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종 장타력의 비밀, '웅웅' 소리 나는 '풀파워' 스윙 연습 [★현장]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6.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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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형종. /사진=한동훈 기자
LG 트윈스 이형종(30)은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풀파워로 방망이를 휘둘러본다. 단순하게 타이밍이나 밸런스를 맞춰보는 수준이 아니다. 배트가 바람을 가르며 나는 '웅웅' 소리가 더그아웃까지 들릴 정도다.

지도자들은 선수들이 힘을 잔뜩 넣는 자세를 싫어한다.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형종도 막상 타석에서는 그렇게 스윙하지 않는다. 일종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자신감을 불어넣는 준비 과정이다.


이형종은 2015시즌을 앞두고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하며 자신만의 무기로 장타력을 선택했다. 평범하게 잘 치는 수준으로는 1군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강한 스윙, 자신만의 스윙을 갖도록 노력했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유명했다. 이형종을 지켜본 구단 관계자는 "정말 살벌하게 휘두르더라"고 혀를 내두른 적도 있다.

덕분에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두 자릿 수 홈런은 넉넉하게 칠 수 있는 호타준족 외야수로 거듭났다. LG 타선에서 폭발적인 '한 방'이 기대되는 몇 안 되는 타자 중 하나다. 6일 잠실 KT전에도 이형종은 6-7로 뒤진 9회말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시즌 4호)을 폭발시켜 8-7 역전승에 징검다리를 놨다.

이형종은 6일 현재 42경기 타율 0.299, 출루율 0.388, 장타율 0.435, OPS 0.824를 기록 중이다. OPS는 김현수보다 높아 팀 내 1위,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는 김현수(1.66), 유강남(1.36)에 이어 3위(1.21)다.


하지만 이형종은 최근 파워풀한 스윙이 아니어도 강력한 타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기다렸던 공이 아닌데 담백한 스윙으로 멀리 날린 경험을 몇 차례 맛봤다. 6일 동점 홈런이 그랬다. 이형종은 "1점 차로 지고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출루가 목표였다. 특정한 공을 노리고 있지 않았다. 직구, 변화구 중간 타이밍으로 대비했다"고 돌아봤다. 그럼에도 홈런이 된 이유로는 "운이 좋았다"고 빙긋 웃었다.

행운이었다고 돌려 표현했지만 그간 쌓인 훈련의 결과물이다. 항상 임팩트가 큰 타격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넘치는 스윙 연습을 꾸준히 해온 덕분이다.

이형종은 "저번 만루홈런(5월 24일 롯데전 레일리 상대)도 그랬다. 완전히 노린 타이밍에 풀스윙으로 맞지 않았는데 넘어가더라. 무조건 세게 친다고 되는 게 아니란 걸 요즘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 이제 풀파워 연습을 자제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120%로 해 놓아야 평소에 80%가 나오더라도 넘어가지 않겠나. 그래서 120%로 맞춰 놓는 것"이라는 현답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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