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두산 상대로 스윕을!' KT, 중위권 판도 '쥐락펴락' [★현장]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19.05.24 05:17 / 조회 :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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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섭의 끝내기 안타 후 기뻐하는 KT 선수단.
"우리도 할 수 있다", "해볼 만 하다"

2019년 5월 23일. KT 위즈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날이 됐다. 그동안 약체로만 평가받았던 KT가 '거대한 산'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싹쓸이 승리를 거둔 날이다.

KT는 지난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서 3-2 승리를 거뒀다. 연장 10회말 1사 만루서 송민섭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 2연전 동안 발휘됐던 뒷심이 또 한번 나왔다. KT는 0-1로 끌려가던 9회초 실책과 사사구 2개를 내주며 허용한 1사 만루 위기에서 이유찬에게 적시타를 맞아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격언이 있다. 그 격언대로였다. KT는 9회말 2사에서 터진 황재균의 동점 적시타로 연장 승부로 끌고 갔고 10회말 1사 만루에서 송민섭이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기어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두산과 KT는 극명하게 희비가 갈렸다. 두산으로서는 '충격' 또는 '황망함'일 것이고, KT로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더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한 판이었다.

KT의 두산전 역사를 살펴보면 왜 의미가 있는 경기였는지 알 수 있다. KT는 1군 진입 첫 해인 2015시즌에 두산을 상대로 4승 12패, 2016시즌에는 더 좋지 않았다. 3승 13패로 가장 좋지 않았다. 2017시즌에는 5승 11패, 2018시즌에는 2승 더 보태 7승 9패로 그나마 가장 나은 성적을 기록했다. KT는 지난해까지 두산 상대 19승45패(승률 0.297)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 시즌도 시작은 좋지 않았다. 첫 만남서부터 스윕패를 당했다. 지난 4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 동안 잠실에서 맞대결을 펼쳤는데, 0-9, 1-5, 4-5로 연패를 당했다.

그랬던 KT가 몰라보게 달라졌고, '감히' 두산을 상대로 스윕승을 바라보기에 이르렀다. 마운드의 호투, 타선의 응집력. 무엇보다 뒷심이 강해졌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는 분위기가 생겼다. 21일에는 8회 상대 실책을 틈타 대거 5득점을 뽑아 이겼고, 22일에는 무패 투수 린드블럼까지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날 끝까지 물고 늘어진 끝에 승리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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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안타 후 환호하는 송민섭(가운데).

사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두산전 스윕'에 대해서 언급하기를 꺼렸다. 정확히 말하면 '설레발'을 경계했다. 그에게는 친정팀이었던 두산을 상대하는 상황이라 더욱 말을 아꼈다. 그리고 경기 후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팀이 시즌 초 부진을 겪었지만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극복해줬고, 현재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 팬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승리의 기쁨을 드러냈다.

KT와 역사를 함께 해 온 박경수 역시 기쁘기는 마찬가지. 매 시즌 팀이 하위권에서 허덕였던 모습을 같이 하면서 마음고생을 해왔던 그였기에 기쁨은 두 배였다. 박경수는 "최근 어려운 경기하면서 포기하지 않았던 모습들이 지금에 와 좋은 결과물로 나온 것 같다. 백업들도 성장하면서 뎁스가 강화됐고, 이와 함께 고참들의 부담감이 줄어든 것도 한 몫을 한 것 같다"고 웃은 뒤 "두산이 강팀이지만 우리는 우리 야구를 하려고 노력했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가짐이 스윕승으로 연결된 것 같다. '우리도 이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끝내기 안타를 친 송민섭 역시 팀 창단과 함께 한 멤버다. 끝내기 안타의 기쁨도 채 가시기 전에 만난 송민섭은 그저 벅찼다고 이야기했다. 송민섭은 "최근 우리 팀의 분위기를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즐겁고 재밌다. 그만큼 감독님 이하 코칭스태프께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신다.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니 다 잘 되는 것 같다. '해볼 만 하다'는 분위기다. 정말 분위기 무시 못한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면서 "강팀 두산을 상대로 스윕에 마침표를 찍는데 있어 내가 보탬이 되어 기쁘다. 아마 감독님이 가장 기뻐하시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KT는 최근 14경기서 11승 3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5월 7일 수원 롯데전부터 4연속 위닝시리즈 중이다.

SK와 두산이 2강, NC, 키움까지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KT는 중위권 입성을 바라보고 있다. 7위까지 올라섰다. 5위 LG와는 5경기 차이가 나지만 6위 한화와는 1경기 차까지 좁혔다. 이제 사정거리에 들었다. 본격적으로 승리 DNA가 심어진 KT가 중위권 판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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