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김철규 감독 "26년차 베테랑? 아직 배우는 단계"[★FULL인터뷰]

상암=최현주 기자 / 입력 : 2019.05.20 08:54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tvN 제공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했다. tvN 토일드라마 '자백'(극본 임희철, 연출 김철규·윤현기,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에이스팩토리)은 '시그널', '비밀의 숲'으로 이어지는 tvN표 웰메이드 장르물로 뜨거운 호평 속에 종영했다. '자백'의 탄생 중심에는 김철규 PD가 있다.

김철규 감독은 지난해 '마더'를 통해 제 1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의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KBS 2TV '황진이'(2006), SBS '대물'(2010), KBS 2TV '공항 가는 길'(2016), tvN '시카고 타자기'(2017)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출력을 입증했다. 1994 KBS 20기 공채 PD로 입사한 그는 26년차 PD다. 지난 17일 스타뉴스가 김철규 감독을 만났다.


image
/사진=tvN 제공


-'자백'이 종영했다.

▶아쉬움과 고마움이 공존하는 것 같다. 같이 작업했던 배우들 스태프들 고생도 많이 했고 잘해줘서 고맙고 항상 끝나고 나면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시간이 주어졌으면 조금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미리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하는데도 쉽지만은 않았다. 항상 성과가 있으면 아쉬움도 있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 받은 '마더' 이후의 작품인데 부담감은 없었나.

▶어떤 작품이든 내놓기 전에 조심스럽다. 시청자들이 재밌어할까, 받아들일까 등 걱정을 한다.

-연출을 맡은 계기는 무엇인가.

▶'자백'은 '마더'와 완전히 다른 색깔의 드라마다. 매번 작품을 정할 때마다 전작과 다른 컬러, 다른 장르의 작품을 선택하려고 한다. 그 부분이 선택에 있어 중요한데 그런 차원에서 장르물의 색채가 강한 '자백'에 마음이 끌렸다. 작가님이 준 대본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수많은 인물들이 엄청나게 많은 사건을 벌이고 충돌하면서 대단히 복잡한 이야기를 벌여 놓는다. 그 인물과 사건들이 결국엔 하나로 연결되고, 거대한 이야기의 부분 부분이었다는 기본 설계가 잘 짜여진 느낌이 들어 같이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백'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자백'을 보면 한국 근현대사에서 연상되는 사건이나 인물들이 많이 떠오를 것이다.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부분들이 있는데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진실은 승리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연출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각 회의 엔딩을 많이 신경을 썼다. 그런 노력들이 성과를 보여서 시청자들이 엔딩에 관심을 가져준 것 같다. 잠깐 한눈팔면 이야기를 못 따라오겠다는 걱정을 많이 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스토리를 지나치지 않은 선에서 이야기를 어떻게 쉽게 설명해줄까, 그게 큰 과제였다.

-'자백'은 장르물의 색채가 강했다.

▶장르물은 교통사고 장면 등 동적인 장면이 많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돈도 많이 든다. 대신 그런 부분이 잘 나올 때에는 연출하는 재미가 있다. 1분 30초짜리 신을 위해 저녁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9시간을 촬영하기도 했다. 잘 나왔을 때 쾌감도 컸다.

-'자백' 결과물은 만족하는지.

▶자신이 만든 작품에 대해서 만족하는 사람은 아마 잘 없을 것 같다. 항상 돌아보면 아쉬운 마음이 있다.

image
/사진=tvN 제공


- '자백'이 종영 후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았다.

▶우선 작가님의 설계가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그 위에 제작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더해졌다.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보태지면서 큰 설계에 살이 붙고 디테일이 더해지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는다면?

▶3회다. 초반부터 법정신으로 시작해서 많은 사건이 이어지고 사건들이 꽉 차있다. 엔딩도 강렬하다. 3회의 에피소드들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고 촬영을 하면서도 재밌게 촬영을 했다.

-이준호가 '자백'으로 장르극 첫 주연을 맡았다.

▶이준호 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주연으로서 드라마를 끌고 갈 수 있는 능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 같다. 배우로서 발음이 굉장히 좋고 성량도 뛰어나고 암기력도 좋다. 또 태도, 품성이 좋은 예의 바른 청년이다.

-또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유재명 씨는 기존의 선한 이미지와 다른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는 터프한 형사의 느낌을 잘 표현했다. 본인도 맡은 배역을 좋아했다. 신현빈 씨는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에 활동적이고 밝은 느낌의 배역을 잘 소화해줬다. 남기애 씨야 워낙 잘하시는 분인데 극 배역 자체가 매력적이었다. 그 또래 여배우가 만나기 힘든 캐릭터다. 신비감에 쌓여 있는 배역을 잘 소화해줬다. 또 메인 배우 뿐 아니라 악역라인에 있던 문성근 선배부터 송영창 선배, 최대훈, 류경수까지 모두가 자기 위치에서 자기 색깔을 잘 내준 것 같다. 자기 일을 즐거워하면서 연기를 해줬다.

-'자백'은 4.6%(닐슨코리아 유료가구)의 시청률로 시작해 마지막 회는 6.3%까지 올랐다. 시청률에는 만족하나.

▶시청률은 잘 나올수록 좋은건데 이야기가 쉽지는 않아서 시청률 면에서는 애초에 불리한 드라마였던 것 같다. 시청률이 더 잘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아있다.

image
/사진=tvN 제공


-'황진이', '대물', '공항 가는 길', '마더' 등 그동안 여성 중심 드라마를 주로 연출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큰 상처를 가지거나 결여되거나 갈구하는 여성 인물에 본능적으로 끌린다. 그런 인물의 이야기가 정서적으로 와 닿기 때문에 연출자로서 이야기를 다루기가 편하다.

-벌써 햇수로 26년차 PD가 됐다. 어떤 생각이 드나.

▶저보다 선배이신 분들도 왕성하게 활동중이시다. 아직 배우는 자세로 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드라마의 환경이 처음 일할 때와 많이 바꼈다. 드라마 시장이 커지고 무대가 넓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드라마 내적으로 이야기의 폭들이 다양해졌고 재밌어지고 다이나믹해졌다.

-평소에 작업을 하지 않을 때에는 무엇을 하면서 보내는지.

▶책을 많이 읽는다. 영화, 드라마를 많이 본다. 음악도 많이 듣고. 여행도 많이 다닌다. 영상을 보면서 분석을 하고 생각도 하면서 보기 때문에 쉬는 건지 일을 하는 건지 헷갈리기도 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배우들을 봐야해서 평소에 많이 보면서 새로운 배우들을 발굴해낸다. 새로운 배우를 발굴해내는 것도 하나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재미이자 의무다.

-눈에 띄는 배우가 있나.

▶류경수 씨가 눈에 띄었다. 앞날이 궁금하고 기대되는 배우다. 그 또래 배우가 그만한 에너지와 힘, 딕션을 갖춘 친구를 본 적이 없다. 마스크도 다양한 느낌을 낸다.

-차기작 계획은 있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시청률 많이 나오는 드라마를 하고 싶다.(웃음) 무겁고 진지한 드라마를 많이 해서 가볍고 유쾌한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주제의식이 담겨있고 휴머니즘,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긴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눈이부시게', '열혈사제'가 그런 드라마의 한 예가 아닐까 싶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