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기다린' KIA 전상현 "'인생 구속', 하루하루가 행복" [★인터뷰]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6.24 19:22 / 조회 : 4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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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우완 영건' 전상현. /사진=김동영 기자



KIA 타이거즈의 2019년 최고 수확을 꼽자면 '불펜'을 들 수 있다. 2017년 통합우승 시즌에도 불펜은 고민이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 그러나 올해는 '최대 강점'으로 꼽아도 이상하지 않다. 그 한 축이 고졸 4년차 우완 전상현(23)이다. 완전히 달라진 모습. 스스로도 "내가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라며 감탄했다.


전상현은 올 시즌 23경기에서 25⅔이닝을 소화하며 4패 6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승리는 없지만, KIA 필승조의 당당한 일원이다. 지난 3년간을 생각하면 아예 '다른 투수'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단 첫 시즌이던 2016년 8경기 등판에 그쳤다. 2패 1홀드, 평균자책점도 8.10이 전부. 시즌 후 상무에 입단했고, 2018년 전역 후 1군에 등록됐다. 5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10을 기록했다. 역시나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하지만 2019년은 다르다. 무엇보다 구속이 늘었다. KIA 구단에 따르면, 전상현은 2018년 속구 평균 시속 138km를 기록했다. 올해는 142km를 찍는 중. 최고 147km까지 나왔다. 단 몇 달 사이에 평균 구속이 4km나 상승했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도 아니다. 9이닝당 9.82개의 탈삼진을 잡고 있으며, 탈삼진 비율도 26.7%로 좋다. 구위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 28탈삼진/8볼넷으로 탈삼진/볼넷 비율도 3.5다. 제구도 괜찮다. 피안타율도 0.232로 좋다. 갖출 것은 다 갖췄다는 의미. 이러니 잘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지난 23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전상현은 "구위와 구속이 좋아지면서 결과도 잘 나오는 것 같다. 구속은 '인생 구속'이다. 올 시즌 상상만 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선한 얼굴에 웃음이 깃들었다.

그러면서도 "타이트한 상황에 나가도 부담은 없다. 나는 오히려 그런 것을 즐기는 것 같다. 후회 없이 던지고 있다"며 당찬 모습도 보였다. 다음은 전상현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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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불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전상현.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올 시즌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입대 전 혹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뭐가 달라졌나.

▶구위와 구속이 좋아지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그래서 결과도 잘 나오는 것 같다. 처음부터 '맞더라도 후회 없이 던지자'는 생각을 하면서 던졌다.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투구폼이 간결해진 것 같다.

▶2군에서부터 계속 연습을 했다. 하체 쓰는 법을 배웠다. 아직까지 확실한 것은 아닌데, 계속 신경을 쓰고 있다.

-구속이 많이 증가했다.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구속이 나오는 것도 처음이다. '인생 구속'이다. 나도 놀랄 정도다. '나도 이렇게 던질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2군에서 양일환 코치님, 곽정철 코치님께 하체 쓰는 법을 배웠다. 그 전에는 상체로만 던졌다. 상체로만 던지면 한계가 있다고 하시더라. 계속 연습을 했고, 1군에 올라와서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2018년까지 출전 경기가 13경기인데, 올해 벌써 23경기다. 체력은 괜찮나.

▶딱히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주변에서는 '처음보다 구속이나 구위가 떨어져 보인다'고 하더라. 최근에는 많이 먹고, 살 빠지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 중이다. 여름에 살이 좀 빠진다. 한 끼 안 먹고 그러면 빠지는 스타일이다. 살을 찌우려고 노력했다. 많이 먹고 있다.

-멀티 이닝 소화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딱히 아픈 곳은 없고, 솔직히 부담도 크지는 않다. 오히려 책임감을 느낀다. 문제없다. 구단에서 워낙 관리를 잘 해주고 계신다. 무리가 되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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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우완 전상현.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타이트한 상황에서 출전하는 것은 괜찮나.

▶나는 좀 즐기는 편인 것 같다. 긴장하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부담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는다.

-올 시즌 호투하면서 팬들의 사랑도 많이 받는 것 같다.

▶제가 인기가 높나요?(웃음) 1군에서 이렇게 뛰는 상상은 했다. 막상 뛰니까 정말 기분 좋다. 영광스럽다. '이런 곳이구나', '이런 곳에서 나도 야구를 할 수 있구나' 싶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야구가 즐겁다. 누구나 1군을 꿈꾸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더 욕심이 나는 부분이 있다면.

▶지금 내가 무언가 욕심을 부릴 상황이 아니다. 지금 자리도 충분히 감사하다. 올 시즌 목표는 풀타임이다. 다른 큰 목표나 수치적인 목표는 없다. 올해는 풀타임이 처음이니까 경험을 쌓고, 배우고자 한다. 풀타임을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선배들은 잘해 주는지.

▶다들 너무 잘해주신다. 딱히 꼽기가 어렵다. 코치님들도 멘탈 부분을 비롯해 여러 부분에서 잘 챙겨주시고, 신경 써주신다. 감사하다.

-각오를 밝힌다면.

▶많이 응원해주시는 만큼,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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