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단 91구 완봉 페이스' 소사, 왜 8회에 바로 교체했을까

SK 소사. /AFPBBNews=뉴스1

SK 외국인 투수 소사(34)가 첫 경기 부진을 딛고 두 번째 경기에 이어 3번째 경기서도 완벽투를 펼쳤다. 완봉승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무리하지 않았다.

SK 와이번스는 지난 21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홈 경기에서 14-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SK는 49승 1무 25패를 마크하며 리그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2위 두산과 승차는 2경기로 더욱 벌렸다. 반면 두산은 4연승을 마감한 채 48승 28패를 마크했다.

이날 SK 선발 소사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시즌 2승 달성에 성공했다. 포크볼 46개, 속구 34개, 슬라이더 11개를 각각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다. 스트라이크는 63개, 볼은 28개일 정도로 제구가 좋았다.

앞서 소사는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치른 국내 무대 복귀전에서 부진했다. 지난 9일 삼성전에서 4이닝 7피안타(3피홈런) 3볼넷 2탈삼진 8실점(8자책)으로 크게 흔들리며 한국 무대 복귀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15일 NC와 맞붙은 두 번째 경기서는 6이닝 3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리고 이날 세 번째 경기서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13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에 성공했다.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SK 감독은 "우리 팀의 선발 투수들은 책임 이닝 수로 6이닝 정도를 늘 생각하고 있다"면서 "물론 7이닝을 던지면 더 좋다. 또 8이닝을 던진다면 매우 좋겠지만, 사실 그건 1년에 몇 경기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소사의 예상 투구 수에 대해 "100개 아니, 110개까지 던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소사는 완벽투를 펼친 뒤 7이닝 동안 투구수 91개를 채운 시점에서 마운드를 8회 김태훈에게 넘겼다. 완봉 페이스였음에도 불구하고 SK 벤치는 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었다. 교체 이후 SK 관계자는 소사의 몸 상태에 대해 "어디 아픈 건 없다"고 밝혔다.

그럼 SK 벤치는 왜 소사를 이른 시점에 내렸을까. 이유는 염경엽 감독의 '투수 지론'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염 감독은 평소 "투수가 잘 던지고 있을 때 좋은 기억을 가진 상태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는 게 중요하다. 이는 심리적으로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좀 더 이닝을 길게 끌고 가다가 주자를 내보내거나 혹은 실점을 내준 뒤 내려오는 건 투수에게 좋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5일 NC전에서 소사는 6이닝 동안 94개의 공만 던진 뒤 7회부터 마운드를 김태훈에게 넘겼다. 결국 당시 SK는 7회 김태훈, 8회 정영일, 9회 하재훈이 마운드에 차례로 올라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경기서는 7회까지 소사가 던진 뒤 8회 김태훈, 9회 박희수가 차례로 마운드에 오른 끝에 승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소사가 두산의 강한 중심 타선을 꽁꽁 묶으며 좋은 피칭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소사의 교체 이유에 대해 "최대 110개까지 던질 수는 있지만 굳이 무리를 시키진 않을 생각이었다. 투구수 100개 이전에 좋았을 때 끊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승리투수가 된 소사는 "복귀 첫 경기에 실점이 많아 더 이상 실점하기 싫었는데 2경기 연속으로 실점하지 않아 다행이다. 첫 경기에 대한 기억은 잊었다. 경기 전부터 제구를 낮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부분이 오늘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던 이유 인 것 같다"면서 "팀에서 내게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나도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도록 시즌이 끝날때까지 열심히 할 테니 팬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