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8330만원' 여의도 보좌관…"이정재는 절대 없다"

[보좌관이 본 '보좌관'](종합)

머니투데이=백지수 기자, 김민우 기자 / 입력 : 2019.06.18 10:31 / 조회 : 483


드라마 '보좌관'에 놀란 여의도 보좌관…"이정재가 어딨나요"




[보좌관이 본 '보좌관']①공감과 황당 사이, "현실과 동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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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까 여기가 대한민국 심장 같아요."
JTBC 드라마 '보좌관'에서 병아리 인턴비서 한도경(배우 김동준)은 국정감사 시즌 국회를 처음 보고 이같이 말한다. 각 부처 공무원들이 국회로 몰려들어 국감을 준비하고 보좌진들은 그들대로 '국감 아이템'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 그려졌다.

국회 보좌진들은 14일 첫방송된 드라마 '보좌관'을 화제에 올렸다. 정치권을 묘사한 드라마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국회의원이 아닌 국회 보좌관이라는 직업을 다룬 드라마는 처음이었기에 방영전부터 보좌진들의 관심이 쏠렸던 드라마다.

그러나 첫 방송을 본 실제 보좌관들의 반응은 차갑다. "다른 정치 드라마보다 현실적인 묘사들이 보인다"는 긍정적 목소리도 있지만 "너무 과장이 심하다"는 부정적 평가가 상당하다. 세부 배경 묘사는 실제 의원회관과 국회를 가져다 놓은 것 같지만 굵직한 줄거리에서 묘사된 보좌관의 삶이 실제와 괴리가 있다는 평가다. 1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지난 주말 사이 드라마를 시청한 여야 보좌진들에게 관전평을 들었다.

◇"국회의원에게 대드는 보좌관? 말도 안돼"

대다수 국회 보좌진들이 가장 괴리감이 컸다고 한 부분은 대한당 원내대표 송희섭 의원(배우 김갑수)의 수석보좌관인 장태준(배우 이정재)이 송희섭의 라이벌 조갑영 대한당 의원(배우 김홍파)과 싸우는 장면이었다.

조갑영이 송희섭의 부정 의혹을 제기하자 장태준이 역으로 조갑영의 후원금 의혹을 제기하며 당 대표 출마 포기를 유도하는 내용이 1화의 중심 줄거리였다.

장태준이 직접 조갑영을 찾아가 협박하고 조갑영에게 뺨을 맞는 장면이 묘사된 데에 보좌진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의 오상택 비서관은 "그런 일이 있다면 이 바닥을 그만 둘 생각으로 마지막으로 하는 것"이라며 "국회의원도 소문 때문에 다른 방 보좌관의 뺨을 때리거나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소속 의원실의 A 보좌관도 "당 대표 출마 포기를 라이벌 의원의 보좌관이 시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모든 일을 의원의 지시 확인 없이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이 결심해서 상대 의원의 부정에 대한 자료를 모아오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보좌관이 일을 꾸미고 직접 국회의원을 상대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후원자 신상정보, 국회의원도 몰라"

장태준이 조갑영을 무너트리기 위해 조갑영의 후원금 내역서를 확보해 후원자들을 직접 접촉하는 장면도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보좌진들은 입을 모았다. 야당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선거관리위원회 후원금 내역서를 받아보면 이름과 연락처가 다 빠져서 제공되고 고액 후원이 아니면 실명 거론도 안 된다"며 "팩트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실의 한 보좌관도 "후원금 내역서도 사실 선관위가 바로 주지도 않고 주네마네 옥신각신 해야 간신히 받는 것"이라며 "개인 후원금 명단에서 핸드폰 번호를 어떻게 받느냐"고 말했다.

◇"초선 비례도 '헌법기관'…의원간 무시? 있을 수 없는 일"

초선 비례대표 의원인 강선영(배우 신민아)이 국감장에서 상임위원장인 조갑영에게 발언을 무시당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보좌관들은 "현실에서 그러면 난리 난다"고 지적했다.

극중 강선영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갑영과 관련된 기업의 하청업체 파견 노동자에 대한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질의했다. 발끈한 조갑영이 강선영에게 "그런 질문 하지 말라"며 발언을 끊었다.

조갑영은 강신영에게 "이래서 비례대표 여자들은 안된다고 욕을 먹는거야. 질의서 내용이나 더 쌔끈하게 할 생각 해. 본인이 일 못하는데 무슨 탓을 해"라는 대사도 한다.

손혜원 의원실 김성회 보좌관은 "국회의원은 입법기관으로서의 권위를 갖고 질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원 질의 시간에 상임위원장이라도 시비를 걸 수 없다"며 "동료 의원이 (만약 드라마처럼) 그렇게 하면 큰 싸움이 난다"고 말했다.

김 보좌관은 "그 이후 상임위원장이 초선 비례 여성 의원에게 한 코멘트도, 현실에서 그런 말이 오가면 난리가 난다"며 "현실 국회에서는 그런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여성 의원도 없다"고 말했다.

◇"스포트라이트 뒤 그늘에 선 보좌관, 국감 준비 중 코피…현실적"

그럼에도 일부 장면 묘사는 현실적이라는 반응도 있다. 1화 도입부에 이정재가 송희섭의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화이트보드에 표 예측을 하고 선거 전략을 짜는 장면이 실제 같다는 평가들이 많았다.

장태준(이정재)의 친구이자 강선영(신민아) 의원실 수석보좌관인 고석만(배우 임원희)이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의원실로 되돌아 왔다는 설정도 리얼리티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보좌진들 중에는 국회의원뿐 아니라 시 의원·구 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경우들이 많다.

고된 국감 준비 과정도 비교적 현실성이 있다고 평가받았다. 한국당 의원실 소속 한 6급 비서는 "극중 6급 비서 윤혜원(배우 이엘리야)이 국감 준비하다 코피를 쏟았다"며 "실제로 국감 준비 중에 너무 힘들어 코피를 쏟은 적이 있어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여당 초선 의원실 소속 30대 보좌진도 "보좌관이라는 직업이 원래 국회의원보다 한 발짝 뒤에 서는 것"이라며 "연설문을 실컷 작성한 보좌관이 의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컴컴한 무대 뒤에서 의원 뒷모습을 바라보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백지수 기자



'연봉 8330만원' 여의도 보좌관, 너희는 누구냐


[보좌관이 본 '보좌관']②보좌진 A to Z…급여 최대 8330만원, 근무환경 '천차만별'

"국회의원 보좌진은 '코디네이터'다"


보좌진은 입법활동부터 정무적인 영역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조율하고 만들어낸다. 특히 상임위에서 빛난다.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 번뜩이는 정책 아이디어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보좌진들의 노력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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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좌진 보수는…4급 8330만원 =국회의원들은 8명의 보좌직원과 1명의 인턴을 둘 수 있다.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9급 비서 각 1명씩이다.

국회 사무처에는 최근 의원직을 상실한 이완영,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을 제외한 298개 의원실에 약 2300여명(휴직자 포함)의 보좌진이 등록돼 있다.

국회의원실에서 일하는 보좌진은 별정직 공무원이다. 각 직급별로 정해진 만큼 보수를 받는다.

4급 보좌진의 경우 약 8330만원(세전), 5급 비서관은 7350만원, 9급 비서는 3431만원을 받는다. 정근수당과 명절휴가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보좌진은 국회의원실 공고를 통해 채용된다. 사실상 국회의원에게 전적으로 채용권한이 있기 때문에 의원실마다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해임 권한 역시 국회의원이 갖는다. 의원이 의원직 상실형을 받아 의원직을 박탈당하면 함께 일자리를 잃기도 한다. 보좌진들은 그래서 스스로 '비정규직 공무원'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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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일정따라 퇴근 없는 보좌진들 =보좌진들은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돕기 위해 법안발의를 위한 이슈 선정부터 본회의에 통과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보좌한다.

국정감사 기간이 시작되는 9월부터는 대다수 보좌진들이 퇴근도 반납한다. 보좌진들은 국회의원 질의를 위해 피감기관의 자료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정리한다.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의 빛나는 활약 뒤에는 보좌진들의 노력이 숨어있는 셈이다. 보좌진이 아무리 좋은 질의를 준비했어도 국회의원이 질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 날려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통상 4급 보좌관은 의원의 개인 일정부터 정책과 정무 모두를 두루 챙기고 이하 비서관과 비서들이 정책분야를 나눠서 맡는다.

그러나 의원실에 따라 지역만 챙기는 지역보좌관, 일정만 챙기는 일정비서를 두는 곳도 있다. 업무 분장없이 그때그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의원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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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차만별' 근무환경…의원따라 출근시간·분위기 달라 =보좌진의 근무환경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대체로 국회의원의 스타일이 근무환경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예컨대 모 의원실은 '긴 휴가'를 보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일 할 때는 밤낮이 따로 없지만 쉴 때 만큼은 휴가를 한달씩 다녀오라고 한다.

해당 의원이 보좌진 출신인 덕에 보좌진들의 고충을 아는 것 같다는 게 보좌진들의 평가다. 의원은 최근 수행비서에게도 한달 휴가를 내줬다.

대기업 임원 출신인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보좌관의 경우 통상 출근시간이 오전 7시다. 송 의원이 기업 근무 시절부터 일찍 출근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6시 반이면 이미 의원회관에 나와있기 때문이다.

송 의원이 그렇게 출근시간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의원과 호흡을 맞추다보면 자연스레 보좌진의 출근이 당겨질 수밖에 없다.

지역구인 경기 하남에서 매일 출퇴근하는 이현재 한국당 의원의 경우 수행비서는 매일 아침 5시반에 이 의원을 태우고 집을 나선다.

수행비서 없이 혼자 출퇴근 하는 의원들도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의 경우 민주당 의원시절 매일 수행비서 없이 혼자 천안에서 KTX를 타고 출퇴근 했다.

그러나 모 의원실 비서는 "우리 영감(보좌진들이 국회의원을 부르는 말)은 연말정산까지 비서가 챙기라고 한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지방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국회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금요일에는 대체로 지역구에 내려간다. 이 경우 보좌진들에게 금요일은 또 다른 휴무다.

정당에 따라 의원실 분위기가 다르기도 하다.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실을 모두 경험해 본 한 보좌관은 "민주당은 같이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을 해서 그런지 수평적 분위기가 강한 반면 한국당은 수직적 분위기가 강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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