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감독을 죽이고, 또 키우는 ‘슈퍼매치’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19.06.17 00:02 / 조회 : 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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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상암] 채태근 기자= 승패의 명암이 몇 배나 짙다. ‘슈퍼매치’는 감독에게 아픔을 주고, 성장하게 한다.

FC서울은 16일 오후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16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4-2 완승을 거뒀다. 이임생 수원 감독에게 절망을, 최용수 서울 감독에게 자신감을 안겨준 90분이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두 감독은 슈퍼매치가 주는 무게를 말했다. 올해가 K리그 데뷔 시즌인 이임생 감독은 패배가 주는 절망을 표현했다. 초년 감독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슈퍼매치 징크스를 극복한 최용수 감독은 성장을 말했다.

“오늘 졌다. 패장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는 이임생 감독의 서두는 일반적인 K리그 한 경기와는 전혀 다른 깊이의 뉘앙스로 와 닿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뼈아팠냐는 질문에 “감독으로서 이런 패배에 대한 모든 책임감을 갖고 싶다”며 온 몸으로 결과를 떠안았다. 사실 하프타임 데얀-타가트 투톱으로 승부수를 먼저 빼든 건 수원이었다.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초반까지 경기를 주도해지만 후반 16분 페시치에게 2-1 리드를 허용하는 실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어 4년이 넘게 슈퍼매치 무승이 주는 부담감에 대해 “너무 이기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전술적인 부분도 제가 잘 못 한 것 같다. 제가 부족해서 크게 패했다”며 이임생 감독은 ‘과욕’을 패인으로 꼬집었다.

이임생 감독이 퇴장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최용수 감독은 정확히 이임생 감독이 패인으로 지적한 그 순간을 “기다렸다”고 표현했다. “(페시치의) 2번째 골이 승리를 결정지은 전환점이었다. 후반 초반 수원의 공세에 기다리며 역습을 준비했다. 상대가 무게 중심을 앞으로 가져가는 바람에 우리에게 찬스가 나지 않았나 싶다”며 ‘한 끗’ 차이가 승부가 갈리는 디테일을 설명했다.

이날 승리를 거둔 서울은 역대 최초로 슈퍼매치 전적(33승 23무 32패)에서 앞서게 됐다. 최용수 감독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과거의 아픔이 자신을 키웠다고 되새겼다.

“슈퍼매치 때문에 감독대행 맡았을 때부터 초반기에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 시간들 덕분에 강해졌고, 실수와 경험이 저의 자산이란 걸 깨달았다. 이제 1승이 앞서지만 앞으로 슈퍼매치는 주도적으로 결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슈퍼매치 강세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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