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같다"..봉준호 '기생충', 韓최초 황금종려상 의미 [종합]

칸(프랑스)=김미화 기자 / 입력 : 2019.05.26 15:00 / 조회 : 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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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이 호명 되자 봉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서로를 끌어안았다 / 사진AFPBBNews뉴스1


봉준호 감독이 평생 잊지 못할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한국 영화 100년 역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지난 25일(현지시각 기준) 오후 7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렸다. 지난 12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이날 폐막식에는 21편의 경쟁부문 초청작에 대한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의 향방이다. 경쟁부문 초청작 중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최고의 작품에게 황금종려상이 주어지는 가운데 '기생충'이 올해 최고의 작품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봉준호의 '기생충'을 황금종려상으로 호명하고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무대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은 "메르시"라고 불어로 인사한 뒤 "불어 연설을 준비 못했지만 항상 프랑스 영화를 보며 큰 영감을 얻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에게 영감을 준 앙리 조르주 클루조와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저에게 영화적 모험이었습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건 저와 함께해 준 수많은 아티스트가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이 자리에 함께해 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인 송강호 배우의 멘트를 이 자리에서 꼭 듣고 싶습니다"라고 송강호를 마이크 앞에 세웠다.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그리고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분들께 이 모든 영광을 바치겠습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끝으로 봉준호 감독은 "저는 12살의 나이로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도 어리숙한 영화광이었습니다. 이 트로피(황금종려상)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메르시"라며 소감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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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 사진제공=CJ ENM


그동안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가장 큰 상을 받은 것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다.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를 받으며 쾌거를 전했다. 배우 전도연은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고, 이창동 감독은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후로도 박찬욱 '아가씨'(2016), 봉준호 '옥자'(2017) 홍상수 '그 후'(2017), 이창동의 '버닝'(2018)이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수상을 노렸으나 '시' 이후 9년간 본상 수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이 칸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증명했다.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현장에는 봉감독과 4번째로 작품을 같이한 그의 '페르소나'이자 동반자인 배우 송강호가 함께 했다. 봉 감독과 송강호는 황금종려상이 호명되자 벌떡 일어나 서로를 얼싸 안았다. 봉준호 감독은 "저와 17년간 함께 한 송강호 선배와 함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어 더욱 기쁘고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올해는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으로, 1999년 처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이후 20년 만에 처음 황금종려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봉준호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 직후 한국 취재진이 모여있는 프레스룸을 찾아 황금종려상을 보여주며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봉준호 감독은 소감을 묻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이 순간이 판타지 영화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의 열띤 환호에 "이런 현상은 축구나 월드컵 쪽에서 나오는 건데 쑥스럽다. 너무 기쁘다. 이 기쁨의 순간을 지난 17년간 함께한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하고 있어서 더 기쁘다. 여기까지 와주신 기자님들도 취재라기보다 응원해주신 기분이다. 같이 상을 받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이 순간이 초현실적이다. 머리가 멍한 상태다. 약간 판타지영화 같은 느낌이다. 저는 평소에 사실적인 영화를 찍는데 지금은 판타지 영화같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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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BBNews뉴스1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심사위원장 포함 심사위원 9인 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봉준호 감독은 "(황금종려상이) 전원 만장일치였다고 이야기해서 더더욱 놀랍다. 장르영화 만드는 사람이자 팬으로서 저도 굉장히 기쁘다"라고 밝혔다.

한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오는 27일 귀국, 이후 '기생충' 국내언론배급시사회 및 인터뷰 등 국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기생충'은 5월 30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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