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시프트 실패 이유, 류현진 체인지업 못 당겨친다

컵스전 7이닝 2실점 비자책 호투하고도 또 10승 실패

신화섭 기자 / 입력 : 2019.06.18 05:07 / 조회 : 6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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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컵스전 6회 류현진(가운데 99번)과 다저스 동료들이 마운드에 모여 있다. /AFPBBNews=뉴스1
10승은 투수에게 한 시즌 성공을 가늠하는 1단계 관문이다. 그래서 쉽지 않은지도 모른다. 잘 던지고도 예기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류현진(32·LA 다저스)도 그랬다. 17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7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지난 11일 LA 에인절스전 6이닝 1실점에 이어 10승 달성에 연거푸 실패했다.

이날 류현진은 평소보다도 잘 던졌다. 다저스도 결국 이기긴 했다. 하지만 벤치 작전과 수비에서 두 가지가 아쉬웠다.

먼저 6회말 공격이다. 다저스는 선두 코디 벨린저의 솔로 홈런으로 2-2 동점을 만든 뒤 크리스 테일러의 2루타와 맥시 먼스의 중전안타로 무사 2, 3루 역전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는 7번 러셀 마틴. 앞서 1회와 4회 연거푸 삼진으로 물러난 타자였다.

여기서 다저스는 대타 카드로 승부를 걸었어야 했다. 알렉스 버두고와 작 피더슨 등 대타 요원도 남아 있었다. 마틴을 잡아 원 아웃이 되면 컵스는 다음 타자를 고의 4구로 거르고 9번 류현진을 상대할 것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저스 벤치는 마틴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마틴이 또 삼진으로 물러나 1사 2, 3루가 된 후에야 카일 갈릭 타석에 버두고를 대타로 냈다. 컵스는 '당연히' 자동 고의 4구로 만루를 채운 뒤 류현진을 상대했다. 류현진은 삼진, 그리고 또 뒤늦게 대타로 나온 피더슨도 2루 땅볼로 물러나 끝내 역전에 실패했다.

박빙 승부에서는 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점수를 뽑아야 투수도 야수들도 안심을 하게 된다. 더욱이 다저스 마무리 켄리 젠슨은 누가 봐도 불안하지 않은가. 결국 8회말 마틴의 좌전 적시타로 3-2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그 상황도 아슬아슬하고 운이 따랐다. 컵스 좌익수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다저스 2루주자 테일러가 3루를 밟기도 전에 공을 잡았으나 어깨가 나빠 결승 득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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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컵스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앞서 6회초 다저스의 수비 시프트도 아쉬움이 남는다. 선두 하비에르 바에스의 땅볼 때 다저스 3루수 저스틴 터너의 송구 실책이 나온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브라이언트의 중전 안타로 이어진 1사 1, 3루 위기에서 컵스 4번 윌슨 콘트레라스 타석 때 다저스 2루수 먼시는 왼쪽으로 치우쳐 수비를 했다. 우타자 콘트레라스가 잡아 당겨 왼쪽으로 타구를 많이 날린다는 점을 감안한 시프트였다.

그러나 시프트는 투수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이미 알려졌듯 류현진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오른손 타자가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꺾어 쳐 왼쪽으로 타구를 보내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극단적인 시프트는 상대도 그에 대비한 타격을 하게 마련이다. 결국 콘트레라스는 3구째 시속 83마일(약 134km) 체인지업을 텅 비어 있는 1-2루간으로 가볍게 밀어쳐 동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렇듯 류현진은 잘 던지고도 예기치 못한 변수들로 인해 아쉽게 10승 달성을 또 한 번 미뤄야 했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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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KBO리그 쌍방울-OB(두산)-한화 감독을 거치면서 한국시리즈 2회 우승을 이뤄냈고, 대표팀 사령탑으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 2015년 제1회 프리미어12 우승 등 빛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WBC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류현진(LA 다저스)과는 한화 감독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2018년 결혼식의 주례를 맡는 등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는 2019시즌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통)'을 연재해 깊이 있고 수준 높은 MLB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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