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향하는 황금세대, 여자대표팀 위기가 시작된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19.06.20 05:38 / 조회 : 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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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인천공항] 정현준 기자=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조소현(웨스트햄 유나이티드 WFC)으로 대표되는 황금세대가 끝을 향해 달려간다. 오랜 시간 스타에 의존했던 여자대표팀의 위기도 성큼 다가온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일정을 마치고 19일 귀국했다. 16강을 목표로 잡았으나 결과는 3전 3패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조소현(웨스트햄 유나이티드 WFC), 이민아(고베 아이낙) 등 수년간 활약한 선수들을 앞세워 월드컵에 나섰다. 현실은 냉혹했다. 프랑스와 첫 경기부터 압도적으로 밀렸다. 몸싸움, 스피드, 기술 모든 면에서 뒤쳐졌고, 전반 45분 동안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후반 들어 강채림(인천현대제철) 투입 후 활력이 생겼지만, 승기는 크게 기운 뒤였다.

한 번 무너진 흐름을 되찾기는 어려웠다. 프랑스전 대패 여파는 나이지라아와 2차전으로 이어졌고, 한국은 무기력하게 패했다. 3차전 상대 노르웨이에 맞서 한결 나은 경기력을 펼쳤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한국은 지난 2015년 캐나다월드컵 16강 진출 후 4년간 변화한 트렌드를 체감했다. 대표팀 주장 조소현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공수 전환 속도가 빨라졌다. 골대로 다이렉트로 가는 패스도 많다. 속도 면에서 따라가기 힘들었다”라며 한국과 세계 축구의 차이를 설명했다.

한국은 오는 12월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내년 2월 2020 도쿄올림픽 예선전을 치른다. 월드컵에서 얻은 경험으로 더 좋은 활약을 약속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 대표팀에서 활약할 새 얼굴이 부족하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2015년부터 황금세대를 주춧돌로 활용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협할 존재가 장기간 등장하지 않았다. 날이 갈수록 얕아지는 저변, 구조적인 문제가 고질적인 원인으로 꼽혀도 쉽게 해결될 기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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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장 치르게 될 E-1 챔피언십, 도쿄올림픽 예선은 온전한 전력으로 치를 수 있다. 걱정은 4년 뒤다. 4년 뒤면 30대 초∙중반에 접어들 황금세대가 여자대표팀에서 활약한다는 보장이 없다. 남아도 문제다.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이면 고무적이나, 경기력 저하에도 대체자 부재로 뛰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 윤덕여 감독이 "지소연, 조소현 같은 선수들이 나타날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라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낸 이유다.

윤덕여 감독, 조소현은 입을 모아 기회가 주어진다면, 후배들이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넓은 무대에 뛰어들어 경쟁하고, 부딪혀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해외 진출은 선택받은 선수가 아니라면 쉽게 나가기 어렵다. A매치로 국제무대 감각을 쌓을 수 있겠지만, 여자대표팀이 최근 4년 동안 치른 친선전은 겨우 7회. 다른 국가와 맞붙을 기회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게 현실이다.

얕은 선수층은 선수 발굴에 한계를 낳았고, 자연스레 대표팀에 발탁될 선수풀도 좁아진다. 국제무대 경험 부족은 차츰 한국 여자축구 전반에 걸쳐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많은 사람이 지적하는 '실력 부족'은 단순히 한 가지에서 기인하지 않는다.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한국 여자축구의 숙제다.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얻은 소득이라면 김민정, 강채림(이상 인천현대제철)의 등장이다. 김민정은 윤영글(경주한수원), 김정미(인천현대제철)이 부상으로 이탈한 골문에서 선방을 펼치며 기대를 모았다. 강채림은 측면에서 활력을 불어넣어 감초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대표팀을 지킨 황금세대를 계승하려면 더 많은 자원을 손에 쥐어야 한다. 선수 개인, 축구계의 노력이 더해지지 않는다면 4년 뒤 펼쳐질 상황은 지금보다 더 어두워질 수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선수단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지금으로서는 금전적 차원인지, 행정을 염두에 둔 의미인지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여자대표팀은 황금세대가 끝을 향해 달려가며, 새로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월드컵 실패는 여자대표팀, 나아가 한국 여자축구의 위기의식을 고조시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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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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