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다른 드라마에 있으나 '봄밤'에는 없는 것?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9.05.24 16:41 / 조회 :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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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봄이라는 단어는 참 묘하다.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고,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봄이 주는 특별함은 '설렘'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이 드라마의 제목이 '봄밤'인 이유 말이다. 초여름을 코앞에 둔 시점에 굳이 '봄밤'이라고? 잠깐의 의문은 첫 회를 보는 순간 '아하!'하고 바로 납득 된다.

MBC '봄밤'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안판석 피디와 정해인이 다시 한 번 뭉친 드라마이다. 정해인은 이번엔 한지민과 만났다. 어떤가? 한지민, 정해인, 두 사람의 이름만으로도 달달해지지 않는가. 거기에 드라마 제목까지 '봄밤'이라니! 봄날 밤 흐드러지게 핀 벚꽃 아래에 있는 두 남녀에게서 뭔가 간질간질하면서도 달달한 사랑의 기운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것 같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다. 처음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설렘'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오직 이러한 이미지와 분위기만으로 로맨틱함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봄밤'의 설렘은 다른 드라마엔 당연히 있지만 '없기 때문에' 폭발하고 있다.

첫째, 드라마 속 왕자와 공주가 없다. 대개의 드라마들에 밥 먹듯이(?) 등장하는 인물들이 없다는 것이다. 재벌2세 혹은 재벌3세, 톱스타, 문화계, 예술계, 방송계 등의 유명인, 스포츠 스타, 정치인, 최고 학벌을 자랑하는 검사, 변호사, 의사 등과 평범한 상대와의 사랑 이야기는 한국드라마의 전형적인 스토리 아닌가. 일명 신데렐라 스토리로 불리는 이러한 구조는 드라마가 주는 판타지함과 꼭 맞아떨어져서 오랫동안 반복되었다. 살면서 재벌이나 재벌2세를 만날 확률이 몇 프로나 되는가? 실제로 재벌 기업에 다니는 직원들조차 오너 일가를 만나는 게 쉽지 않은데, 드라마에선 이들과 참, 자유자재로 엮인다.

그런데 '봄밤'은 어떤가? 약사 정해인과 도서관 사서 한지민. 지극히 평범한 두 사람이 만났다. 지금이라도 당장 슬리퍼 신고 집 앞 마트에만 가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란 얘기다. 그러다보니 두 사람에게 오히려 더 감정이입이 되고 설렌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 살면서 한 두 번씩은 만나고 사랑해봤을 것 같은 사람들이 ‘봄밤’의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끌리고, 눈빛교환을 하고, 밀당하는 문자를 주고 받으며 썸을 타는 것이 그저 드라마 속 판타지로만 여겨지는 게 아니라 실화처럼 느껴진다.

두 번째, 극적인 사건이 없다. 출생의 비밀, 원수를 향한 복수, 얽히고설킨 혈연관계나 겹사돈 등의 복잡한 가족관계, 고부갈등, 범죄 등의 자극적인 소재들로 MSG를 첨가한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이다. 높은 시청률을 내기 위해 사건을 벌이고 해결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기지 않고, 리얼한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은 사건의 연속이다. 이쪽에서 속썩이면 저쪽에서 해결하고, 사건이 터지면 수습하고, 수습하면 약올리듯 또 다른 사건이 터지면서 말이다. 시청자들은 이 사건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려고 집중하게 마련이다. 드라마라는 장르에선 당연히 일어나야 할 상황들이 '봄밤'에선 거의 벌어지지 않는다. 물론 정해인이 싱글 대디 역을 맡아 앞으로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되겠지만, 사실 이 정도 상황은 현실 속에서도 흔한 일 아닌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막장드라마, MSG가 첨가 된 자극적인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희한한 건 이런 이유들 때문에 '봄밤'은 오히려 더 설렌다.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정해인과 한지민에게 감정이입이 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로맨스 멜로물을 볼 땐 잠깐 동안 '아 좋다, 멋지다, 달달하다' 싶다가도 순간 번쩍, 하고 정신을 차려보면 드라마는 현실과 너무나 달라서 괴리감이 생긴다.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오해하지 말자, 라는 생각이 바로 머릿속을 지배한다. 하지만 '봄밤' 속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더 설렌다. 이 순간에도 마치 여기저기에 또 다른 정해인, 한지민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 '봄밤' 지극히 사실적이어서 더 설레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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