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호, 나이스 배팅!" KT 더그아웃까지 찾아온 SK 옛 동료들 [★현장]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19.05.30 10:56 / 조회 : 4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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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조용호./사진=심혜진 기자

생애 첫 결승타를 친 KT 위즈 외야수 조용호(30)에게 여기저기서 축하의 말들이 전해졌다. 현 소속팀 KT의 동료들은 당연했고, 친정팀 SK의 선수들도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조용호는 지난 2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원정 경기에서 8회 대타로 출전해 싹쓸이 3루타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KT는 8-6으로 승리, 올 시즌 SK전서 6패 뒤 첫 승을 따냈다.

단국대를 졸업한 후 2014년 SK 육성선수로 입단한 조용호는 2017년 1군 무대에 데뷔해 첫 해 69경기 타율 0.272, 52안타, 10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6경기에서 타율 0.077(13타수 1안타)에 그치며 다시 입지를 잃었다.

염경엽 SK 감독은 조용호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지난 해 11월 무상 트레이드를 시행했고, 조용호는 KT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조용호는 1군에 올라와 치른 첫 SK전에서 싹쓸이 3루타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를 진행하고 있던 이강철 KT 감독은 조용호를 영입한 배경에 대해 "SK에서 1번을 쳤을 때 좋은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근성이 있고, 발까지 빠른 자원이라 팀에 필요한 존재다. 대주자 요원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의 근성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났다. 지난 11일 1군에 합류한 조용호는 이날 찾아온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팀이 5-6으로 한 점 뒤진 8회초 2사 만루에서 SK 서진용의 포크볼을 공략해 중견수 키를 넘기는 3타점 3루타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또한 개인 최다 타점 경기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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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초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와 결승타를 친 조용호./사진=KT 위즈
경기가 끝난 후 KT 더그아웃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조용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기 바빴다. 감독과 코치, 동료 선수들, 프런트까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가장 눈길을 모은 건 전 동료들이었다. SK 선수들 중 한동민과 최민재가 KT 더그아웃에 나타났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조용호에게 다가오더니 "나이스 배팅"이라는 말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고 지나갔다. 조용호는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조용호는 "'친정팀에 비수'라는 의미보다는 SK에 있으면 이런 기회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좋은 쪽으로 결정을 해준 SK에 고맙고 기회를 이어가게 해준 KT와 이강철 감독님께도 감사하다"고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야구 인생 최고의 날"이라며 감격해 하던 조용호는 이내 "와이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아들이 태어난지 90일 정도 됐다. 출산할 때도 같이 못 있었고, 독박 육아를 시켜 정말 많이 미안하다. 1군에서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이 와이프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1군에 오래 붙어 있겠다.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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