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부상→편견' 다 떨쳐냈기에 더 감동 주는 류현진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5.24 20:56 / 조회 :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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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에선 항상 조연으로 평가받던 류현진(32)이 빅리그 진출 6년 만에 주연으로 우뚝 섰다.


류현진은 24일(한국시간) 현재 올 시즌 9경기에 선발 등판해 59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 1패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통틀어 평균자책점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현지 언론들도 류현진을 명실상부한 다저스의 에이스로 평가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류현진의 위상은 올해 리그 최정상급으로 완전히 격상됐다. 과거 류현진을 향한 미국의 시선은 준수한 3선발, 가성비가 뛰어난 투수, 활약에 비해 과소평가된 선수 정도에 그쳤다. 동료들이 워낙 쟁쟁했던 탓이기도 했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명백한 실력으로 그간의 그림자를 걷어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입성 첫 해인 2013년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2014년에도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로 웬만한 2선발급 기여도를 뽐냈다. 하지만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의 빛에 가렸다.

2015시즌부터는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그 해 5월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토미존 서저리보다 어려운 수술이라 재기 자체도 불투명하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2016년 7월 복귀전을 치렀으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4⅔이닝 6실점 부진했다. 이후 팔꿈치 통증을 느껴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9월에 결국 팔꿈치 관절경 수술까지 받았다.


그리고 돌아온 2017년, 다저스에서 류현진은 더 이상 확고한 선발투수가 아니었다. 구속은 90마일을 밑돌았다. 다저스는 마에다 켄타와 리치 힐, 알렉스 우드 등으로 류현진의 공백을 지워갔다. 5월에는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중간투수로 나갔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가 후반기 다르빗슈 유까지 영입하면서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도 제외되는 쓴잔을 맛봤다.

반전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2018년 1월 결혼도 큰 힘이 됐다. 사타구니를 다쳐 두 달간 결장하긴 했지만 15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의 전성기급 구위를 뽐냈다. 구속도 90마일대 중반으로 회복했다.

가능성을 확인한 상태에서 다저스와 계약이 만료됐다. 그럼에도 현지에서는 류현진에 대한 물음표와 편견을 지우지 못했다. 3년간의 부상 이력이 걸림돌이었다. 건강하다면 좋은 투수이지만 풀타임은 불가능할 것이라 낙인 찍었다. 류현진은 결국 FA를 포기하고 퀄리파잉오퍼를 받아들였다.

류현진은 최근 3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는 등 메이저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완봉승,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내셔널리그 이 주의 선수에 뽑혔다. 이제는 월간 최우수선수 0순위다.

미디어의 시선도 180도 달라졌다. ESPN 사이영상 예측 포인트 1위에 올랐다. 다저스 전문매체 다저스웨이는 류현진과 당장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아메리카는 커쇼와 워커 뷸러가 함께 포진한 선발진에서 류현진이 가장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원조 에이스 커쇼 또한 "류현진의 기세가 매우 뜨겁다. 우리 선발진에 매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감탄했다.

쉽지 않았다. 부상 등 시련, 그리고 주변의 편견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떨쳐내고 다시 일어섰다. 올 시즌 류현진의 약진이 더욱 큰 감동을 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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