 더 가깝게 느끼고 싶다면, 오른쪽 블럭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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