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연기? 애인 같아요..살아가는 원동력" [★FULL인터뷰]

최현주 기자 / 입력 : 2019.05.24 07:49 / 조회 :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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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35엔터테인먼트


배우 남궁민(41)은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서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이는 의사 나이제를 연기했다.


'김과장' 때는 과장된 느낌, '훈남정음'이 경직된 느낌의 연기를 했다면 '닥터 프리즈너'에서는 실제처럼 호흡을 조절했다. 대사를 크게 또는 작게, 던지거나 눌러서 말하는 등 호흡을 연구했다. 그는 차갑지만 정적인 느낌의 나이제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지난해 7월 대본을 처음 받은 후 휴대폰에 저장해 둔 '연기 노트' 메모만 100개가 넘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닥터프리즈너'로 또 한번 인생작,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인생캐릭터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남궁민을 지난 20일 스타뉴스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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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35엔터테인먼트


-'닥터 프리즈너'가 끝났다. 작품을 끝낸 소감은 어떤가?


▶다른 드라마가 끝났을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드라마 끝나면 느끼는 허탈함이 있다. 드라마를 할 때는 피곤하고 힘들어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끝나고 남궁민이 되면 조금 허탈하고 허무하다. 그래도 드라마를 무사히 잘 마쳐서 좋다. 한 작품을 마무리했다는 점이 뿌듯하다.

-대본이 생각 발음 톤 등을 적어 놓는 문구로 빼곡한 것을 본 적 있다.

▶신인 때부터 캠코더로 촬영 모습을 따로 찍어 현장에서 연기를 모니터링했다. 작품을 할 때는 목소리 톤, 발성법 등 캐릭터 연구를 하고 쉴 때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모니터한 결과를 담아 연기노트를 작성해왔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더 발전하고 싶어서 그렇게 해왔다. 지금도 하고 있다.

-'닥터프리즈너'는 첫 방송을 8.4%로 출발 최종회에서는 15.8%를 기록했다. 기분은 어떤가?

▶시청률에는 늘 자신감이 있다. 내가 출연해서 무조건 잘된다는 것이 아니라 나는 드라마에 모든 것을 쏟을 것이니 어느 상황에 있어도 잘 될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훈남정음'이 시청률이 잘 안나와서 이번 작품은 시청률에 신경을 많이 썼다. 재밌는 대본을 고민했다. '닥터 프리즈너' 4회까지의 대본을 봤는데, 짜임새 있고 속도감도 좋아서 출연을 결정했다. 시청자들도 한번 보면 끈을 놓지 않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연기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최원영 형은 엑스트라 시절에 만난 적이 있어서 연기가 어렵지 않았다. 김정난 누나는 드라마를 같이 해서 원래 알고 있던 사이였다. 김병철 형은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났다. 선민식과 나이제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닥터 프리즈너’의 색을 잡아갈 때 둘이 제일 많이 나와서 서로 톤을 맞추며 잡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본 리딩, 리허설을 하면서 필요한 건 상의했다. 병철 형과 엎치락뒤치락하는 호흡이 잘 맞았다. 의도했던 부분이 방송에도 잘 드러나서 만족스럽고 좋았다.

-드라마가 중후반부로 갈수록 나이제가 문제를 해결하고, 김병철은 항상 당하는 상황이 답습됐다.

▶8회까지는 극본이 짜임새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처음 기획한 방향에서 살짝 어긋났다. 처음에는 나이제의 감정에 의한 행동이 주를 이뤘는데, 나중에는 마치 상황을 풀어가는 게 주가 됐다. 흥미를 끌기 위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나이제가 힘을 잃었다. 하지만 다른 배우들이 이런 상황을 설득력 있게끔 연기력으로 커버해줘서 감사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

▶1화 엔딩이다. 부상당한 망나니 재벌2세 이재환(박은석)의 목에 주사기를 꽂으며 "나 누군지 기억해?"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또 형 집행정지를 원하는 재벌가 사모님(김정난)에게 판코니 빈혈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는 첫 등장은 나이제 캐릭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라 생각해서 대본을 받고 3개월 가까이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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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35엔터테인먼트


-나이제처럼 선악을 넘나드는 '다크히어로'가 각광 받고 있다.

▶착하기만 한 주인공은 사람들이 답답해 하는 시대가 됐다. 현실에선 힘없는 사람이 부조리한 일을 당해도 참아야 하지만, 드라마에선 주인공이 속 시원히 응징하니까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

-데뷔 초 선한 이미지와 달리 악역으로 활약하고 있는데 계기가 있나.

▶일부러 틀을 깨려던 건 아니고,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어두운 내면이 부각되면서 '리멤버-아들의 전쟁'에도 출연하게 됐다. 사람 안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지 않나. 이미지 순화를 위해 다음엔 착한 캐릭터를 해야겠다는 계산은 전혀 없다. 이제는 코믹한 캐릭터부터 사이코패스 살인마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이미 해봤기 때문에 대본만 재밌다면 어떤 캐릭터든 하고 싶다.

-영화에 출연할 생각은 없는지.

▶그는 뭐든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주인공만 하다가 첫 번째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욕심에 들어오는 역할을 거절했더니 2년의 공백이 생기더라. 그때 이후로 묵묵히 하면 언젠가 기회가 오는데, 욕심만 앞서면 일을 그르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청자들이 나이제에 대해 '인생 캐릭터'라고 호평을 한다.

▶연기가 좋았다는 평가에 위안을 받을 뿐, 스스로 만족하지는 않는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스스로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게 되는 것 같다. 부족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하게 된다. 아직은 조금 더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연구해야할 것도 많아서 아직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는 연기하는 게 너무 좋다. 연기가 애인 같다. 이 사람이 나를 힘들게도 괴롭게도 하지만 연기 때문에 너무 행복하고 즐겁고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단역으로 시작해서 자리를 잡았는데 힘든 적은 없었나.

▶신인시절에는 무서운 감독님이 많았다.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 등 사람들 다 있는데 연기 지적을 받으며 욕을 듣고 살았다. 그때는 차에서 대기할 때도 늘 긴장하고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느라 의자에 제대로 기대지도 못했다. 그런데 그때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2년 정도 쉴 때가 제일 힘들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푸는지.

▶집에서 영화 보는 것 외에 취미가 없다. 예전에는 연예인 친구 한 명 없을 정도로 인간관계가 닫혀 있었지만 이제는 동료들에게 술 한잔 하자고 먼저 연락할 정도가 됐다. 선후배 연기자들과 연기에 관한 내용을 나누고 술 한잔 하는 게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다. 이번 드라마 끝난 다음 날엔 유준상 형 집에 놀러 가 연기 얘기를 나눴어요. 형이 뮤지컬을 하는 분이다 보니 발성에 대해 저 못지 않게 신경을 쓰다 보니 이야기가 많이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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