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비 "저는 아티스트를 꿈꾸는 사람입니다"[★FULL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9.06.16 07:50 / 조회 : 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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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솔비 /사진=이동훈 기자


"저에게 미술은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에 다시 살 수 있도록 도와준 하늘의 선물입니다. 그래서 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받은 이 선물을 나누고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젠 제 개인의 치유만이 아닌 세상의 치유를 위해 미술을 하고 싶습니다."

지난 13일부터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최된 가수 솔비의 개인전 '권지안 개인전 'Real Reality' 내 건물에 솔비가 직접 적은 문구였다. 솔비는 이날 스타뉴스와 만나 새롭게 발표한 자신의 작품을 영상과 함께 직접 설명하며 그간의 공백을 깨고 대중 앞에 서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가수로 데뷔한 이후 이제는 미술 작가로서 더욱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솔비에게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앞으로의 행보, 그리고 포부에 대해 물어봤다.

솔비는 지난 12일 낮 12시 주요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디지털 싱글 'HYPERISM VIOLET'을 발매했다. 앨범 타이틀 곡 'Violet'(바이올렛)은 2017년부터 시작된 솔비의 'HYPERISM'(하이퍼리즘) 컬러 시리즈의 마지막 앨범. 앞서 여성의 상처를 표현한 'Red'(레드), 계급 사회를 꼬집은 'Blue'(블루)에 이어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며 생기는 '멍'을 빗대어 표현한 'Violet'을 통해 대중과 음악적 세계관을 소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인터뷰에서 솔비는 앨범과 함께 직접 완성한 미술작품에 대한 소개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오는 23일까지 공개될 이번 전시회에서는 솔비가 권지안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바이올렛'이라는 주제로 대중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오롯이 담겼다.

"2012년 이후 4번째 개인전을 열게 됐어요. 햇수로는 3년 만의 개인전이죠. 3년이 너무 짧게 느껴졌고 이번 주제도 더 제 자신을 꺼내야 하는 것들이 많았어요. 이번 작업을 통해 더욱 성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긴장도 많이 됐던 것 같고 뿌듯하기도 해요."

솔비는 "'하이퍼리즘'이라는 작업이 시간도 오래 걸렸고 할 것도 많았다. 음악은 물론 안무, 퍼포먼스, 영상, 그림 등 모두 마무리를 하느라 시간이 금방 갔던 것 같다"라고 말을 이었다.

"앞서 발표한 '레드' 작업도 1년 동안 했어요. 이 작품을 보고 기존에 알고 있던 솔비가 아닌 것 같다고 주위에서 말씀하셨는데 오히려 '레드'에 제 모습이 더 많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후반 작업에도 시간이 더 걸리면서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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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솔비 /사진=이동훈 기자


솔비는 신곡 '바이올렛'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았다.

"처음에 완성된 음악은 그 자체가 센 느낌이었는데 이후 파리에서 작업하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파리의 자연에 빠져서 힐링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곡에 새 소리도 담겼고 코러스도 무덤덤하게 담겼고요. 숲 속을 걷는 느낌으로 곡을 구성했고 이후 비트도 빨라지면서 퍼포먼스와 조화를 이루게끔 했어요. 사실 곡 자체가 갖고 있는 스토리가 대중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솔비가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레드'를 통해서는 제가 그동안 받은 상처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나도 숨어 있었던 만큼 누군가도 이것을 보고 힘을 받기를 간절히 바랐고 그러면서 저 역시 자신감도 얻게 됐어요. '블루'를 통해서는 알게 모르게 진행되고 있는 계급사회와 연예계 생활을 하며 겪은 일들 등을 담았고 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요. 이번 '바이올렛'을 통해 도대체 어떤 걸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제가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한 힘을 빼고 가장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 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많이 했고 결국 아담과 이브라는 메시지로 가게 됐어요. '바이올렛'을 작업하며 스스로 비워진 느낌도 받았어요. 제가 받았던 상처를 '바이올렛'을 통해 치유를 받았죠. 이 스토리가 대중에게 전달됐을 때 많은 이들이 치유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솔비는 "작업을 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걸 잘하는지 잘 몰랐는데 그림을 그리고 나서부터는 내가 진지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라며 "진지한 것에 대해 나 조차도 어색했고 진지하면 안 될 것 같고 재미있는 모습만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았는데 그림을 그리며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됐고 많이 달라지게 됐다"라고 덧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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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솔비 /사진=이동훈 기자


솔비에 대해 대중이 기억하는 이미지는 다양했다. 이른바 '뇌순녀'로 기억되는, 예능에서의 재미있는 이미지도 있었고, 솔비가 직접 느꼈던, 여러 선입견도 존재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솔비의 솔직한 생각도 궁금했다.

"재미있는 모습도 저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서 그걸 버리고 싶지 않아요. 그 이미지 또한 모든 이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고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하고 싶어요. 다만 엔터테인먼트는 즐거움을 드리는 게 주지만 예술은 처음에는 공감이 되지 않더라도 어느 순간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고 자극이 되는 부분을 공감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만의 세계와 감성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저만의 진정성이라고도 생각하고요."

솔비는 해외 활동에 대한 남다른 포부도 갖고 있었다. 솔비는 "전시회에 와서 내 전시를 본 팬들의 대부분의 반응이 '의외다', '이렇게 작업할 줄 몰랐다', '많이 성장한 것 같다' 등이었다"라며 "해외에서도 작업과 관련한 연락이 온다.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서 내 전시물을 알리고 싶다.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아티스트로서 행보를 걷고 있는 솔비에게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본인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물었다.

"아직 저는 아티스트를 꿈꾸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제가 아티스트로 규정 지어지는 것도 좀 조심스러워요. 다만 제가 (제 노력으로)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을 위해 더욱 열심히 작업을 할 거예요. 언젠가는 노력을 하다보면 그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저와 부합되지 않을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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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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