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박명훈 "봉X송 콤비, 배려심 남달라..리스펙"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9.06.15 15:00 / 조회 : 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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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명훈 / 사진=이동훈 기자


이 인터뷰는 영화 '기생충'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생충' 스포 방지를 위해 지하에만 숨어있던 배우 박명훈(44)이 드디어 밖으로 나왔다.

박명훈은 최근 서울 종로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관련 라운드 인터뷰를 가졌다. '기생충' 속 지하실 그 남자 박명훈은 개봉 3주차에 처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생충'은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명훈은 '기생충'에서 박사장의 지하실에 사는 근세 역할을 맡아 문광(이정은 분)과 부부 호흡을 펼쳤다. 박명훈은 봉준호 송강호 등 '기생충' 팀과 함께 지난달 칸 국제영화제에도 참석했지만, 레드카펫이나 공식일정 등은 일절 소화하지 않았다. 그의 '존재 자체가 스포'이기 때문에다. 개봉 전에는 그의 출연 자체가 비밀로 부쳐졌다.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지만 영화를 보신 관객분들이 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고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영화 촬영 전 SNS도 끊고, 아무에게도 이 영화 출연 사실을 말하지 않았어요. 가족들에게는 말없이 두 달간 집을 비울 수 없으니, 봉준호 감독님 영화에 출연한다고만 말했죠. 제가 두 달 동안 촬영했으나 아마 가족들은 '작은 역할을 아니구나' 하는 정도만 생각했을 거에요."

칸 영화제에 참석했던 박명훈은 다른 배우들이 영화제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홀로 칸을 떠나 니스에서 관광을 즐겼다. 스포를 피하기 위해 '숨어야 했던' 그는 서운하거나 답답하지 않았을까.

"제가 영화 출연에 대해서 말도 못하고, 꼭꼭 숨어있어야 해서 서운하지 않았느냐고 많이들 물으시는데 저는 정말 짜릿했어요. 이런 경험 꼭 해보여야 되는데, 정말 새로운 기분이었어요."

'기생충' 속 근세(박명훈 분)은 지하실에 숨어사는 남자로, 무서운 비주얼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박명훈은 서글서글한 인상이었다. 직접 말해주지 않으면 '기생충' 속 근세라고 알아보기 쉽지 않았다.

"영화를 위해 살을 8키로 뺐었고, 분장을 해서 머리카락 숱도 치고 해서 저를 못 알아 보시는 것 같아요. 또 제가 원래 하얀데 영화를 위해 태닝도 해서 지금 모습과 많이 달라요. 보시면 알겠지만(웃음) 제가 순둥순둥 하거든요. 그런데 영화에서는 그렇게 (무섭게) 표현됐어요. 저도 신기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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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명훈 / 사진=이동훈 기자


극중 근세는 자신이 기생하는 집의 주인인 박사장을 향해 "리스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박명훈 역시 이날 인터뷰 내내 봉준호 감독을 향한 '리스펙'을 전했따.

"원래부터 봉준호 감독님이 너무 훌륭한 감독님이고 인품도 좋으시다는 말을 들었어요 .무엇보다 제가 이번에 촬영하면서 느낀 것은, 봉 감독님의 배려심이었어요."

박명훈은 봉준호 감독의 남다른 배려를 느낀 일화를 전했다. 폐암 투병 중인 박명훈의 아버지를 위해 봉준호 감독이 특별히 아버지를 초대해 누구보다 먼저 영화를 보여드렸다고. 박명훈은 그때 아버님이 정말 좋아하셨다며 기억을 떠올렸다.

"저희 아버지가 정말 영화를 좋아하시고, 한 때 배우가 되고 싶어하셨거든요. 그래서 저를 보고 대리만족 하셨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폐암 투병 중이셔서 시력이 떨어지고 있어요. 봉준호 감독님이 그 것을 아시고, 기술 시사 하기 전 먼저 저희 아버지에게 영화를 보여주셨어요. 감독님이 저에게 연락이 와서, 저희 아버님께 먼저 보여주자고 하셨고 그래서 저희 아버지와 파주에서 함께 봤어요. 정말 감사했죠. 봉준호 감독님을 리스펙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다가 마흔 즈음 독립 영화 등에 출연하며 필모를 쌓아가든 박명훈. 그에게 상업 영화는 '기생충'이 처음이다. 그는 촬영장이 너무 행복해 놀랐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대선배 송강호의 인품에 대해 반했다며 이야기를 전했다.

"제가 첫 영화다 보니 매니저도 없고, 소속사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어요. 저희가 지방 촬영 당시 촬영장과 저희 숙소가 차로 한 20분 거리였거든요. 저는 차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죠. 그런데 송강호 선배님이 저를 항상 챙겨주셨요. 촬영장 갈 때 저를 같이 태워 가시고, 아침 먹자고 챙겨주시고, 같이 숙소에서 촬영장을 왔다갔다 했죠. 선배님의 연기는 물론이고, 그런 인품을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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